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세리머니 눈길...‘MZ투수’ 별명도
“어느상황에서든 싸울 수 있는 투수 될 것”
"(장)현식이 형의 공백이 있지만 타이거즈 하나돼서 이겨낼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올 시즌 또 하나의 히트상품을 배출했다.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에 5라운드 42순위로 지명된 곽도규는 데뷔 2년만에 잠재력을 실현시켰다.
곽도규는 올 시즌 71경기에 출전해 55.2이닝을 소화했고 4승 2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56으로 맹활약했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최지민의 예상외 부진에도 KIA가 큰 어려움 없이 V12를 달성한 원동력은 같은 좌완투수인 곽도규의 성장에 있다. 곽도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에 출전해 4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2승을 올려 2024 한국시리즈 다승왕이 되기도 했다.
곽도규는 경기 외적으로도 인상적인 세리모니 등을 선보이며 'MZ투수'라는 별명을 얻어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샀다.
30일 열렸던 카퍼레이드와 팬 페스타 행사를 가장 즐긴 선수도 곽도규를 꼽을 수 있다. 그는 KIA의 V12를 기념하는 카퍼레이드를 위해 2층 버스에 올라 금남로 5가부터 5.18 민주광장까지 1.2km를 달리며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989년 해태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4연패 이후 35년만의 카퍼레이드에 선수단도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
곽도규는 "확실히 우승이 즐겁고 기쁜 것 이란 사실을 느꼈다"며 "손을 흔들며 팬들과 인사하기 바빴다. 행사장에 올 때도 (윤)영철이와 함께 2층버스를 그대로 타고 왔는데 그때까지도 팬들이 반겨주셔서 머플러도 드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어 곽도규는 "지금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예년보다 조금 더 길게 쉬고 시즌 준비에 들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그는 2023년 데뷔한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첫 시즌에는 14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2년만에 필승조로 우뚝 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지난 11월 열렸던 '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그는 "국제무대에서는 배울 것도 많았고 자신감도 생겼다. 몸 상태가 좋고 안좋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국가대표는 변명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싸울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그런 목표도 생겼고 확실히 많은 것을 배운 시즌이었다"고 되돌아봤다.
2017년 이후 7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KIA가 2025년 한국시리즈 2연패의 금자탑을 쌓기 위해서는 곽도규가 맡을 팀의 허리 역할도 중요하다. 2024년 팀의 마당쇠이자 필승조로 활약했던 장현식이 FA를 통해 LG트윈스로 이적해 곽도규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
곽도규는 "(장)현식이 형이 이적을 했지만 괜찮다. 타이거즈의 이름 아래 뭉치면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며 "감독님, 단장님께서 잘 준비해주실 것이고 선수들은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단언했다. 이어 "달라지는 건 없다. 똑같이 준비할 것이다. 보직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사안이고 저는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이 준비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 [2025년 신년 특집] 'V12' KIA, 타이거즈 왕조 2기 구축 위해 달린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김도영이 한국시리즈서 홈런을 친 후 베이스를 돌고 있다. KIA구단 제공. ◆'왕조 수립' 위한 전력보강 몰두시즌이 끝난 직후 감독과 단장, 프런트 회의를 여는 등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KIA다.KIA는 시즌 후 열린 FA시장에서 필승조 장현식을 잃었다. 장현식의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52억원을 보장한 LG트윈스의 제안을 이기지 못했다. 총액 기준으로 엇비슷한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수는 보장액에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아쉬운 이별을 했지만 KIA는 '국가대표 마무리투수' 조상우를 영입하며 오히려 불펜을 강화했다. 또 FA권리를 행사한 소속 투수 임기영을 잔류시켰고 또 다른 FA자원 서건창과 협상테이블을 마련하며 전력 유지에 힘쓰고 있다.그 외에도 '평균자책점왕' 제임스 네일을 잔류시켰고 다른 외국인 투수 한 자리는 아담 올러로 교체했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만 5명을 영입한 KIA는 메이저리거급 투수 2명을 안고 선발진을 구축했다. 또 3년째 동행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결별하는 초강수를 뒀다.3년간 통산 타율 3할2리 63홈런 270타점 40도루에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뜻하는 WAR(스탯티즈 기준)은 11.76을 기록한 소크라테스는 지난해에도 타율 3할1푼에 27홈런 97타점으로 KIA의 우승에 크게 일조했다. 그러나 1루수 거포가 필요했던 내부사정 속에 KIA는 그와 이별하고 메이저리그 88홈런 경력을 갖춘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했다.올러와 위즈덤 모두 외국인선수 영입 최다액인 100만 달러를 꽉 채운 KIA는 이 둘의 활약을 기대하며 통 큰 투자를 감행했다.