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재난에 몸살앓는 농업
스마트팜으로 이상기후 대응
고령화·청년농 감소·낮은 인식
확신 저조…農道 경쟁력 '뚝'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 거점
미래농업 전진기지 기대감↑

지독한 가뭄과 예상치 못한 폭우, 누그러지지 않는 폭염 등 점점 심각해지는 이상기후에 농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이상기후는 농업 생산 감소를 야기해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봄철 이상저온과 가뭄, 여름에는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가 컸고 갑작스러운 우박 피해까지 발생했다. 올해는 예상을 뛰어넘는 폭염에 최근에는 갑작스러운 폭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상기후는 농업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큰 피해가 반복되는 만큼, 농업의 위기 대응력을 높여 지속 가능하게 하는 작업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AI를 맞이한 농업도 변하고 있다. 농업인이 보다 편하게 농작물을 생산하도록 마련된 스마트팜이 이상기후에 대응해 AI가 흙과 태양, 물을 최적의 상태로 조절하고 급변하는 기상 상황에 대한 위험을 줄여 안정적인 생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 농업과 AI 접목, 3단계…현재는 1단계
1세대는 현재 선도농가를 중심으로 보급·확산하고 있는 스마트팜 모델이다. IT 기술을 활용해 환경정보를 모니터링하고 농업인이 스마트폰 등으로 직접 원격 제어하는 수준이다. 2세대는 1세대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하는 초보적인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팜 모델이다. 3세대는 2세대까지의 기술에 지능정보기술, 로봇 및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 첨단기술 간 융합을 통한 완전 무인·자동화된 스마트팜의 최종적인 모델이다.
전남에 스마트팜이 보급되면 지금까지는 주관적으로 판단해 품종을 선택하고 경험에 의존해 파종 시기를 정했지만, 목적 지향적 품종을 개발·선택해 환경데이터를 기반으로 파종 시기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또 농업인의 경험에 의존해 비료와 관수를 뿌리고, 농작업을 인력에 의존했다. 또 징후를 확인한 후에야 병해충을 관리했지만, 앞으로는 비료·관수를 정밀 예측해 제어하고 농작업은 자동화·기계화된다. 병해충 징후도 예찰과 동시에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경험에 의존했던 수확시기와 노동력을 투입해 수확했던 지금과는 달리 품질과 유통정보를 기반으로 수확 시기를 결정하고 선별과 포장작업이 자동화된다.
육안에 의존했던 품질 판단과 경험이 기반을 둔 유통·판매가 규격화된 품질로 제품이 일정해지고 실시간 시장 정보를 바탕으로 유통·판매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팜이 보급되면 시설원예 분야는 환경·생육의 빅데이터화를 통해 빅데이터·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환경을 제어하게 된다. 이를 통해 생산성은 지금보다 37.6% 늘어나고 노동력은 11.1%, 비용은 3.9% 줄여 소득이 46.3% 늘 것으로 기대한다.
노지 농산물 분야는 생산성 2.0% 증가, 노동력 21.3%·비용 7.5% 감소해 소득이 46.3%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며, 축산 분야는 가축의 건강 상태를 영상분석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해 최적의 사양을 관리하고 질병·성장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생산성은 8.1% 늘고 노동력 11.7%·비용 4.1% 절감해 소득이 10.2% 늘 것으로 보인다.

