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반대, 40·50대 찬성·여론조사도 팽팽하게 갈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론이 다시 불붙으면서 온라인 공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30일 무등일보가 전날 다음 포털에 게재한 조 전 대표 사면 관련 기사는 하루 만에 5만3천여 조회수를 기록했고, 댓글창에는 200건 가까운 의견이 빠르게 달려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댓글 내용은 조 전 대표 사면을 둘러싼 찬반이 뚜렷하게 갈리며, 온라인 여론이 극명히 양분되는 모습을 보였다.
사면 찬성 의견은 주로 공정성과 상식, 과도한 형벌, 국민 통합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검찰 권력하수인의 최대 피해자 조국은 사면해줘야 한다", "윤석열이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꺼내준 건 공정이고 조국 사면은 부당한가", "조 전 대표와 가족이 받은 형량은 과도하다. 정치보복의 고리를 끊고 국민 통합의 계기로 삼자" 등 사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반면 사면 반대 의견은 법치와 형평성, 특혜 논란, 정치적 부담 등을 이유로 들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교도소 다 개방하라는 거냐", "민주화투쟁하다가 잡힌 게 아니지 않냐" 등 강경 반대 입장이 많았다.
"임기 초부터 부담 주지 마라", "오히려 정치적 복귀와 주도권 경쟁만 키운다"는 신중론도 꾸준히 제기됐고, "누구는 죄를 다 살고 나오는데 왜 조국만 예외냐"는 형평성 문제도 지적됐다.
한 네티즌은 "이 정도로 국민 여론이 갈린다면 대통령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조 전 대표를 둘러싼 사회적 평가와 정치적 의미, 현 정권의 사면 기조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한 찬반 구도를 넘어 온라인 커뮤니티와 댓글을 통해 각 진영의 논리가 적극적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조국 전 대표 사면에 대한 국민 여론은 팽팽히 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디어토마토 169차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8·15 광복절 조국 전 대표 특별사면'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46.2%가 찬성, 45.6%가 반대해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연령별로 20·30대는 반대가 우세(20대 찬성 38.3%·반대 50.9%, 30대 찬성 29.8%·반대 61.4%)한 반면, 40·50대는 찬성 의견이 과반(40대 찬성 60.1%, 50대 찬성 54.5%)을 넘었다. 60대와 70세 이상은 찬반이 팽팽하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에서 찬성(67.4%)이, 대구·경북(28.2%)과 부산·울산·경남(41.0%) 등 영남권에선 반대(62.2%, 51.0%)가 각각 높았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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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축 산업화 소외부터 국가 폭력까지, 전라도 혐오 낙인찍은 '인주'들
1970년부터 2024년까지 호남인구 순이동 규모(왼쪽 위)와 전국 대비 연도별 지역 인구 규모를 보면 호남권은 영남권을 축으로 한 산업화와 5·18이 일어난 80년대를 중심으로 인구 유출이 가속화됐다.아래는 광주 송정역에서 서울로 떠나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그래픽=고은경 ek8147@mdilbo.com
전라도를 향한 뿌리 깊은 혐오가 서울~부산을 연결하는 경부축 중심의 산업화가 낳은 대규모 인구 이주와 사회적 배제, 대중매체가 재생산한 부정적 고정관념, 영남 중심 권력구조 속 지속적인 호남 인사 소외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더욱 강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기에 5·18 민주화운동의 정쟁화와 극우 세력의 의도적 ‘혐오 놀이’ 문화까지 겹치면서 지역혐오가 일상 속 낙인으로 굳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경부축 산업화·대중매체가 함께 낳은 전라도 디아스포라전라도 혐오라는 잔혹사는 사실상 1960~70년대 박정희 정부가 추진한 경부축(서울-부산) 중심의 불균등 개발 전략에서 태동한 것이나 다름없다.국가 주도의 집중 투자가 특정 지역에 몰리자 호남은 농촌 경제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됐다. 이는 수많은 호남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 서울 변두리나 영남의 신흥 산업지역으로 대거이주하는 결과를 불러왔다.이른바 ‘전라도 디아스포라(Diaspora·이주)’의 시작이다.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떠난 이주민은 대부분 사회 하층민의 지위를 형성할 수밖에 없었다. 자본과 연고가 없는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 일용직, 빈민 등 상대적으로 천대받는 집단이 됐고 타 지역사람들에게 전라도 하면 ‘못 사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낙인이 찍혔다.