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여운은 없다 새로운 도전만 있을 뿐"

입력 2024.11.11. 15:31 이재혁 기자
선수단 이구동성 "우승은 잊었다"
"신인 7명 포함...가능성 넘쳐"
“선수들 성장 유심히 지켜볼 것”
손승락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투수코치. KIA구단 제공.

"우승 직후 딱 그때만 좋았습니다. 이제는 앞을 보고 달려가야 할 시기입니다."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마무리훈련이 한창이다. 이번 훈련에서는 손승락 수석코치가 이범호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았다. 그를 필두로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49명의 선수단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하며 통합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KIA지만 캠프 현장에서는 우승의 기쁨은 찾아볼 수 없다. 김기훈, 유승철 등 선수들을 포함해 정재훈 투수코치, 홍세완 타격코치 등도 "우승은 그때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는 잊고 앞으로 다가올 일을 대비하겠다는 것.

이들의 말처럼 KIA는 시즌 종료 직후부터 현장과 프런트가 모두 바쁘게 움직이며 내년 시즌 대비에 몰입하고 있다.

손 수석은 "'이범호 감독님께서 선수들이 정말 마음껏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며 "선수들의 마음을 알아주니 선수들도 야구장 안에서 '내가 해보겠다'. '팀이 잘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기고 그러다보니 중반을 넘어가며 팀이 더 탄력을 받았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3차전에 패배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을 법했는데 감독님께서는 선수들이 '이렇게 편해도 되나'싶을 정도로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셨다. 분위기 자체가 '우리가 우승을 할 것'이라는 분위기였다"며 "선수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시니 선수들도 긍정의 힘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우승의 기쁨도 잠시. 이제는 마무리캠프 지휘에 여념이 없는 손 수석은 "이제 훈련이 1턴을 돌았는데 누구 하나 뽑을 것 없이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모두 잘 움직이고 있다"며 "신인들도 7명이나 이번 캠프에 포함됐는데 이름부터 외워야겠다"고 웃으며 "관심있게 지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이번 마무리캠프에는 KIA가 지난 '2025 KBO신인드래프트'에서 뽑은 11명의 선수 중 7명이 대거 포함돼 코칭스태프 앞에서 첫선을 보이고 있다. 아직 아마추어의 탈을 벗지는 못했으나 충분한 재능과 패기, 가능성이 보인다는 후문.

손 수석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투수들은 불펜에서 던지는 것과 타자가 섰을 때가 다르다. 공격적인지 소심한지는 그때 가야 볼 수 있다. 불펜피칭만 보고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가볍게 밸런스 위주로 던졌는데 신인 투수들이 모두 공이 좋았다. 앞으로 기대해볼만 하다"고 웃었다.

그는 "11일 오늘도 오전에 야수들은 수비훈련, 오후엔 배팅과 야간 연습도 잡혀 있다"며 "우리가 우승팀이지만 우승팀이란 것을 모를 정도로 지금 마무리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은 정말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우승팀이라 팀 분위기는 밝고 좋다"고 덧붙였다.

KIA가 내년 혹은 내후년 다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아기 호랑이들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손 수석은 "투수 파트의 정재훈 코치님과 타격 파트의 홍세완 코치님께서도 많은 생각을 하면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계시다"며 "계속 피드백을 저 혹은 감독님께 전달할 것인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캠프가 끝날 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일본 오키나와=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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