시어의 반복·판소리 가락 시어 주목
소월·영랑·미당·박목월·박재삼 詩脈
평생의 화두 '남도정신' 시세계 투영

고흥 출신인 고(故) 송수권(1940∼2016) 시인은 지난 75년 '문학사상'에 '산문에 기대어' 등이 당선, 등단한 이래로 전통서정을 현대적으로 계승·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그가 폭넓고 다양한 시적 특징을 가진 시인이기에 후학과 연구자들은 송 시인이 일군 문학세계를 일정한 체계를 통해 엮어내는 작업이 결코 수월하지 않았다.
이렇듯 전통서정시의 마지막 주자라 불리는 시인의 사상과 시문학 세계를 다룬 평론집이 나왔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인 김수형씨가 최근 '남도정신과 송수권의 시 세계'(역락刊)를 펴냈다.
그는 이번 저술에서 송 시인의 초·중기에 해당하는 시집 뿐만 아니라 그동안 시 세계 연구에서 공백기에 해당하는 후기 시의 특징과 시사적 의의를 조명하고, 송수권 시문학의 전모에 대한 총체적 분석을 시도했다.
특히 지금껏 거의 고찰되지 않았던 음식시와 장편 서사시를 분석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는 이를 기반으로 송수권의 시 세계를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고 그 가치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그의 문학세계가 좀 더 폭넓게 조망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다. 작고하기 전까지 꾸준하게 창작활동을 펼친 송수권의 시 세계에 대한 시사적 의의를 규명하고, 객관적 가치를 조망하는 것은 한국 현대시의 위상을 정립하는 작업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송수권의 시는 오늘날 현대시에서 잘 쓰이지 않는 운율과 가락이 두드러진 것이 주된 특징이다.
시어의 반복, 판소리 가락을 통한 주술적 리듬과 샤먼적인 시어가 혼용된 시편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그가 견지한 전통 서정은 과거의 퇴영적인 정서가 아니라 근대적 문명의 폐해를 초극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론이자 시적 의장(意匠)으로 선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국현대시사에서 송수권이 '남도'라는 공간에 문학적 뿌리를 내리고 우리 국토는 물론 민족과 역사의식으로까지 시 세계를 확대했다는 의미에서 소월-영랑-서정주-박목월-박재삼으로 이어지는 전통서정시의 맥을 잇는 시인으로 평가돼 왔다.
저자는 그러나 지금까지 송수권 시에 대한 논의는 그 범위와 대상이 시 세계 전반을 아우르지 못하며 소재와 주제를 바탕으로 담론이 되풀이되는 등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중 송수권이 우리 민족의주체적인 역사인식을 보여주고자 의욕적으로 집필한 제12시집 '달궁아이랑'(2010)에서부터 제18시집 '흑룡만리'(2015)와 같이 후기시의 특성을 망라, 그의 시세계를 전반적으로 다뤘고 이를 바탕으로 송수권 시문학이 지니는 서사적 의의를 조명했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시인의 문학적 생애와 이 책의 이론적 전거에 관한 글을, 2부는 그의 문학적 지향성과 시세계의 구현양상에 따른 주제의식 유형과 이미지를, 3부에서는 송수권의 전통서정시기 지닌 서사적 의와 가치를 각각 살폈다.
무엇보다 이 평론집은 한 위대한 시인의 사상적 전거와 시집 전체를 아우르면서 시에 내재된 함의와 시사적 의의까지 규명, 그의 시세계 전반을 새롭게 조망한 첫 시도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김수형 시인은 "치열한 현실 인식과 역사의식, 반 근대와 문명에 대한 비판적 사유를 아우르는 송수권 시 세계 전반을 분석해 보고, 그가 평생의 화두로 삼은 남도정신이 시세계에 어떻게 삼투되었는지를 고찰했다"며 "송수권의 시가 전통정신의 추구와 역사 현실이라는 맥락에서 형성되어 왔음을 감안할 때 이러한 시대적 자장 속에서 그의 문학적 지향성이 지니는 의의를 살펴보는 것은 한국 현대시의 위상 정립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수형 시인은 중앙대에서 문예창작학 박사학위를 받고 목포대에서 국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19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과 목포문학상에 당선됐다.