여기에 최근 코칭스태프 보직을 확정 지은 KIA는 프로야구 대권 2연패 도전에 본격 시동을 걸고 나섰다.KIA는 지난해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수비강화를 위해 마무리캠프에서부터 미츠마타 다이키를 수비 인스트럭터로 초빙했고 기존 1군 수비코치였던 박기남 코치를 2군으로 내려보내는 대신 김민우 코치를 재영입해 중책을 맡겼다. 최다실책팀의 오명을 벗겠다는 결연한 의지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외국인 투수 아담올러와 계약했다. KIA구단 제공.◆아기호랑이 '꾸준함' 과제이 같은 행보에 해를 바꾼 2025년도 KIA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았을 때 KIA가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KIA가 강해진 만큼 라이벌 팀들 역시 강해졌기 때문이다.가장 먼저 한국시리즈 상대였던 삼성라이온즈는 FA시장에서 최원태와 외국인투수 아리엘 후라도를 영입하며 약점인 선발진을 대폭 강화했다. 삼성은 데니레예스-후라도-원태인-최원태 등으로 이어지는 막강 앞문을 구축하게 됐다.LG 역시 장현식, 김강률의 영입으로 불펜을 강화하는 등 타팀들도 전력을 강화하며 KIA의 아성에 도전한다.이 뿐 아니라 KIA는 자체적으로 지워야 할 물음표가 여전히 남아있다. 일단 2024년 KBO MVP 김도영의 꾸준함이다. 지난 시즌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데뷔 전부터 잘할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잘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타율 3할4푼7리, 38홈런 109타점 40도루에 WAR은 8.51로 리그를 휘어잡았다.데뷔 3년 차에 이 정도 활약을 펼쳤으나 2025년에도 비슷한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쉽지 않다. 김도영이 어느 정도 성적을 올려주는지가 KIA의 성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마찬가지로 한준수, 곽도규, 김도현, 황동하 등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던 선수들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선발과 불펜, 안방에서 존재감이 뚜렷했던 이들인 만큼 2024년의 성적을 얼마나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다.패트릭 위즈덤. KIA구단 제공.◆'미친 존재감' 베테랑들 관리도 필요또 다른 물음표는 베테랑들의 존재감이다. '꾸준함'이라는 단어로 젊은 선수들과 궤를 같이 하지만 이들의 꾸준함은 조금은 다르다. 최형우, 양현종, 나성범, 김선빈 등 KIA의 우승에 큰 일조를 했던 베테랑 선수들이 1살씩을 더 먹는다.'불혹의 노장' 최형우는 2024년 타율 2할8푼에 22홈런 109타점으로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즌 중반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타점왕 경쟁에서 앞서며 역대 최고령 타점왕을 기대케 하기도 했다. 여전히 팀 내 존재감이 뚜렷한 만큼 만 42세를 맞이하는 2025년에도 활약이 필요하지만 장담하기는 어렵다.'대투수' 양현종도 29경기에서 171.1이닝을 던져 11승 5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졌다. 그러나 1988년생으로 만 37세를 맞이하는 올해에도 이와 같은 활약을 펼쳐줄 것인지는 미지수다. 자기관리에 워낙 투철한 양현종이지만 프로 통산 513경기에서 2천503.2이닝을 던졌다. 이닝 혹은 등판 간격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KIA의 주장 나성범도 1989년생으로 내년 만 36세가 된다. 지난 시즌 부상 속에 10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1리 21홈런 80타점을 기록했다. 슬래시라인은 나쁘지 않았지만 부상 복귀 후 좀처럼 경기력이 오르지 않아 노쇠화에 대한 우려가 일기도 했다. KIA가 2년 연속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주장이자 중심타자인 나성범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한국시리즈 MVP'에 빛나는 김선빈도 나성범과 동갑내기다. 작전수행이 능하고 컨택이 좋아 어느 타선에 배치되더라도 제 몫을 하는 김선빈이지만 해가 갈수록 2루 수비 범위가 줄어들고 있어 대체할 자원이 필요한 상황이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2024년 프로야구 우승을 차지했다. KIA구단 제공.◆반드시 피해야할 적 '부상'또 다른 과제는 '부상'이다. 우승을 차지한 2024년에도 KIA는 크고 작은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신음했다.대부분의 부상은 선발진에 집중됐다. 시즌 전 KIA가 구상했던 윌 크로우-제임스 네일-양현종-이의리-윤영철의 선발진에서 양현종을 제외한 4명이 모두 부상을 경험했다.가장 먼저 5월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낙마했고 이의리도 비슷한 시기 이탈했다. 윤영철은 허리에 피로골절을 호소하며 시즌 중반 사라졌고 네일은 타구에 턱을 맞는 아찔한 부상을 당했다. 결과적으로 네일과 윤영철은 복귀에 성공했으나 크로우는 방출의 쓴맛을 겪었고 이의리는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이에 황동하와 김도현이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했고 외국인 투수만 5명을 영입하는 등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선발진의 붕괴를 막았고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부상 악재는 반드시 피해야 할 요소다.타선에서도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박찬호, 나성범과 최형우, 윤도현, 박민, 이우성 등이 경기 중 다치며 전력 약화를 피하지 못했다. 내년 KIA가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부상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불펜 교통정리도 필요하다. 비시즌 조상우의 영입으로 기존 마무리 정해영과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 또 6월 돌아올 이의리의 공백을 메울 선발투수도 발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내야의 뎁스도 보다 두껍게 쌓아 올려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KIA는 2월부터 이어질 스프링캠프 기간 과제를 해결하며 통합 2연패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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