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안내] 제2의 불확실성의 시대 外

입력 2023.02.09. 13:10 최민석 기자

▲입속의 새(사만타 슈웨블린 지음)="그러고 보면 사람을 잡아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새를 산 채로 먹는 것쯤은 그리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또 자연적 관점에서 보면 그게 마약보다 건전하고,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열세살 아이의 임신보다 숨기기 쉬우리라는 생각도 했다." (수록작 '입속의 새' 중) 2022년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을 수상하고 세 차례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오른 사만타 슈웨블린의 단편집이다. '입속의 새'는 2019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도 올랐던 작품이다. 일찍이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은 슈웨블린은 이 작품으로 "그림 형제와 프란츠 카프카가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듯하다"(J.M. 쿳시)는 평을 받으며 단번에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창비/ 300쪽.

▲동물노동(켄드라 콜터 외 지음)="우리는 계속해서 동물 노동자를 침묵시키고 착취할 것인가?" 신간 '동물노동'은 동물을 노동자로 인정하면 동물을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알라스데어 코크런 영국 셰필드대 교수와 켄드라 콜터 캐나다 브록대 교수 등이 책을 썼다. 노동 운동은 중요한 사회 운동 중 하나지만 동물의 노동은 주목받지 못했다. 많은 사람이 동물이 노동자라는 발상을 이해하지 못하며, 동물 노동을 착취하는 것은 인간이 동물을 이용하는 전형적인 방식 중 하나로 여겨졌다. 최근 동물을 노동자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학문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책공장더불어/ 400쪽.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 (양인다 지음)=문학동네시인선의 새해 첫 책으로 양안다의 시집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가 출간됐다. 양 시인은 지난 2014년 등단해 '작은 미래의 책',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 등 네 권의 시집을 펴내며 부지런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시집을 통해서는 '애정과 증오', '사랑과 살의'와 같은 이분법적인 시선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관계의 이면에 깊이 들어간다. 시집 전반에 걸쳐 청색이라는 색채 이미지도 도드라진다. "푸른 핏줄이 불거진 내 손목을 붙잡았지"('잔디와 청보리의 세계')라는 구절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서 맥동하는 관계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문학동네/ 152쪽.

▲빛의 체인(전수오 지음)=지난 2018년 등단한 전수오 시인의 첫 시집이다. 시집에서 전 시인의 시선은 새의 감각과 닮아 있다. "나의 작업들은 물질적·정신적으로 폐허가 된 세상을 초극하여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간 새"라고 시집을 통해 밝힌 그는 미세한 틈부터 광활한 대지까지 곳곳에 있는 작은 존재들을 정확히 포착하는 새의 감각으로 들여다보며 상상으로 재현된 가상 세계와 현실의 폐허를 펼쳐 보인다. 시집은 빛으로부터 시작된다. 첫 시인 '환기구'에서 작은 틈새로 새어 들어온 빛은 너무도 미약해서 어둠을 물리치는 대신 어둠이 어떤 어둠인지를 더 잘 보여 준다. 시집 속에서 빛은 상자 속, 창이 없는 방, 야생의 밤, 깊은 산속, 열매의 내면, 굳게 다문 입안을 희미하게 비추며 어둠의 내밀한 이야기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존재를 마주하게 한다. 민음사/ 152쪽.

▲제2의 불확실성의 시대(스티븐 폴로즈 지음)=캐나다 경제학자인 스티븐 폴로즈는 책 '제2의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1800년대 후반 빅토리아시대 대공황부터 2008년 발생한 경기침체를 토대로 향후 경제 상황을 전망했다. 그는 미래 불확실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고령 인구와 노동력, 기술혁명, 기후변화, 정부 부채 증가, 글로벌 소득 불평등을 꼽았다. 이들 구조적 요인들의 상호작용이 일으킬 위험을 경고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과 민간 부분 양쪽의 자원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경제 상황은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와 달리 예측할 수 있다. 이 책은 고용주, 투자자, 정책입안자들뿐만 아니라 직장이나 주택담보대출에 관심 있는 모든 일반 독자들에게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나갈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한다. 한국물가정보/ 352쪽.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