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개항' 흑산공항, 철새 충돌 문제 없나

입력 2025.01.05. 17:09 이정민 기자
대체 서식지 6곳 확보…콘크리트 구조물 설치도 안해
광주·전남 환경단체 "'철새 이동로' 전면 백지화" 촉구
전남 신안 흑산공항 조감도. (이미지=전남도 제공) photo@newsis.com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주된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이 지목되면서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흑산공항에 대해 안전성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흑산공항 부지는 철새 서식지 주변이라는 이유로 환경단체가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5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항공청이 발주한 흑산공항은 1천833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7년 개항을 목표로 건립 추진 중이다.

흑산공항은 신안군 흑산면 예리 산 11번지 일원 68만3천㎡ 부지에 활주로, 계류장, 터미널 등을 갖출 예정이다.

지난해 실시설계를 마친 흑산공항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과정에서 환경성·경제성·안전성 문제에 대한 위원 간 이견으로 지난 2017년 12월 후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실시설계 결과 80인승 비행기 운항으로 수정돼 활주로(길이 1천200m·폭 30m)를 만들고 종단안전구역과 착륙대를 넓히도록 했다.

당초 흑산공항은 50인승 경비행기 운항을 계획했지만, 세계적으로 50인승 생산이 중단된데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80인승 운항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하지만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해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흑산도에는 흑비둘기, 멧새, 동박새 등 다양한 철새가 거쳐 가는 서식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신안군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류 충돌을 막고자 흑산도 주변에 철새 대체서식지 6곳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겨울이면 공항 예정 부지 반대편에 먹이가 부족한 철새를 위해 봄동을 심어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또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 착륙하면서 충돌한 콘크리트 구조물은 흑산공항에는 설치되지 않으며 항행안전시설인 로컬라이저는 공항 인근 산등성이에 설치될 예정이다.

하지만 광주·전남지역 환경단체는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환경운동연합과 전남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사고 직전 관제탑의 조류 충돌 경보가 있었고 생존자 증언 등을 볼 때도 조류 충돌이 참사의 1차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토교통부는 흑산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환경단체들은 흑산도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에 포함된 데다가 흑산도와 홍도는 국내 철새 개체 80%가 쉬어가는 곳인 만큼 위험성을 다시 고려해야 한다"며 "흑산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한국환경정책평가원, 국립생태원, 국립환경과학원,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 등 환경부 산하 연구기관도 모두 '반대' 입장을 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국립공원 일부를 해제하고 공항 건설 계획이 심의를 통과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남도는 흑산공항이 건설되면 현재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6시간 이상 걸리던 소요 시간이 1시간대로 줄어들고, 교통약자인 오지·도서 지역주민과 관광객 이동권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역관광 등 산업 활성화로 연간 1천535억원의 생산유발효과, 645억원의 부가가치, 1천189명의 고용 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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