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사 공백 속 농정 책임자 ‘하와이 출장’ 논란

입력 2026.03.19. 10:39 이정민 기자
모 농축산식품국장 출장 도마…"굳이 국장급 간부가"
유가 급등·농가 부담 가중에도 해외 일정 강행 비판
전남도청.(사진=뉴시스)

김영록 전남지사의 6·3지방선거 출마로 인해 도정 공백이 불가피한 가운데 도청 농축산식품국장이 미국 하와이 장거리 출장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도정 최고 책임자인 도지사의 부재 속에 전남·광주 행정통합 준비로 조직 내부가 안정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면 해외 출장 보다는 직무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A 농축산식품국장 등 공무원 3명은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4박6일 일정으로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와 빅아일랜드를 방문하는 출장에 들어갔다.

예산은 숙박비, 식비, 항공비 등 1인당 400여만원씩 총 1천200여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정은 ‘2026 하와이 바이오경제 이행 포럼’ 참석을 중심으로 전남 친환경농업 정책을 소개하고 농산물 수출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현지 관계자 면담과 유통시장 조사 등이 포함돼 있다.

A국장 등은 포럼 참석 외에도 빅아일랜드 시장 면담, 에너지 관련 시설 방문, 현지 유통업체 방문 등을 통해 친환경농산물의 해외 판로 확대 가능성을 점검하고 향후 국제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도청 내부에서 조차 이번 출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수출협약 등 가시적 성과가 아닌 정책 교류 성격의 포럼 행사인 만큼 국장급 간부가 직접 참석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공직자는 “실무 담당자가 참석해도 큰 차이가 없는 행사인데 국장이 직접 장거리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내부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농정 현안 대응과의 괴리도 문제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농민들의 유류비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전남도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대책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농가 부담, 농산물 가격 하락 등 당장 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농정 책임 부서 수장이 자리를 비운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6일 함평에서 영광·나주·무안에 이어 네번째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확산 우려가 나오는 등 시급한 농정 현안을 두고 장거리 해외 출장을 강행했어야 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A 국장은 무등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출장의 성과로 하와이 측의 ‘2026 여수 세계 섬 박람회’ 참가 의사와 친환경 농산물 수출 협의 등을 강조하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하와이 주 정부와 의원들을 만나 박람회에 30명 규모로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고, 현지 유통업체와 접촉해 농산물 납품 확대 가능성을 논의했다”며 “친환경 농산물 수출과 관광·전세기 노선 등 협력 방안도 함께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사 부재 상황에서도 실무진이 사전에 교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친환경 농업과 재생에너지 정책을 홍보하고 향후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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