시집으로 아르코문학나눔 선정도서인 '사랑한 것들은 왜 모두 어제가 되어버릴까'와 평론집으로 '존재의 푸른빛'이 있다. 2021년 아르코창작기금 시 부문과 2022년 아르코 비평연구기금을 수혜했고 목포대 호남문화콘텐츠연구소 공동연구원과 한국학호남진흥원 연구원으로 문학교재 발간과 강의를 해오고 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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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아픔 넘어 '생명과 평화의 서사'로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지난해 진행한 2025 오월문학제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
5·18민주화운동 46주기를 맞아 오월 정신을 문학적 서사로 승화시키고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전 세계와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 김미승)와 한국작가회의는 오는 5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전일빌딩245 다목적 강당과 국립 5·18민주묘지 일원에서 ‘2026 오월문학제’를 개최한다. 올해 문학제는 ‘오월, 생명과 평화의 서사로!’라는 슬로건 아래 다채로운 학술·예술 프로그램으로 채워질 예정이다.이번 행사는 ▲오월문학 심포지엄 ▲5·18문학상 시상식 ▲오월문학제 본 행사 ▲5·18 민주묘역 참배 및 추모식 ▲걸개시화전 등으로 구성됐다.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지난해 진행한 2025 오월문학제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첫날인 23일 오후 2시부터는 전일빌딩245에서 ‘오월문학 심포지엄’이 진행된다. 김영삼 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전남대 유희석 교수와 조선대 임경규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오월 문학이 지닌 생명력과 평화의 메시지를 심도 있게 짚어본다. 토론에는 김주선 평론가, 심미소 시인, 안점옥 동화작가, 김현주 소설가가 참여해 오월 서사가 현대 문학에서 갖는 위상과 미래적 가치에 대해 논의를 펼친다.이어 오후 4시부터는 ‘5·18문학상 시상식’이 거행된다. 시·소설·동화 부문 신인상 당선자들에 대한 시상과 함께 본상 수상자의 소감 발표가 이어진다.이날 오후 5시부터는 박일우 소설가의 사회로 문학제의 메인 행사인 ‘오월문학제’가 진행된다. 김미승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의 인사말과 채희윤 고문의 환영사, 강형철 한국작가회의 이사장과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의 축사가 이어지며 전국 각지의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대의 의미를 다진다.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지난해 진행한 2025 오월문학제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특히 이번 오월문학제 행사에서는 이상일 인천작가회의 지회장과 정덕재 대전작가회의 지회장이 연대사를 하고, 경기, 부산, 전북, 충남, 제주 등 전국 지부 작가들이 참여하는 시산문낭독이 함께 펼쳐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또한 광주전남작가회의와 경남작가회의가 축하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행사는 참가자 전원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마무리된다.이튿날인 24일 오전에는 5·18 민주묘역 참배와 추모식이 엄수된다. 참가자들은 국립 5·18민주묘지 일원에 전시된 오월걸개시화전을 관람한 뒤, 국립 5·18민주묘지와 민주열사 묘역을 차례로 참배하며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그날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광주전남작가회의가 지난해 진행한 2025 오월문학제 ‘오월 너머의 문학, 세계의 물결로!’.한편 부대행사인 오월걸개시화전은 5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5·18묘역 일원에서 상설 전시돼 묘역을 찾는 시민들에게 문학을 통한 추모의 기회를 제공한다.광주전남작가회의 관계자는 “이번 문학제는 5·18의 아픔을 넘어 생명과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문학적 서사로 담아내기 위해 기획됐다”며 “전국의 작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오월의 참뜻을 되새기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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