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7명 포함...가능성 넘쳐"
“선수들 성장 유심히 지켜볼 것”
"우승 직후 딱 그때만 좋았습니다. 이제는 앞을 보고 달려가야 할 시기입니다."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마무리훈련이 한창이다. 이번 훈련에서는 손승락 수석코치가 이범호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았다. 그를 필두로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49명의 선수단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하며 통합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KIA지만 캠프 현장에서는 우승의 기쁨은 찾아볼 수 없다. 김기훈, 유승철 등 선수들을 포함해 정재훈 투수코치, 홍세완 타격코치 등도 "우승은 그때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는 잊고 앞으로 다가올 일을 대비하겠다는 것.
이들의 말처럼 KIA는 시즌 종료 직후부터 현장과 프런트가 모두 바쁘게 움직이며 내년 시즌 대비에 몰입하고 있다.
손 수석은 "'이범호 감독님께서 선수들이 정말 마음껏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며 "선수들의 마음을 알아주니 선수들도 야구장 안에서 '내가 해보겠다'. '팀이 잘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기고 그러다보니 중반을 넘어가며 팀이 더 탄력을 받았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3차전에 패배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을 법했는데 감독님께서는 선수들이 '이렇게 편해도 되나'싶을 정도로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셨다. 분위기 자체가 '우리가 우승을 할 것'이라는 분위기였다"며 "선수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시니 선수들도 긍정의 힘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우승의 기쁨도 잠시. 이제는 마무리캠프 지휘에 여념이 없는 손 수석은 "이제 훈련이 1턴을 돌았는데 누구 하나 뽑을 것 없이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모두 잘 움직이고 있다"며 "신인들도 7명이나 이번 캠프에 포함됐는데 이름부터 외워야겠다"고 웃으며 "관심있게 지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이번 마무리캠프에는 KIA가 지난 '2025 KBO신인드래프트'에서 뽑은 11명의 선수 중 7명이 대거 포함돼 코칭스태프 앞에서 첫선을 보이고 있다. 아직 아마추어의 탈을 벗지는 못했으나 충분한 재능과 패기, 가능성이 보인다는 후문.
손 수석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투수들은 불펜에서 던지는 것과 타자가 섰을 때가 다르다. 공격적인지 소심한지는 그때 가야 볼 수 있다. 불펜피칭만 보고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가볍게 밸런스 위주로 던졌는데 신인 투수들이 모두 공이 좋았다. 앞으로 기대해볼만 하다"고 웃었다.
그는 "11일 오늘도 오전에 야수들은 수비훈련, 오후엔 배팅과 야간 연습도 잡혀 있다"며 "우리가 우승팀이지만 우승팀이란 것을 모를 정도로 지금 마무리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은 정말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우승팀이라 팀 분위기는 밝고 좋다"고 덧붙였다.
KIA가 내년 혹은 내후년 다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아기 호랑이들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손 수석은 "투수 파트의 정재훈 코치님과 타격 파트의 홍세완 코치님께서도 많은 생각을 하면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계시다"며 "계속 피드백을 저 혹은 감독님께 전달할 것인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캠프가 끝날 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일본 오키나와=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 KIA 곽도규 "타이거즈로 뭉쳐서 KS2연패 도전"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왼쪽)가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팬페스타'에서 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장)현식이 형의 공백이 있지만 타이거즈 하나돼서 이겨낼 수 있습니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올 시즌 또 하나의 히트상품을 배출했다.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에 5라운드 42순위로 지명된 곽도규는 데뷔 2년만에 잠재력을 실현시켰다.곽도규는 올 시즌 71경기에 출전해 55.2이닝을 소화했고 4승 2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56으로 맹활약했다.'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최지민의 예상외 부진에도 KIA가 큰 어려움 없이 V12를 달성한 원동력은 같은 좌완투수인 곽도규의 성장에 있다. 곽도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에 출전해 4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2승을 올려 2024 한국시리즈 다승왕이 되기도 했다.곽도규는 경기 외적으로도 인상적인 세리모니 등을 선보이며 'MZ투수'라는 별명을 얻어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샀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오른쪽)가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팬페스타'에서 팬사인회에 응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30일 열렸던 카퍼레이드와 팬 페스타 행사를 가장 즐긴 선수도 곽도규를 꼽을 수 있다. 그는 KIA의 V12를 기념하는 카퍼레이드를 위해 2층 버스에 올라 금남로 5가부터 5.18 민주광장까지 1.2km를 달리며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989년 해태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4연패 이후 35년만의 카퍼레이드에 선수단도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한국시리즈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세리모니를 취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곽도규는 "확실히 우승이 즐겁고 기쁜 것 이란 사실을 느꼈다"며 "손을 흔들며 팬들과 인사하기 바빴다. 행사장에 올 때도 (윤)영철이와 함께 2층버스를 그대로 타고 왔는데 그때까지도 팬들이 반겨주셔서 머플러도 드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이어 곽도규는 "지금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예년보다 조금 더 길게 쉬고 시즌 준비에 들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그는 2023년 데뷔한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첫 시즌에는 14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2년만에 필승조로 우뚝 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지난 11월 열렸던 '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그는 "국제무대에서는 배울 것도 많았고 자신감도 생겼다. 몸 상태가 좋고 안좋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국가대표는 변명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싸울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그런 목표도 생겼고 확실히 많은 것을 배운 시즌이었다"고 되돌아봤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한국시리즈에서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2017년 이후 7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KIA가 2025년 한국시리즈 2연패의 금자탑을 쌓기 위해서는 곽도규가 맡을 팀의 허리 역할도 중요하다. 2024년 팀의 마당쇠이자 필승조로 활약했던 장현식이 FA를 통해 LG트윈스로 이적해 곽도규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곽도규는 "(장)현식이 형이 이적을 했지만 괜찮다. 타이거즈의 이름 아래 뭉치면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며 "감독님, 단장님께서 잘 준비해주실 것이고 선수들은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단언했다. 이어 "달라지는 건 없다. 똑같이 준비할 것이다. 보직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사안이고 저는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이 준비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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