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

입력 2022.08.11. 15:28 최민석 기자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

김동현 지음/ 이든하우스/ 348쪽

현직 기장이 세계사 속 비행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현직 기장인 저자는 책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에 대서양을 넘나들었던 프로펠러기와 비행선 시대, 세계대전은 물론 이란과 미국의 현대전까지 세계사 속 거의 모든 비행 이야기를 압축해 펴냈다.

저자는 1만 시간 무사고 비행을 달성한 후부터 해외 체류 중 정리한 다양한 기록과 비행 노트를 이야기로 엮어 책으로 출간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항공우편 항로를 개척한 라테코에르와 비행을 좋아한 생텍쥐페리, 일본 조종사가 된 조선 여성 박경원과 가미카제의 비행기 제로센을 만든 호리코시 지로, 정치인 매케인까지 서른세 명의 삶의 이면을 보여준다.

우리의 이목을 잡아끄는 이야기엔 늘 사람이 있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시대의 배경에서 인간은 늘 선택을 강요당한다. 하늘의 길이 개척된 이후 비행기의 기술 발달은 곧 끔찍한 전쟁을 일으켰고 그 한가운데서 많은 조종사가 사라졌다.

그 모든 역사를 관망한 권력자들은 살아남은 자와 죽은 자의 생 면면을 지운 채 역사를 써 내려갔다.

저자는 이 책에 등장하는 33명의 삶을 복구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가장 객관화된 시각으로 보일 수 있는데 힘을 썼다.

저자는 촘촘하게 묘사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에 따라 뒤바뀐 개인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모든 기술의 발전에 누군가의 희생이 숨겨졌는지를 보여준다.

세계사의 현장으로 독자를 안내하는 이번 책에서 저자는 28년간 전 세계 곳곳에서 탐닉한 역사와 현장의 소리를 페이지마다 생생하게 살려냈다. 그 사실을 증명하듯 방대한 이미지뿐만 아니라 시대를 넘나들며 역사의 속살 같은 스토리로 책을 채웠다. 상상한 것 이상의 몰입감으로 역사의 궤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8세기 영국은 대서양의 패권을 놓고 프랑스와 벌인 네 차례의 전쟁에서 모두 승리했다. 1805년 넬슨 제독이 이끄는 영국 해군이 프랑스와 스페인의 연합함대를 격파한 이후 영국은 두 번 다시 누구의 도전도 받지 않았다. 대서양의 제해권을 장악한 영국은 노예무역을 독점했다. 오늘날의 영국을 만든 자본의 원천은 이들이 노예를 팔아 챙긴 돈이었다. 부자가 된 영국인들은 육체노동 대신 문화 예술과 금융업에 종사하며 품위 있는 삶을 영위했다."(20쪽)

처음 인류가 배를 타고 대서양을 넘어서는 장면에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식민지 개척과 노예제도의 시작을 알린 탐욕의 항해는 곧 공중으로 이어졌고 날고 싶은 인간의 욕구를 실현하게 한 최초의 발명품 비행기는 전쟁의 도구로서 그리고 개척의 근원으로 자리 잡게 됐다. 피의 역사로 돌진하게 된 것이다.

저자는 피의 역사 속에서 비행과 관련한 19가지 장면을 선별해 권력과 탐욕, 기술과 자본을 넘어선 거의 모든 비행의 세계사를 담았다. 장대한 역사를 한 권으로 압축해낸 이 책은 지금껏 다른 책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주제를 연결해 기존의 역사서와 확실한 차별점을 두었다. 하지만 그 차이는 단연 비행이라는 주제에 그치지 않는다. 역사를 볼 때 습관적으로 살폈던 완벽한 승리, 혹은 패배를 가늠하지 않고 한 발짝 떨어져 살펴봄으로써 역동적인 역사의 그 이면을 명확하게 마주할 수 있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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