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벼 깨씨무늬병 피해 '전국 36%'···고흥 극심

입력 2025.10.15. 09:58 이정민 기자
벼 재배면적 14만2천ha 중 1만6천ha 피해 발생
농식품부, 벼깨씨무늬병 농업재해인정…농민 환영
도, 발병 농가 집중 관리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올해 벼 재배농가를 덮친 '깨씨무늬병'의 전남지역 피해가 전국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남이 병해충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지난 여름 이상고온과 열대야, 장기 장마 등이 겹친 기상 재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기후 패턴이 근본적으로 바뀐 만큼 상시적 관리체계 구축과 함께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14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전남지역 22개 시·군의 벼 재배면적 14만2천402㏊ 가운데 1만3천330㏊에 깨씨무늬병이 발병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총 면적 대비 피해 발생율이 9.3%에 달한다. 같은 날 기준, 전국 발병 면적은 3만6천320㏊다. 전남지역의 피해가 36%를 차지한 것이다.

이 가운데 고흥이 2천㏊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해남(1천760㏊)과 신안(1천200㏊), 무안(1천15㏊), 강진(1천48㏊) 등이 뒤를 이었다.

깨씨무늬병은 벼 잎·줄기·이삭에 깨씨 모양의 암갈색 타원형 반점이 생기는 곰팡이병이다. 벼 이삭이 패기 직전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급속히 번진다. 병원균이 이삭 표면에 감염되면 벼알이 갈색으로 변해 품질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수확량이 최대 30~40%까지 감소한다.

무기성분이 결핍되거나 고온의 날씨가 지속될 때 자주 발병한다. 올해 전남지역 여름철 열대야 일수는 25.7일로 평년보다 14.6일 늘었고, '가을장마'로 병해 발생 환경이 장기간 유지되며 피해가 확산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광주기상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2025년 9월 기후 특성' 자료를 보면, 광주·전남 평균기온은 24.8도로 평년보다 2.8도 높았다. 또 올해 9월 전남의 폭염·열대야 일수는 모두 2.9일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그 만큼 고온다습한 기후가 되면서 깨시무늬병 확산에 최적의 조건이 마련된 것이다.

다만, 정부가 해당 병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면서 피해 농민들은 한숨을 돌렸다. 이 과정에서 전남도는 지난해 벼멸구 피해에 대한 농업재해 인정 경험을 바탕으로 피해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직접 피해 벼 수확량을 조사하고, 피해 현황자료를 별도로 수집·분석해 중앙정부를 설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농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올해 이상고온 등으로 발생한 벼 깨씨무늬병을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피해 조사를 거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피해 조사를 실시한 후 재난지원금을 신속히 지급할 계획이다.

농민들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과 쌀협회 광주전남본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농식품부는 올해 폭우·폭염, 8월 이후 60일이 넘는 열대야 현상, 9월 이후 7주 연속 지속된 가을장마 등 이상기후가 벼깨씨무늬병 발생과 확산의 주요 원인임을 인정했다"며 "벼 수확 전 신속한 조사를 위해 마을 이장을 피해조사 주체로 인정하고 피해 벼 매입가를 공공비축미 매입가의 90% 수준으로 책정해야 한다"면서 농업재해보험 할증 원천 중지도 주문했다. 전남도 역시 이상고온 등으로 인한 농작물 병해충 피해율 산정기준 마련을 정부에 건의하고 신속한 피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한 깨씨무늬병 발병 농가를 집중 관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영록 지사는 환영문을 통해 "신속한 결정을 내려준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이상기후에 더욱 철저히 대응해 탄탄한 농업 안전망을 구축해 나가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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