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자 동화작가, 어린이문화대상 수상 화제

입력 2023.05.02. 18:38 최민석 기자
동시집 '기특한 생각'으로 수상
특유의 관찰력 아이들 마음 읽어
때묻지 않은 희망 발견 긍정 공감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들 의미 부여

영광 출신 이성자 동화작가가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 온 공로를 인정 받아 올해 어린이문화대상 동시 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지난 2020년 펴낸 동시집 '기특한 생각'(고래책빵刊)이다.

어린이문화진흥회 어린이문화대상 운영위원회는 최근 심사회를 열고 이성자 작가의 '기특한 생각'을 올해의 어린이문화대상 동시 부문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발표했다.

'기특한 생각'은 모두 60여 편의 동시를 담고 있다. 이성자 시인은 특유의 관찰력으로 아이들의 기특함을 하나하나 잡아내고, 아이들 마음에 쏙쏙 박히는 동시로 옮겼다.

그의 동시를 읽다보면 어린이들이 기특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거짓 없는 고운 마음으로 친구를 만나고, 티없는 맑은 눈으로 자연과 사물을 바라보고, 누구든 계산하지 않는 동심으로 대하기 때문이다. '기특한 생각'에는 이런 아이들의 기특한 마음과 기특한 행동이 가득하다. 기특한 아이들은 동시 속에서 이순신 장군을 올려다보며 힘드니 이제 칼 내려놓고 쉬기를 바라고, 꽁꽁 언 동태 눈을 바라보며 언젠가 바다로 돌아갈 희망을 발견한다.

작가는 어린이의 친구처럼 그 친구들의 마음을 꼭꼭 집어낸다.

박두순 시인은 "'기특한 생각'은 기특한 생각이 가득 차려진 잔칫상이다. 기특한 생각이 숨 쉬고 있는 생각의 집, 생각의 밭, 생각의 숲이다"며 "얼핏 보기엔 좋은 생각, 바른 생각을 가르치려는 교육적인 동시집 같으나 어린이의 본래 마음인 맑고 바르고 착한 동심을 찾아내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성자 작가는 자연과 이웃, 친구들을 언제나 따뜻한 사랑으로 바라본다. 그 사랑의 시선으로 시인은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는다. 그는 너무 익숙해 쉽게 지나치거나 작고 보잘것 없는 것들에 주목했다. 그렇게 모든 것은 동시 안에서 생명을 얻고 존재의 기쁨을 말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숱한 작품을 통해 진달래 피어 있는 뒷산 꽃길부터 비 온 뒤 운동화에 흙탕물을 잔뜩 발라 놓는 얄미운 흙탕길, 오른쪽으로 갈지 왼쪽으로 갈지 망설이게 만드는 갈림길, 숲속 정다운 오솔길, 임금님이 다니셨다던 거둥길, 슬픈 역사의 에움길, 지팡이 짚은 할머니가 꼬부랑꼬부랑 가는 꼬부랑길 등 우리가 잊고 살았던 길들의 기억을 그려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작품을 통해 어린이들의 해맑은 동심을 세상에 널리 알려 따뜻함과 행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창작에 매진해 동시와 동화를 통해 독자들의 감성과 마음을 어루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자 작가는 영광에서 태어나 명지대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아동문학평론 신인상, 동아일보신춘문예와 어린이문화신인대상 문학부문에 당선됐다. 우리나라 좋은동시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계몽아동문학상, 눈높이아동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지은 책으로는 '너도 알 거야',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등 다수가 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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