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에 담아낸 생각과 숨결

입력 2024.01.18. 14:29 최민석 기자

"삶의 버팀목이 되어준 단어가 있나요?"

책 '보편의 단어'는 '언어의 온도'와 '말의 품격' 으로 누적 판매 부수 250만 부를 넘어선 이기주 작가의 신작 산문집이다.

이번 책은 평범한 단어를 글감 삼아 삶에 관한 탐색을 시도한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보편적인 단어에 스며 있는 다양한 함의와 질문을 끄집어내 독자 앞에 섬세하고 유려한 문장으로 펼쳐놓는다. 무심코 사용하는 평범한 단어들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사랑과 미움, 행복과 불행, 희망과 후회, 생명과 죽음 등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평범하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특별하지 않다는 걸까. '평범'의 사전적 정의는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라는 뜻이다. 대체로 '중간', '보통' 같은 말과 동의어로 쓰이지만, 그 뒤에 '삶'이 결합하는 순간 사회적 맥락을 지닌 단어로 돌변한다. '남들만큼'이라는 단서가 따라붙는 탓이다."('평범, 남들처럼 살고 싶다는 욕망' 중에서)

"우리가 안부를 전할 때마다 입에 올리곤 하는 괜찮다는 표현에는 다양한 함의가 감춰져 있다. 사람들은 종종 괜찮지 않은데도 괜찮다고 말한다. 누가 봐도 걱정할 만한 상황이건만 무조건 괜찮다고 둘러댄다. 힘들어도 이를 악물고 버틸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자기 감정을 의식의 바깥으로 처박는다. 아마 상대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속마음을 감추는 것이리라."('안부, 때론 괜찮다는 말 뒤로 숨고 싶어서' 중에서)

우린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누군가가 간절히 그리워지면 그가 남긴 말과 글의 흔적을 더듬는다. 그 사람의 입술을 비집고 나온 음성과 손가락 끝에서 솟아나는 글자마다 그의 생각과 감정은 물론이고 삶의 숨결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정체성과 그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무관하지 않다. 어쩌면 우리의 정서와 사유 체계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때론 친밀한 사람 앞에서 꾸밈없이 내뱉는 말 한마디가 마음의 상태를 가장 솔직하게 드러낸다. 때론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짧은 글귀에 삶의 희로애락이 새겨진다. 때론 일기장 귀퉁이에 끄적이는 낯선 낱말이 인생의 길잡이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무의미한 단어는 없다. 우리가 자주 읽고 쓰고 말하고 떠올리는 모든 단어엔 각자의 삶이 투영돼 있기 마련이다.

저자는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단어들, 그리고 그 안에 그득히 배어 있는 의미와 가치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저술했다.

이기주 작가는 "한 권의 책은 수십만 개의 활자로 이루어진 숲인지 모른다"며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단어들, 그리고 그 안에 그득히 배어 있는 의미와 가치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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