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안내] 부모는 중요하지 않다 外

입력 2022.08.24. 15:33 최민석 기자

▲부모는 중요하지 않다(로버트 러바인 외 지음)=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전형적인 양육 방식 이외의 다른 양육 방식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하버드대 인류학 교수 부부 로버트 러바인과 세라 러바인이 현대 미국 사회의 양육과 교육 문제를 비판한 책이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의 소규모 사회를 현지조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인 중산층 가정의 양육 방식과 딜레마를 파헤쳤다. 육아 방식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저자들은 아동 발달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력은 과장돼 있다고 말한다. 아동 교육 전문가 집단이나 부모가 생각하는 것처럼 절대적이지 않으며, 부모가 아동 발달의 모든 단계에 연연해하지 않아도 아이는 스스로 잘 성장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한다. 눌민/ 352쪽.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가와카미 데스야 지음)=일본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진 유명한 서점의 이야기가 국내에서 책으로 나왔다. 1952년에 개업해 올해로 70년이 된 고바야시 서점의 이야기다. 저자 가와카미 데쓰야는 '서점에서 정말 있었던 마음 따듯해지는 이야기'라는 책을 기획해 일본 전역의 서점을 취재하다 고바야시 서점의 유미코 씨를 처음 만났다. 한 시간 정도 이야기할 생각이었지만 몇 시간이 지나갈 정도로 유미코 씨의 이야기에 빠져든 저자는 '고바야시 서점'에 대한 책을 별도로 집필하기로 마음을 먹게 됐고 소설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가 탄생했다. 일본에서는 소설이 나온 후 영화로도 제작됐다. 현익출판/ 256쪽.


▲악질가(하종오 지음)= 하종오 시인이 판소리체 시집을 펴냈다. 1975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시인은 첫 시집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1981, 창비)에서부터 전통 민요 가락을 토대로 자신만의 유장한 호흡과 어법을 빚어 냈다. '굿시집'이란 장르 이름을 붙여 무가 가락에 당대 현실 문제를 담아 무당굿으로 공연할 수 있는 '넋이야 넋이로다'(1986, 창비)를 펴낸 바가 있다. 시인이 이번에 내놓은 서른아홉 번째 시집 '악질가'(b)에는 민주주의의 산물인 지방자치제의 부조리한 내용 등을 풍자하는 판소리체시 6편을 실었다. '판소리체시'는 시인이 만들어 쓴 장르 명칭으로 과거 김지하 시인이 사용한 장르 명칭 '담시'와 '대설'보다 전통예술의 연희 현장에 가까워진 감각을 드러낸 장르 명칭이라고 할 수 있다. 비/ 172쪽.

▲한국의 반가사유상(문명대 지음)=불교미술사학자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가 세계 최고의 걸작 반가사유상을 이야기한다. 가장 철학적 자세로 사유의 모습을 취하고 있는 반가사유상은 6세기 중엽부터 7세기 중엽까지 우리나라에서 수없이 만들어져 현재 100여 점이 남아있다. 100여 점의 반가사유상은 금동·목조·석조·마애상 등 갖가지 종류의 반가사유상이 조성되어 가장 다채롭고 풍성한 반가사유상의 나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 반가사유상 가운데 국보 78호 반가사유상, 국보 83호 반가사유상, 광륭사 소장 목조 반가사유상, 봉화 북지리 석조반가사유상, 마애상이면서 미륵반가사유상, 미륵불상의 병존상인 충주 봉황리 마애반가사유상 및 마애교각미륵불상, 단석산 마애반가사유상 및 미륵불삼존입상 등 6종은 세계 최대, 최고의 걸작들로 주목받고 있다.특히 반가사유상의 조형사상과 명칭에 대해 언급하면서 인도로부터 중국을 거쳐 온 한국 반가사유상의 사상을 정리했다. 다할미디어/ 280쪽.

▲비단길편지(윤후명 지음)=윤후명 작가가 10년 만에 신작 시집 '비단길 편지'로 돌아왔다. 이번 시집은 그간의 윤후명 문학 여정의 총정리다. 총 219편의 시를 통해 그는 그간 펼쳐 보인 다양한 시의 세계를 다시 한번 재현한다. 첫 시집 '명궁'(1977)의 시들처럼 일상적인 언어의 규범적, 문법적 질서가 무시되거나 파괴된 시편들을 통해 언어적 고민과 시인의 세계관은 시간이 흘러도 바뀌지 않음을 드러낸다. 시집에 수록된 '대관령' 연작시는 '어디까지 나를 이끌어간다'며 비로소 끝을 맺고, 시인은 어머니의 손을 잡고 고갯길을 넘어 몽골 초원, 고비 사막을 지나 텐샨을 넘는다. 시 속에 소설이 들어오고 소설 속에 시가 들어선 것이다.

이번 시집을 통해 그간 만난 문학 스승과 문우 20명을 소환했다. 은행나무/ 300쪽.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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