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환 지음/ 동북아역사재단/ 220쪽

삼국 중 가장 북쪽에 자리한 고구려는 건국 초부터 멸망 때까지 800년 동안 중국 및 북방민족과 크고 작은 전쟁을 벌였다.
생존을 위한 싸움이었지만 고구려는 숱한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동북아 최강국으로 올라섰다.
고구려는 7세기 거대제국 수·당나라와 70년 전쟁을 벌이며 '민족의 방파제' 역할을 했다.

70여 년 동안 지속된 전쟁과 그로 인한 격랑의 시대에서 우리는 어떤 물음과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전쟁'이라는 명분은 어리석은 판단을 가리기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어떤 전쟁이든 발발을 막을 기회는 항상 있었다. 그런데도 결국 전쟁은 일어났고, 오랜 세월 되풀이됐다. 그렇기에 전쟁이 왜 일어나고, 어떻게 마무리되었으며, 그 속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살피는 것은 역사가 주는 성찰이자 교훈이 된다. 70여 년 동안 끊임없이 지속된 전쟁 혹은 전쟁의 위기감 속에 수많은 사람의 삶이 놓였던 시대를 오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최근 나온 임기환 서울교육대 사회과교육과 교수의 '고구려와 수·당 70년 전쟁'은 당시 동북아 정세와 전쟁 후 펼쳐진 중화중심주의 체제 나아가 현재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흘러간 역사를 통해 현재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자는 취지로 쓰여졌다.
7세기에 70년 동안 전개된 고구려·수 전쟁과 고구려·당 전쟁은 동북아시아 정세를 격동으로 몰아갔고, 그 과정에서 국가들 사이 전쟁과 외교, 통합과 분열, 동맹과 대결, 저항과 복속 등을 놓고 숱한 선택이 이어져 왔다. 저자는 70년 전쟁에 대한 객관적 접근과 성찰을 통해 오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 격랑 속에 처해 있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역사적 교훈을 찾고자 책을 집필했다.

중국의 동북공정 대응에 앞장서온 저자는 고구려와 수·당 간 70년 전쟁이 민족사적 시각 중심에서 벗어나 전쟁사 일반의 접근법을 통해 다양한 면모와 균형 있는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헌자료에 기초해 70년 전쟁의 배경과 국제정세, 전쟁의 발발 원인, 군사력의 규모, 전투 양상, 전쟁의 전개과정 등이 소개돼 있다.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수와의 1·2차 요동성전투, 평양성전투, 당과의 요동성전투, 백암성전투, 안시성전투의 새로운 면모도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다.
고구려의 대 수·당 전쟁이 국내의 정치적 상황의 전개, 그리고 백제, 신라와의 관계 변화와 무관하지 않음도 밝혔다.
그동안 고구려와 수·당 전쟁은 민족사적 시각으로 '민족항쟁사'로 다뤄졌다. 반면 저자는 문헌자료에 기초해 70년 전쟁의 배경과 국제 정세, 전쟁 발발 원인, 군사력 규모, 전투 양상, 전쟁 전개 과정 등을 전쟁사 일반 접근 방법으로 살펴봤다. 고구려와 수 전쟁, 고구려와 당 전쟁이란 두 전쟁을 동북아시아 세력권 충돌이라는 관점에서 하나의 전쟁으로 통합하고 '70년 전쟁'이라는 용어도 새롭게 제시했다.
고구려는 결국 70년 전쟁 여파로 당나라에 패망했지만 전쟁에서는 졌어도 역사에서는 패배하지 않았다.
고구려의 대 중국 투쟁은 나당전쟁 승리의 원동력이 됐고 신라와 고려, 조선을 거쳐 오늘날 대한민국을 있게 한 디딤돌이 됐다. 고구려 후손인 우리가 선조들의 피와 희생 위에 이어진 역사를 잇고 고구려를 가슴에 새겨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노벨상 한강 "尹 파면은 보편적 가치 지키는 일" 한강 작가의 한 줄 성명문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를 비롯해 국내 문학계 종사자 414명이 25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이날 문학인 414명이 배포한 '피소추인 윤석열의 파면을 촉구하는 작가 한 줄 성명'에서 작가들은 "12·3 불법 비상계엄으로 탄핵 소추된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면 선고가 지연됨에 따라 극우 세력이 발하고 혐오와 폭력이 횡행하는 등 사회 혼란은 극심해지는 등 민주주의는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다"고 강조했다.한강 작가는 한 줄 성명에서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는다"며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이 성명에는 한강 작가를 비롯해 김연수, 김초엽, 김혜순, 은희경 등의 작가들이 참여했다.김연수 소설가는 "늦어도 다음 주 이맘때에는, 정의와 평화로 충만한 밤이기를"이라고 말했고, 김초엽 소설가는 "제발 빠른 파면을 촉구합니다. 진심 스트레스받아서 이 한 줄도 못 쓰겠어요. 빨리 파면 좀!"이라고 파면을 촉구했다.또 김혜순 시인은 "우리가 전 세계인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해다오, 제발", 은희경 소설가는 "민주주의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형중 문학평론가는 "권력은 국민이 위임한 힘이다. 국민은 광인들에게 권력을 위임한 적이 없다"며 "광인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전했다.25일 한국작가회의가 서울 광화문 농성촌 앞에서 진행한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에서 김미승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이 규탄문을 낭독하고 있다.한편 한국작가회의는 이날 오후 광화문 농성촌 천막 앞에서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을 가졌다.이날 시국선언에서 규탄 및 촉구 발언을 한 김미승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은 "노벨문학상 수상과 더불어 K-문화는 세계를 선도해가고 있는데, 정치는 바닥을 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란수괴 윤석열은 자칭 애국시민이라 부르는 자들을 부추겨 서울 서부지법 폭동을 시작으로 법과 질서를 무시한 무법 천지를 만들고 있다"며 "헌재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규탄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 일본인 교수가 주목한 '5월 저항시'
- · "동화는 동심을 끄집어내 인간을 이해시키는 장르"
- · 정감과 사유의 조화···'가사'를 논하다
- · "광주서 '세계문학축전' 개최하자"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