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안 거부 후 첫 만남…성과 미지수
김문수 의원 등 ‘현수막 다툼’ 갈등 심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국립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목포대와 순천대의 대학 통합 논의가 재개된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시장 인수위원회 격인 대전환기획위원회의 중재안이 무산된 이후 양 대학이 처음으로 마주 앉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다만 의대 캠퍼스 입지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여전한 데다 지역 사회 갈등도 확산하고 있어 극적인 합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목포대와 순천대는 20일 오후 대학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학 통합과 국립의대 설립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한다. 회의 장소와 참석 범위는 최종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순천대가 대전환기획위원회의 절충안을 거부한 이후 목포대에 직접 협의를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앞서 대전환기획위원회는 국립의대 2030년 개교를 위해서는 이달 안에 교육부에 대학통합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1대학 2병원’ 절충안을 제시했다.
중재안은 목포에 통합 대학본부와 의과대학을 설치하고 순천에는 500병상 이상 규모의 대학병원을 우선 설립한 뒤, 목포에도 대학병원을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목포대는 조건 없이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순천대는 “편향된 제안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대전환기획위원회는 추가 중재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도 양 대학이 자율 협의를 통해 합의할 경우 그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은 정치권 중재 없이 대학 간 직접 대화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양 대학은 지난 2024년 11월 통합대학을 설립하고 국립의대를 신설해 동·서부권에 각각 대학병원을 설치하기로 합의했지만, 의대 캠퍼스 입지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1년 넘게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전남광주 통합 전인 전남도는 대학 통합을 통해 정부 목표인 2030년보다 앞선 2028년 의대 개교를 추진했지만,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이제는 정부 목표인 2030년 개교 마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간도 촉박하다. 2030년 개교를 위해서는 다음 달 예정된 의대 정원 공모 절차에 대비해야 하고, 늦어도 이달 말까지 교육부에 대학통합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역 사회 갈등도 점차 격화하고 있다. 순천 지역에서는 김문수 의원(더불어민주당·순천·광양·곡성·구례갑)이 순천대를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자 순천대 구성원들이 이를 반박하는 현수막을 게시하며 여론전이 벌어지고 있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긴급 호소문을 통해 양측에 현수막 자진 철거를 요청하고, 기한 내 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치권과 대학이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국립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대화와 협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계자는 “인수위 중재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이번 회의가 두 대학이 자율적으로 통합을 논의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필수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국립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합의에 이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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