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비록(장준호 옮김)=조선 중기 문신 유성룡(1542~1607)은 임진왜란 발발 직전 군관인 이순신을 천거해 선조로 하여금 전라좌수사로 임명하도록 하였으며 이순신으로 하여금 임진왜란 당시 열세였던 조선의 전세 역전에 공을 세웠다. 임진왜란 당시 4도 도제찰사, 영의정으로 조선 조정을 총지휘했던 그는 정인홍, 이이첨 등 북인의 상소로 인해 노량해전이 벌어진 날 영의정에서 관직 삭탈하게 된다. 안동으로 내려가 선조의 부름에도 올라가지 않고 임진왜란 때 겪은 후회와 교훈을 후세에 남기기 위해 '징비록'을 썼다. 기존 번역본들과 달리 임진왜란 전후 중국, 일본, 조선을 둘러싼 국제관계를 기술해 전쟁의 발발 원인과 경과, 전쟁 후 동아시아 역학의 변화 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아르테/ 368쪽.

▲생명을 묻다(정우현 지음)=오늘날 대부분의 과학은 생명이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생명이 무생물로부터 우연히 생겨났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생명의 본질은 결국 유전자와 뇌로 환원될 수 있으므로, 이것을 분석하면 생명 전체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생명을 바라보는 현재의 이런 관점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그것은 과연 과학적일까. 그렇게 생각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걸까? 정우현 덕성여대 약학과 교수는 '생명을 묻다'에서 현대과학이 생명을 올바로 설명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생명은 우연인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생명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명은 어떻게 진화하는지, 생명에 어떤 법칙이 있는지 등 현대과학이 간과하기 쉬운 15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른비/ 492쪽.

▲웅어의 맛(구효서 지음)=세상을 다섯 가지 감각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구효서의 소설집 '웅어의 맛'(문학사상)은 반야심경의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을 소재로 한다. 그간의 소설과 다른 점은 감각에 화자의 역할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각 단편은 감각인 '나'가 이야기를 이끌지만 화자를 바꾸어 등장인물에 입장에서 서술되기도 한다. 화자의 서술과 주인공의 독백이 서로 교차하는 새로운 서사 기법을 보여준다. '나'를 통해 이야기를 관망함과 동시에 세밀한 부분까지 들어가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오감소설의 첫 번째 감각인 색을 주제로 한 '은결-길편지'는 포구의 민박집을 중심으로 인물들이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건져 올리는 이야기다. 문학사상/ 332쪽.

▲숨은 말 찾기(홍승은 지음)=한번 내뱉은 말은 돌이킬 수 없다. 어떤 말은 타인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해도 정당하게 할 말을 하지 못해선 안된다. '숨은 말 찾기'는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까'라며 머뭇거리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본인을 집필·강연 노동자라고 소개한 홍승은은 어린 시절 집에 손님이 오면 세탁기 뒤에 숨고만 싶었다고 한다. 그는 책에서 숨고 싶으면서도 계속 말했던 이유를 털어놓고, 자신이 경험하고 목격해온 '말의 힘'을 논했다.
때로는 당신을 증명해보라며 팔짱 낀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을 피하고 싶었고 오해받을까 두렵기도 했지만, 말을 멈출 수 없었던 것은 부딪치는 동안 우리의 세계가 넓어질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을 확인해서다. 달변가로 보이는 동료 강연자들이 어떤 두려움이 있고, 어떻게 용기를 내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위즈덤하우스/272쪽

▲나의 조국 나의 마라톤(손기정 지음)= 1935년 11월에 2시간 26분 42초의 세계 공인 신기록을 세우고, 1936년 올림픽에서는 2시간 29분 19초 2라는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이 기록은 1947년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서윤복이 2시간 25분 39초로 신기록을 세울 때까지 11년 동안 깨어지지 않았다. 또 해방 직후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1947년 보스턴마라톤대회 우승자 서윤복을 배출한 대단한 지도자였다. 1936년 8월 9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아시아와 조선 최초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수다. 그의 자서전 '나의 조국 나의 마라톤'이 39년 만에 개정판으로 출간됐다.
그간 실리지 않았던 사진 100장과 1984년 출간 이후 그리스 청동 투구 반환과 1988년 서울 올림픽 성화 봉송, 2002년 타계에 이르기까지 손기정 선수의 외손자인 이준승 손기정기념재단 사무총장의 회고가 추가됐다. 휴머니스트/ 4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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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한강 "尹 파면은 보편적 가치 지키는 일" 한강 작가의 한 줄 성명문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를 비롯해 국내 문학계 종사자 414명이 25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이날 문학인 414명이 배포한 '피소추인 윤석열의 파면을 촉구하는 작가 한 줄 성명'에서 작가들은 "12·3 불법 비상계엄으로 탄핵 소추된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면 선고가 지연됨에 따라 극우 세력이 발하고 혐오와 폭력이 횡행하는 등 사회 혼란은 극심해지는 등 민주주의는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다"고 강조했다.한강 작가는 한 줄 성명에서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는다"며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이 성명에는 한강 작가를 비롯해 김연수, 김초엽, 김혜순, 은희경 등의 작가들이 참여했다.김연수 소설가는 "늦어도 다음 주 이맘때에는, 정의와 평화로 충만한 밤이기를"이라고 말했고, 김초엽 소설가는 "제발 빠른 파면을 촉구합니다. 진심 스트레스받아서 이 한 줄도 못 쓰겠어요. 빨리 파면 좀!"이라고 파면을 촉구했다.또 김혜순 시인은 "우리가 전 세계인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해다오, 제발", 은희경 소설가는 "민주주의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형중 문학평론가는 "권력은 국민이 위임한 힘이다. 국민은 광인들에게 권력을 위임한 적이 없다"며 "광인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전했다.25일 한국작가회의가 서울 광화문 농성촌 앞에서 진행한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에서 김미승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이 규탄문을 낭독하고 있다.한편 한국작가회의는 이날 오후 광화문 농성촌 천막 앞에서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을 가졌다.이날 시국선언에서 규탄 및 촉구 발언을 한 김미승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은 "노벨문학상 수상과 더불어 K-문화는 세계를 선도해가고 있는데, 정치는 바닥을 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란수괴 윤석열은 자칭 애국시민이라 부르는 자들을 부추겨 서울 서부지법 폭동을 시작으로 법과 질서를 무시한 무법 천지를 만들고 있다"며 "헌재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규탄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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