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위즈덤, "3루도? 2번도? 모두 OK"

입력 2025.03.26. 15:07 이재혁 기자
25일 3루수 겸 2번타자 출전
KBO 데뷔 첫 홈런·멀티히트
"숨통 트여...부담 안느낄 것"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페트릭 위즈덤이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정규시즌' 키움히어로즈와 경기 이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Sure! why not!"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외국인 새얼굴 페트릭 위즈덤이 KBO무대에 천천히 젖어들고 있다.

위즈덤은 지난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정규시즌' 키움히어로즈와 경기에서 2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주전 3루수로 활약을 예고했던 김도영이 개막전부터 이탈하자 이범호 감독이 고안해낸 묘수였다. 위즈덤은 KBO에서는 스프링캠프를 거쳐 시범경기, 정규시즌 개막 2연전까지 모두 1루수로 나섰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주로 3루수 포지션을 소화했다.

2022년에는 시카고컵스의 주전 3루수로 106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다만 KBO에서는 처음 소화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긴장을 했을 법도 하다. 여기다 2번 타순은 낯설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2번 타자 경력은 27경기 출전에 그친다.

이범호 KIA감독은 "(위즈덤의 2번 타자 겸 3루수 기용이)어려운 수이지만 시즌 초반 순위가 중요할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위즈덤이 미국에서 3루수를 많이 봤던 것이 생각났다"며 "컨디션이 시즌 초반에 빠르게 올라오는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점수를 어떻게든 많이 빼기 위해서는 앞으로 당겼다. 안타는 없지만 출루율이 좋은 부분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낯선 리그에서 익숙치 않은 환경까지 겹쳐 부담이 가중될수 있는 상황. 그러나 위즈덤이 기량을 뽐내는데 환경은 중요하지 않았던 듯 하다.

이날 위즈덤은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4회 상대 투수 김윤하의 4구째 144km 직구를 잡아당겨 KBO 데뷔 축포를 쏘아 올리더니 7회에는 적시타를 때려 타점을 올렸다. KIA타자들이 경기에서 전반적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지만 그 중에서도 위즈덤의 활약은 가장 반가웠다. 타선의 중심을 맡아줄 외국인타자가 2경기 연속 무안타로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나온 천금같은 결과였기 때문.

경기 후 만난 위즈덤은 "투수가 높은 직구를 던졌는데 배럴타구를 만들기에 적합한 공이 들어왔다. 그래서 생각보다 멀리 나간 듯 하다"고 홈런 상황을 되돌아봤다. 이어 "그동안 안타가 없어 조급했는데 이 홈런 이후로 조금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3루수 연습을 스프링캠프에서 했기 때문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수비도 잘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KBO에 와서 부담을 느낄 부분에서는 다 느꼈다. 이제는 스스로 부담감을 느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를 앞두고 (박)재현이 타이밍을 맞게 치라고 조언을 하고 갔는데 그 말을 듣고 눈이 번쩍 떠져서 홈런을 때려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위즈덤이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정규시즌' 키움히어로즈와 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KIA구단 제공.

KIA팬들의 우레와 같은 응원에 감사도 잊지 않았다. 위즈덤은 "팬들의 응원이 아주 열정적으로 느껴진다. 이 열정이 경기장에서 플레이를 할 때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 생활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위즈덤이다. 그는 "광주 생활이 너무 만족스럽다. 여기저기 돌아다녀보고 있다. 광주는 음식이 유명한데 맛있는 음식점을 많이 다녀보려고 한다. 나성범이 주문해준 산낙지가 굉장히 인상깊다. 맛보다는 식감이 특이해서 턱운동하는 것 같았다"고 좌중을 폭소케했다.

이범호 감독의 승부수가 통하면서 KIA는 경기에서 11-6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결과도 과정도 좋았던 만큼 위즈덤의 3루수 기용은 앞으로도 종종 볼 수 있을 듯 하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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