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분단 역사 통일 염원 담아
인도 여행길 넓고 다양한 서정 펼쳐내
특유 서정성과 통찰력 자아 사물 관조

김화정 시인이 자신의 첫 시조집 '그 말 이후'(아꿈刊)를 펴냈다.
이번 시조집은 1부 바람꽃에 얹혀 울다, 2부 내 안의 하피첩, 3부 봄, 나무에 기대어, 4부 회복기로 각각 구성됐다.
김 시인은 첫 시조집을 통해 그동안 보여주었던 시적 감성을 전통적 정서의 조화를 이루어 내어 시조의 현대적 감성으로 재현하려고 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뭇 생명들이 나름의 성장통을 밟고 일어서는 모습에 자신의 삶을 오버랩하며 성찰의 사유를 펼친다.
그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힘겹게 페달을 밟아가는 삶'의 흔적을 과거에 두지 않고 곧잘 현재로 데려온다. 가난하고 힘들지만 이러한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이끄는 동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 '개펄에 뒹굴다'와 '목넘어 길' 등 시편을 통해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숨 건 생존담을 섬세하게 풀어내기도 한다.
그는 이들의 삶을 들춤으로써 단순한 자기반성이 아닌 내적 체험을 통한 자아 성찰을 유도한다. 이어 냉엄한 분단의 현실과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 일제 강점기가 남긴 아픈 역사, 무수한 민중들의 희생을 노래한 시편들을 통해 민족의 상흔을 보듬는다.
이와함께 인도 여행길에서 만난 몇 편의 시들을 포함한다면 김화정 시인이 펼쳐 놓은 서정 세계는 넓고도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개별성으로 존재하는 정서가 아니라 공동체적 슬픔이며 그리움이며 사랑으로 다가온다. 시인은 이 다채로운 장면들을 마주하면서도 시적 대상과 거리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섣불리 감정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나'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라는 인식으로, 소통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시인은 '그 말 이후' 오지 않은 '너'를 생각한다. 말은 참요(예언)나 친교(정서 표현), 의사 표현, 정보 전달 등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자기를 드러내는 수단이 된다. 우리는 말을 통해 상대와 관계를 맺기도 하고, 등을 돌리기도 한다. 말에 관한 속담이 즐비한 까닭도 말 한마디의 의미와 여운이 크다는 걸 증명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집 제목인 '그 말 이후'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의미를 품는다.
이송희 시인은 해설에서 "뭇 생명들이 나름의 성장통을 밟고 일어서는 모습에 자신의 삶을 오버랩하며 성찰의 사유를 펼친다"고 평했다. 임채성 시인은 추천사에서 "김화정 시인은 서정성과 통찰력으로 자아와 사물을 정감 있게 관조한다. 그는 자연에 투사된 존재들의 빛과 그늘을 탐색하며 그 근원을 찾아가는 여행자이다"라고 표현했다.
김화정 시인은 화순에서 태어나 지난 2008년 '시와 상상' 신인상에 시, 2010년 영주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각각 당선,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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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한강 "尹 파면은 보편적 가치 지키는 일" 한강 작가의 한 줄 성명문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를 비롯해 국내 문학계 종사자 414명이 25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이날 문학인 414명이 배포한 '피소추인 윤석열의 파면을 촉구하는 작가 한 줄 성명'에서 작가들은 "12·3 불법 비상계엄으로 탄핵 소추된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면 선고가 지연됨에 따라 극우 세력이 발하고 혐오와 폭력이 횡행하는 등 사회 혼란은 극심해지는 등 민주주의는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다"고 강조했다.한강 작가는 한 줄 성명에서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는다"며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이 성명에는 한강 작가를 비롯해 김연수, 김초엽, 김혜순, 은희경 등의 작가들이 참여했다.김연수 소설가는 "늦어도 다음 주 이맘때에는, 정의와 평화로 충만한 밤이기를"이라고 말했고, 김초엽 소설가는 "제발 빠른 파면을 촉구합니다. 진심 스트레스받아서 이 한 줄도 못 쓰겠어요. 빨리 파면 좀!"이라고 파면을 촉구했다.또 김혜순 시인은 "우리가 전 세계인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해다오, 제발", 은희경 소설가는 "민주주의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형중 문학평론가는 "권력은 국민이 위임한 힘이다. 국민은 광인들에게 권력을 위임한 적이 없다"며 "광인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전했다.25일 한국작가회의가 서울 광화문 농성촌 앞에서 진행한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에서 김미승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이 규탄문을 낭독하고 있다.한편 한국작가회의는 이날 오후 광화문 농성촌 천막 앞에서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을 가졌다.이날 시국선언에서 규탄 및 촉구 발언을 한 김미승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은 "노벨문학상 수상과 더불어 K-문화는 세계를 선도해가고 있는데, 정치는 바닥을 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란수괴 윤석열은 자칭 애국시민이라 부르는 자들을 부추겨 서울 서부지법 폭동을 시작으로 법과 질서를 무시한 무법 천지를 만들고 있다"며 "헌재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규탄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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