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부터는 격일·3일 단수 현실화
먹고, 씻고 제한... 생활 불편 상상 초월
절수운동 효과 아직... 대규모 동참 절실

광주와 전남지역 최악의 가뭄으로 내년 초부터 격일 또는 3일 급수제 시행이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실생활 불편 범위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한급수가 시행되면 단순히 수돗물 공급에 차질을 빚는 차원을 넘어 보일러나 정수기 등의 가동도 멈춰야하기 때문인데, 관계당국은 아직 미비한 전 시민 절수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등에 주력하고 있다.
27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주 식수 공급원인 화순 동복댐과 순천 주암댐 2개 댐의 저수율은 31%를 유지하고 있다. 저수량으로 따지면 동복댐은 약 2천900만 톤으로 예년 대비 40% 수준, 주암댐은 약 1억 4천300만 톤으로 예년 대비 50%다.
동복댐 물은 용연정수장을 통해 광주 동·북구 60만명(하루 20만톤)에게, 주암댐 물은 덕남정수장에서 서·남·광산구 85만(하루 30만톤) 시민에게 공급되는 구조로, 현재 속도라면 각각 130일, 160일 후면 완전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는 연중 비가 가장 적게 내리는 갈수기에 돌입 한데다 기상청 3개월 전망에서도 올 겨울 적설량이 적을 것으로 예측된 만큼 최악 상황 대비 시나리오까지 검토하고 있다.
현행 '광주시 식용수 사고 현장 조치 행동 매뉴얼'은 동복댐 저수율이 7% 아래로 내려가면 격일제 제한급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이르면 내년 2월부터라도 일정기간 수돗물 공급을 차단하는 제한급수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격일제와 시간제, 구역별 단계화 등 구체적인 방식만 정해지지 않았을 뿐 단수 시행 계획은 불변하다는 것이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광주 전역에 실제 단수가 단행된다면, 1992년12월21일부터 1993년 6월1일까지 156일 동안 지역에 내려졌던 격일제 급수 이후 30년 만이다.
단수가 단행되면 기본적인 실생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물을 필수 기반으로 운용되는 보일러, 정수기, 비데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겨울철 난방은 물론 밥을 짓고, 물을 마시고, 몸을 씻고, 빨래를 해결하는 문제도 어렵게 된다.
제합 급수되는 물 역시 현재 촘촘한 정수 과정을 거쳐 제공되는 식수원과 다른 수질이 제공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가정은 물론 식당, 병원, 사무실, 관공서 등의 타격 역시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시가 서둘러 제한급수 카드를 만지고 있는 데는 한 달 여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전 시민 20% 절수 운동 효과가 아직 미비한 탓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하루 48만4천여톤이었던 지역 수돗물 공급량은 지난주 집계 3~4천여톤, 5% 내외가 줄어드는데 그쳤다. 구체적인 수치는 실제 계량기 검침 결과가 종합 취합되는 12월 초·중순 확인되지만, 절수 캠페인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 있는 수치 라는게 광주시 내부 분석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생활 속 절수운동에 동참하도록 적극 독려하는 동시에 수도 관련 조례를 개정해 절감 수준만큼 공공요금을 감면하는 등의 경제적 혜택 제공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정삼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장은 "극심한 가뭄에 따른 주요 식수원 고갈 위기 극복을 위해 시민운동 전개는 물론 대체 수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영산강 취수는 물론 지하수 관정 개발이나 자연취수가 불가능한 취수탑 아래의 물, 이른바 '사수(死水)'까지 끌어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제한급수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노력에 시민 한 분, 한 분이 동참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최근 행정안전부는 광주지역 가뭄 대책 추진을 위해 특별교부세 전체 55억원 중에서 19억원을 배정했다. 지하수 개발 사업 명목으로 광주시는 하루 최대 4만 톤의 용수 추가 확보를 위해 동복댐 상류 5개 유입 하천의 관정 개발 또는 정수장 주변 지하수 개발에 착수했다. 다만 타당성 검토 등 사전 행정작업을 거쳐야 해 사업 완료는 빨라도 내년 5월로 전망된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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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세우는 사이 또 사고···'투신다리'된 제석산 구름다리 21일 오전 한 시민이 광주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를 걷고 있다. 강주비 기자 광주 제석산 구름다리에서 2개월여 만에 또다시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수년째 사고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지자체의 대응이 늦어지면서 '투신다리'라는 오명만 짙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21일 광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14분쯤 광주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 아래 도로에서 30대 남성 A씨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A씨가 구름다리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해당 구름다리에서는 지난 2월에도 40대 남성 B씨가 신변을 비관해 투신해 숨진 바 있다.이처럼 제석산 구름다리는 오랜 기간 추락 사고가 이어져 온 곳으로, 2017년 이후 현재까지 총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도별로는 2017년 2건, 2018년 1건, 2022년 1건, 2024년 1건, 올해 2건 등이다.관할 지자체인 광주 남구는 2020년 펜스 높이를 기존 1.2m에서 2.0m로 상향 설치하며 안전 대책을 시행했지만, 이후에도 사고가 잇따르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이에 남구는 행정안전부의 '범죄예방 안심 도시 광주 만들기' 공모에 선정돼 확보한 교부금 2억원을 활용해 지난 1월 안전시설물 설치, 방범용 CCTV 설치, 경관조명 개선 등 3개 과업에 대한 용역을 의뢰했다.당초 3월까지 용역을 마치고 올 상반기 내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용역 업체와의 계약 문제로 일정이 지연되며 용역 기한이 5월 말로 늦춰졌다. 이에 따라 공사 역시 상반기에 마무리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남구는 용역 계약 기한 이전이라도 안전시설물에 대한 기본 구상이 마무리되면 즉시 행정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사업이 본격 추진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력하게 검토되던 추락방지망 설치안이 바람 등으로 인해 2차 사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사실상 백지화됐기 때문이다.남구 관계자는 "제석산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골짜기 지형이라 방지망이 오히려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며 "다리 윗쪽을 막는 덮개 설치도 고려했지만, 오히려 위에 올라가는 사고 가능성 등 부작용 우려가 있어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정창수 광주 남구의원은 "CCTV를 통한 관제센터 모니터링을 도입하고, 서울 마포대교의 'SOS 생명의전화기'처럼 즉각적인 심리 개입이 가능한 시스템도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구름다리를 생태터널로 복원하는 방식까지 포함해 다각도의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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