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자연의 아름다움 특유 미학 승화
우리 고유 가락 운율 살려낸 문장 눈길

산을 오를 때는 오르는 길만 보인다. 그런데 산봉우리에 올라 내려다보면 내려가는 길이 여럿 보이기도 한다.
산을 쳐다볼 때는 눈으로 보는 만큼만 보이는 법이다. 산봉우리에 올라 내려다보면 산 넘어 너머에도 마을이 보인다. 산을 휘돌아 강물이 들녘을 적시며 흘러 흘러 바다로 가는 것도 보인다. 산을 오를 때 볼 수 없던 것들이 산에 오르면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다. 그런데 어쩔 땐 새삼스럽게 다시 보인다.
김목 동화작가가 창작동화 '도깨비 장난일까?'(도서출판 고향刊)를 펴냈다.
이번 동화는 삶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화적 미학으로 승화한 작품이다.
날마다 다니는 길가 아파트 담 밑에 민들레꽃이 보이고, 건널목 모퉁이에서 채소를 파는 노점상도 있다. 더 살펴보면 꽃가게에 예쁜 꽃들이 있고, 상추 튀김을 맛있게 먹는 초등학생도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세상은 보는 만큼 보인다. 그리고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이 아닌 마음으로도 보인다.
작가는 어떻게 마음으로 보는 것인지 노래하는 동화를 읽으며 생각하는 장을 펼쳐낸다.
동화가 재미없다는 말을 듣는다. 동화가 갖는 꿈과 상상이 부족하다는 말도 듣는다. 그러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삶에서 현실과 환상이 어떻게 다르며 무엇이 같은지를 살피는 데서 동화문학이 주는 특유의 울림과 감동을 접할 수 있는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이는 동화가 자라나는 어린이는 물론, 물질문명에 젖은 현대인에게 잊었던, 잃어버렸던 꿈과 환상, 곧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동화집 '도깨비 장난일까?'에 있는 다섯 편의 동화는 신선한 감동을 준다. 특히 우리 고유의 가락이나 운율을 살린 문장은 읽기에도 좋다.
문학평론가 김관식씨는 "김목 작가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현재의 삶을 뒤돌아보고 순수하고 해맑은 동심을 일깨우며 새로운 눈으로 하루하루를 살 수 있도록 힘과 교훈을 준다"고 평했다.
김목 작가는 1975년 소년중앙 문학상(동화), 1975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시), 1980년 어린이해 기념동화 공모에서 수상,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지은책으로 동화집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날개 달린 장사', '아기풀꽃', '미리안', '나는 가방', '만쇠 씨의 자전거', '멀리 뛰는 개구리', '황금동관의 왕국', '올라가는 도레미파', '농부와 도깨비'와 시집 '누렁이' 연구집 '흰 구름이거나 꽃잎이거나(김삿갓)', '여성, 위험하거나 위대하거나' 등이 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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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한강 "尹 파면은 보편적 가치 지키는 일" 한강 작가의 한 줄 성명문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를 비롯해 국내 문학계 종사자 414명이 25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이날 문학인 414명이 배포한 '피소추인 윤석열의 파면을 촉구하는 작가 한 줄 성명'에서 작가들은 "12·3 불법 비상계엄으로 탄핵 소추된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면 선고가 지연됨에 따라 극우 세력이 발하고 혐오와 폭력이 횡행하는 등 사회 혼란은 극심해지는 등 민주주의는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다"고 강조했다.한강 작가는 한 줄 성명에서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는다"며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이 성명에는 한강 작가를 비롯해 김연수, 김초엽, 김혜순, 은희경 등의 작가들이 참여했다.김연수 소설가는 "늦어도 다음 주 이맘때에는, 정의와 평화로 충만한 밤이기를"이라고 말했고, 김초엽 소설가는 "제발 빠른 파면을 촉구합니다. 진심 스트레스받아서 이 한 줄도 못 쓰겠어요. 빨리 파면 좀!"이라고 파면을 촉구했다.또 김혜순 시인은 "우리가 전 세계인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해다오, 제발", 은희경 소설가는 "민주주의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형중 문학평론가는 "권력은 국민이 위임한 힘이다. 국민은 광인들에게 권력을 위임한 적이 없다"며 "광인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전했다.25일 한국작가회의가 서울 광화문 농성촌 앞에서 진행한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에서 김미승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이 규탄문을 낭독하고 있다.한편 한국작가회의는 이날 오후 광화문 농성촌 천막 앞에서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을 가졌다.이날 시국선언에서 규탄 및 촉구 발언을 한 김미승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은 "노벨문학상 수상과 더불어 K-문화는 세계를 선도해가고 있는데, 정치는 바닥을 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란수괴 윤석열은 자칭 애국시민이라 부르는 자들을 부추겨 서울 서부지법 폭동을 시작으로 법과 질서를 무시한 무법 천지를 만들고 있다"며 "헌재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규탄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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