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지원사업 좋다더라’ 입소문 퍼지며 경쟁 치열
탈락자 항의 거세, 혜택 늘리자니 예산 부담 커져 고민
전남도의 인구 정책 중 하나인 '보금자리 지원사업'이 해를 거듭할수록 높은 인기를 보이고 결혼과 출산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등 지역의 인구 증가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특히 주택 구매비의 이자를 지원하는 '보금자리 지원사업'은 화순군과 목포시 등 전남 지자체 곳곳에서 시행 중인 '만원 주택'과 함께 인구 증가의 '쌍두마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한정된 수요만 혜택을 받을 수밖에 없어, 탈락자들의 항의로 도와 시군 업무가 마비되는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예산 부담이 커 사업을 마냥 확대할수도 없는 실정이다.
20일 전남도에 따르면 주거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줄여 전남에 청년층의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해 집 걱정 없이 결혼·출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청년·신혼부부·다자녀 가정이 수월하게 정착할 수 있는 자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보금자리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혼부부·다자녀가정을 위한 보금자리 지원사업은 지난 2019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도비와 시군비를 합쳐 전남 22개 시군에 거주하는 신혼부부나 다자녀가정이 주택을 구입할 때 받은 대출금의 이자를 매월 최대 25만원씩 3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신규 450가구 등 1천711가구가 이자 지원을 받고 있다.
시행 초기에는 5만~15만원씩 지원하면서 크게 관심을 못받았지만, 2021년 15만원씩 지원하면서 지역민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혜택을 늘리기 위해 지원금을 25만원으로 늘린 2023년부터는 지원자가 더 늘었다.
409가구를 뽑은 2021년에는 경쟁률이 1대 1에 머물렀지만, 2022년에는 지원자가 늘기 시작했다. 420명을 선정하는 2022년에는 461명이 몰려 1.1대 1을 기록하더니 436명을 선정하는 2023년에는 550명이 몰려 1.26대 1로 경쟁률이 높아졌다. 450명을 선정하는 올해는 686명이 몰려 1.62대 1로 더 치열해 졌다.
전남도의 주거비 지원 사업은 결혼 건수와 출생아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 10월까지의 올해 결혼 건수는 537건으로 전년에 비해 12.6% 늘었고, 출생아도 206명으로 지난 해보다 3.07% 증가했다.
청년 취업자 주거비 지원사업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행 초기 1년동안 매월 10만원의 주거비를 지원하다 20만원으로 늘렸고, 지원 대상도 39세에서 45세로 확대하면서 청년 취업자들의 지역 정착을 돕고 있다.
전남도는 수요자 맞춤형 주거비 지원 사업의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보금자리 지원사업'이 '만원주택'과 함께 지역에 정착하려는 청년·신혼부부의 가장 큰 걸림돌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금자리 지원사업이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담당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탈락한 지원자들이 지원 동기 등 구구절절한 사연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지원자 선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탈락을 수용하지 못하는 지원자도 있었다. 실제 한 지자체 공무원은 4시간 동안 민원인과 통화에 시달리기도 했다. 다른 지자체는 다수의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고,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등 인기를 넘어 과다경쟁의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기존 선정자와 신규 선정자가 2년간 겹치면서 사업비가 크게 늘기 때문에 무작정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전남도 관계자는 "보금자리 지원사업 액수가 늘면서 지원자가 늘고, 결혼·출생도 증가해 사업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인기가 높아진 만큼 더 많은 지역민에게 혜택을 드리고 싶지만, 예산 문제때문에 확대할 수 없어 고민이 깊다"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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