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 7년만 통합우승
역대 2번째로 연고지 광주서
7년간 움츠렸던 호랑이의 포효가 2024년을 지배했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 BANK KBO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5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IA는 7전 4선승제로 열리는 한국시리즈에서 4승 1패로 12번째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11번째 우승을 차지한 2017년 이후 7년만이다. KIA로 간판을 바꿔 단 이후에는 2009년과 2017년에 이어 3번째 우승 트로피.
이번 우승이 더욱 의미있는 이유는 지난 1987년 이후 37년만에 연고지 광주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기 때문이다. 이제껏 11번의 우승을 차지한 KIA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9번, 광주에서 1번, 대전에서 1번 우승을 차지했다. 때문에 많은 팬들이 광주에서 우승 현장을 직관하고 싶어했고 KIA는 팬들의 소망을 이번 우승으로 현실화했다.
KIA는 경기 초반 선발투수로 나선 양현종이 예상외로 부진하며 고전했다. 양현종은 1회부터 르윈디아즈와 김영웅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맞는 등 2.1이닝 동안 41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3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KIA는 1회 곧바로 추격점을 뽑았지만 양현종이 3회에도 디아즈에게 홈런을 맞자 곧바로 김도현을 마운드에 오르며 승부수를 던졌다.
마운드에 오른 김도현은 정규시즌 삼성에 강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넘겨줄 수 있는 위기에서 김도현은 2.1이닝을 3탈삼진 1사사구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곽도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도현이 버티는 사이 타선은 삼성마운드 공략에 나섰다. 2-5로 뒤진 5회 말 공격서 KIA는 선두타자 최형우의 포스트시즌 역대 최고령 홈런(40세 10개월 12일 종전 40세 1개월 25일 SSG랜더스 김강민)을 신호탄으로 타올랐다. 김태군-이창진의 연속 볼넷에 박찬호의 유격수 땅볼, 김선빈의 볼넷으로 2아웃 만루를 만들었고 상대 투수 김윤수의 공이 포수 뒤로 빠진 사이 2점을 획득하며 5-5 균형을 맞췄다.
분위기를 탄 KIA는 내친김에 역전에 성공했다. 6회 선두타자 소크라테스브리토의 안타와 상대 폭투, 최형우의 2루 땅볼 등으로 만든 1사 1,3루에서 김태군이 내야안타를 때려내며 6-5로 기어이 경기를 뒤집었다.
이날 경기의 최고 위기는 8회 초 찾아왔다. 삼성의 류지혁이 볼넷, 김헌곤의 번트, 김영웅의 볼넷, 박병호의 사구 등으로 만들어진 2사 만루의 위기.
KIA는 불펜에서 가장 강한 카드 마무리 정해영을 올렸다. KIA벤치의 승부수였다.
정해영은 이재현에게 초구 볼을 던졌으나 2구째 146km/h 직구로 유격수 뜬공처리하며 위기를 건넜다.
위기를 넘긴 KIA는 8회 말 추가득점으로 삼성의 추격권에서 달아났다. 1사 후 이창진이 안타로 출루했고 박찬호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내며 7-5로 2점차 간격을 벌렸다.
9회 초 KIA는 정해영이 삼성의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고 V12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 KIA 곽도규 "타이거즈로 뭉쳐서 KS2연패 도전"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왼쪽)가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팬페스타'에서 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장)현식이 형의 공백이 있지만 타이거즈 하나돼서 이겨낼 수 있습니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올 시즌 또 하나의 히트상품을 배출했다.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에 5라운드 42순위로 지명된 곽도규는 데뷔 2년만에 잠재력을 실현시켰다.곽도규는 올 시즌 71경기에 출전해 55.2이닝을 소화했고 4승 2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56으로 맹활약했다.'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최지민의 예상외 부진에도 KIA가 큰 어려움 없이 V12를 달성한 원동력은 같은 좌완투수인 곽도규의 성장에 있다. 곽도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에 출전해 4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2승을 올려 2024 한국시리즈 다승왕이 되기도 했다.곽도규는 경기 외적으로도 인상적인 세리모니 등을 선보이며 'MZ투수'라는 별명을 얻어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샀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오른쪽)가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팬페스타'에서 팬사인회에 응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30일 열렸던 카퍼레이드와 팬 페스타 행사를 가장 즐긴 선수도 곽도규를 꼽을 수 있다. 그는 KIA의 V12를 기념하는 카퍼레이드를 위해 2층 버스에 올라 금남로 5가부터 5.18 민주광장까지 1.2km를 달리며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989년 해태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4연패 이후 35년만의 카퍼레이드에 선수단도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한국시리즈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세리모니를 취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곽도규는 "확실히 우승이 즐겁고 기쁜 것 이란 사실을 느꼈다"며 "손을 흔들며 팬들과 인사하기 바빴다. 행사장에 올 때도 (윤)영철이와 함께 2층버스를 그대로 타고 왔는데 그때까지도 팬들이 반겨주셔서 머플러도 드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이어 곽도규는 "지금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예년보다 조금 더 길게 쉬고 시즌 준비에 들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그는 2023년 데뷔한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첫 시즌에는 14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2년만에 필승조로 우뚝 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지난 11월 열렸던 '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그는 "국제무대에서는 배울 것도 많았고 자신감도 생겼다. 몸 상태가 좋고 안좋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국가대표는 변명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싸울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그런 목표도 생겼고 확실히 많은 것을 배운 시즌이었다"고 되돌아봤다.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한국시리즈에서 역투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2017년 이후 7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KIA가 2025년 한국시리즈 2연패의 금자탑을 쌓기 위해서는 곽도규가 맡을 팀의 허리 역할도 중요하다. 2024년 팀의 마당쇠이자 필승조로 활약했던 장현식이 FA를 통해 LG트윈스로 이적해 곽도규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곽도규는 "(장)현식이 형이 이적을 했지만 괜찮다. 타이거즈의 이름 아래 뭉치면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며 "감독님, 단장님께서 잘 준비해주실 것이고 선수들은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단언했다. 이어 "달라지는 건 없다. 똑같이 준비할 것이다. 보직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사안이고 저는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이 준비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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