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대학 졸업 후 해남행
베트남 뗏쭝투와 비슷해 신기
지난해 득녀, 영암조선소 취업
지난해 득녀…낮밤 안가리고 아르바이트로 돈 모아
고모 있는 해남으로 이사, 영암 조선소 취업 앞둬
베트남은 명절이어도 평일, 며칠 쉬는 한국이 신기
"해남에 고향 사람들이 많아 외롭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 보내는 추석이 신선하고 재미있습니다."
베트남 북부 도시 타이풍에서 온 응우옌 반 하(29)씨는 지난 2018년 부산에서 2년 동안 한국어학당과 대학교 4년을 졸업한 후 지난 6월 해남으로 이사했다. 응우옌씨는 한국에서 취업하기 수월하게 한국어를 공부하려고 부산에서 6년 동안 대학 생활을 보냈다. 이후 취업을 고민하던 중 인구 감소지역에서 근무하는 대신 2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비자 발급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F2R비자를 신청, 얼마 전 취득했다.
한국은 응우옌씨에게 가족을 만들어준 고마운 지역이기도 하다. 부산에서 대학에 다니던 그는 지역 성당에서 지인의 소개로 아내를 만나 6개월 정도 연애 후 결혼했다. 아내도 7년째 한국에서 생활 중이다. 그는 "아내와 나를 꼭 빼닮은 귀여운 딸이 너무 예쁘다"며 사진을 보여주며 웃어 보였다.
응우옌씨가 해남군을 선택한 것은 고모의 영향이 컸다. 해남으로 이사하며 영암 조선소에 취업을 앞두고 있다.
그에게 6년동안 생활한 부산이 익숙한 지역인데다 베트남 사람들도 많지만, 외국 생활에서 오는 외로움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한국인과 결혼해 해남에서 살고 있는 고모 덕분에 해남은 사돈의 고장이자 100명이 넘는 베트남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어 해남행을 결심했다. 그래도 명절이 다가올 때면 그는 고향 생각에 가끔 가족이 그리워 눈물이 흐르는 건 막을 수 없다.
응우옌씨 부부는 지난해 딸을 얻으며 가정을 이뤘다. 그는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느끼고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금도 낮에는 지역의 한 주조장에서, 밤에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비자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비자가 있어야 조선소에서 근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베트남도 한국처럼 뗏쭝투(tet trung thu)라는 추석이 있지만, 휴일이 아니다. 며칠씩 쉬는 한국이 신기하다"며 "한국의 추석과 우리의 뗏쭝투는 비슷하면서도 많은 부분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 베트남 추석인 뗏쭝투는 공휴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4~5일 휴무하지만, 베트남은 평일이기 때문에 관공서, 기업, 은행, 학교 등 모든 곳이 정상 근무한다는 것이다. 음식점·쇼핑센터 등 각종 점포도 평상시와 같이 문을 열고 정상영업을 한다.
그는 "한국의 추석과 다른 또 하나는, 베트남 사람들은 추석 때 어린이를 기쁘게 해준다"며 "뗏티에우니(tet thieu nhi)라고도 불린다"고 밝혔다.
한국의 추석 제사상이 크고 화려한 것도 그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베트남에서는 집이나 가게 한 쪽에 간단하게 제수를 차려놓고 기도하며 조상을 섬기고 가족들의 건강과 복을 비는 기도를 한다.
응우옌씨는 "올 추석에 고향 가족들을 만나지는 못하지만, 고모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돼서 참 다행이다"며 "또 베트남 친구들과 삼겹살 파티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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