◆ 農道 자부하지만, 스마트팜 확산은 더뎌
전남의 농지 면적은 28만1천㏊로 전국 1위다. 농가 규모는 14만6천가구로 경북(17만가구)에 이은 전국 두번째 규모다. 농도라는 애칭이 어색하지 않다.
2011년 30만4천㏊에서 2016년 29만8천㏊, 2021년 28만1천㏊로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농가도 2011년 16만7천가구에서 2016년 15만1천가구, 20231년 14만6천 가구로 감소했다.
하지만 농가 소득은 4천723만원으로 전국 평균(4천776만원)보다 낮다. 전국 소득 순위에서도 경기도 5천378만원(1위), 제주도 5천259만원(2위), 강원도 4천852만원(3위)에 비해 비하면 7위에 머무는 수준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2011년 3천43만원에서 2016년 3천501만원, 2021년 4천723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남 농업의 가장 큰 문제는 농지 면적 감소나 소득 수준이 아니라 농업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농업인의 고령화는 더 심각해지고, 전남 농촌을 이끌어갈 미래 농업인인 청년농의 비율도 점차 감소한다는 것이다.
전남의 농업인은 2011년 38만명에서 2016년 32만명, 2021년 29만명으로 10년 전보다 23% 감소했으며, 농업인의 고령화는 2011년 56.8%, 2016년 61.7%, 2021년 66.5%로 10년 전보차 9.7%p 늘었다. 반면 청년농은 2011년 1.5%에서 2016년 1.2%, 2021년 0.9%로 0.6%p 줄었다.
전남의 스마트팜 추진을 위한 주요 정보화장비 활용률은 2021년 기준으로 전국 평균은 61%인데 비해 46.8%로 9개 시도 중 9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노트북·컴퓨터 활용률은 전국 평균 21.3%보다 낮은 13.9%(9위), 스마트폰은 전국 평균 60.7%인데 비해 전남은 46.2%(9위), 태블릿 pc는 전국 평균 2.8%의 절반 수준인 1.7%(9위)다.
스마트팜 도입을 희망하는 전남 농업인은 4% 정도다. 이는 강원 농민의 28%, 충남 16.7%, 충북 12.8%, 경남 11.3%, 경북 9.4%, 경기 6.5% 다음으로 현저히 낮다.

◆전남 스마트팜 1번지 고흥 혁신밸리
2022년 11월 문을 연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기술이 총망라된 정부 주도의 기술집약형 스마트팜 거점 단지다. 청년농 육성을 중심으로 임대형 농장과 기업용 시설 그리고 지역 농민들을 위한 단지까지 미래농업 전진기지로 거듭나고 있다.
총사업비 1천190억원을 투입해 33㏊ 부지에 조성된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청년보육 온실 2.5㏊, 임대형 스마트팜 5.8㏊, 실증단지 4.1㏊, 주민참여 임대형 농장 3.6㏊, 3층 규모의 지원센터 0.4㏊ 등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동한 총 4㏊ 규모의 스마트 농업 실증단지는 국내 스마트팜 관련 기업이나 대학, 연구기관, 농업인들이 이곳에서 활발한 연구를 통해 기자재와 재배기술 국산화 및 상용화는 물론 수출기반 마련도 지원한다.
실증단지는 표준화 기술온실, 지능요소 기술온실, 자율실증, 노지드론 실증 등 4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특히 표준화 기술온실은 세계 스마트팜 시장을 선도하는 네덜란드 기술력이 집약된 곳이다. 현재 공모를 통해 선정된 업체들이 입주하고 있다.
연구기관, 농산업체 기업 등이 실증단지에서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농업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주민참여형 임대형 스마트팜도 조성되고 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중심으로 고흥군에 스마트 축산 ICT 조성과 스마트 수산양식 클러스터를 포함한 대규모 농수축산 스마트팜 단지를 확대한다.
먼저 지난해 2월 농림축산식품부 스마트축산 ICT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돼 고흥만간척지 신양지구 일원에 335억원을 투입, 한우 2천500두를 사육할 수 있는 스마트 축산 시설단지를 2027년까지 조성한다. 스마트 축산 ICT는 가축분뇨로 인한 악취와 질병에 취약한 기존 축사의 문제 해소를 위해 첨단시설 장비와 정보통신기술을 융복합해 최적화된 사육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스마트 수산단지는 2019년 농식품부에서 고시한 간척지의 농어업적 이용 종합계획에 수산단지 68㏊를 반영해 고흥만 간척지 용동지구에 친환경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준비하고 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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