이를 두고 김상진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는 “서울에서 호남인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곳은 재래시장, 건설현장, 자영업 현장”이라며 “한국의 산업화 시기에 고향을 떠나 도시로 올라왔지만 소위 말하는 ‘빽’도 ‘연줄’도 없으니 신분상승을 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비교적 어려운 일터를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사회적 ‘낙인’은 대중매체를 통해 급격히 복제되고 강화됐다. 1970~80년대 안방극장을 차지했던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사기꾼, 깡패, 범죄자, 혹은 식모나 하인 등 거친 하층민 캐릭터는 어김 없이 호남 사투리를 썼다. 산업화 과정에서 상경한 여성이 식모·버스안내양 등을 전전하는 ‘영자의 전성시대’와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이 같은 양상은 90년대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1995년 24부작으로 편성돼 큰 인기를 모았던 ‘모래시계’ 역시 주인공인 태수(최민수 분)가 광주 출신 깡패로 결국 사형을 당하는 존재로 그려졌다. 대중매체에서 묘사되는 전라도 사람은 대부분이 ‘신뢰할 수 없는’ 하층민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과론적으로 왜곡된 인식을 무의식적으로 학습시키는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영남 패권주의의 권력 체계서 빚어진 ‘이기주의’ 프레임전라도의 왜곡된 이미지는 영남 중심의 권력 체계 속에서 더욱 더 공고화됐다.박정희부터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부로 이어진 수십 년 군부·보수 정권 하에서 권력의 핵심 요직은 철저히 영남 출신 엘리트들이 독식했다. 수십년을 굳어져온 일종의 ‘탕평 지연’은 검찰, 경찰, 군, 고위 관료는 물론 대기업의 임원진 인사 지형에서 호남 출신을 배제하는 ‘보이지 않는 벽 ’이 됐다.이는 호남인들의 결집을 불러왔고, 전국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굳건한 결집력을 갖춘 집단과 단체를 탄생시켰다.그저 살아남기 위해 하나로 뭉친 사회적 약자들의 방어기제에 불과했지만 결집은 또 다른 공격을 불러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타지역에서 볼수 없던 조직력을 갖춘 전국 조직으로까지 성장하자, 일각에선 “지역 토호”나 “정경 카르텔”이라는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정치인들은 호남인의 결집을 두고 ‘집단 이기주의’, ‘정치적 야욕’, ‘화합을 깨는 세력’등 프레임을 씌워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수단 삼았다. 이들 집단이 호남에 기반을 둔 김대중 대통령 등에게 강력한 지지를 보내자, 정치권은 야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지역갈등을 부추겼다.정치권의 책임 방기와 갈등 부추김은 과거에 국한되지 않는 현재 진행형의 문제다. 김민혁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지역감정에 기생하는 일부 무책임한 정치인들이 호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부추기면서 지역 혐오가 대중 속에서 확대·재생산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하상복 목포대 정치언론학과 교수 역시 “호남 소외 문제는 정치권의 프레임화와 분리되어 있지 않다”며 “보수정치권이 5·18 등에 대해 잘못된 정치적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시민사회가 왜곡된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5·18의 정쟁화…극우의 ‘놀이 문화’ 된 헤이트 스피치전라도 혐오에 가장 치명적인 이념적 낙인을 찍은 계기 가운데 하나는 5·18 민주화운동이다. 민주화 운동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지역 발전을 이루기는커녕, 되레 지역 혐오의 매개이자 타겟이 된 것이다.총칼로 권력을 찬탈했던 신군부는 학살을 정당화하기 위해 호남을 ‘간첩이 침투한 곳’, ‘폭도들의 도시’라는 공산주의 프레임으로 묶어 고립시켰다.공세는 1987년 민주화 체제와 맞물려 더 치열해졌다. 호남이 민주당 계열 정당의 확고한 지지 기반이자 민주화 선도 지역으로 자리 잡으면서다. 보수 정당과 극우 세력은 선거철마다 표를 결집하기 위해 호남을 고립시키는 정치공학적 모략을 반복했다.민주당마저 5·18을 정당의 정신적 뿌리로 삼으면서 적극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여야는 본격 정쟁화의 늪에 빠졌다. 5·18이 민주화의 숭고한 역사가 아닌 진영 간 사활을 건 정쟁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분석이다.극우 세력의 역사 왜곡이 온라인 공간과 결합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일베(일간베스트)를 위시한 극우 커뮤니티는 5·18 희생자들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밈(Meme)과 은어를 배설하기 시작했다.이들에게 호남 혐오는 더 이상 진지한 정치적 신념이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타인을 린치(집단 괴롭힘)하며 쾌감을 느끼는 일종의 ‘놀이문화’로 변질됐다.이에 5·18 기념재단은 본보 기획보도와 관련해 성명문을 내고 “왜곡과 조롱이 온라인을 타고 젊은 세대의 놀이문화로 소비되는 현 단계는 사실상 전라도에 대한 사회적 린치에 가깝다”며 “헤이트 스피치가 오프라인까지 오염시키고 있어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논평했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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