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끝난 광주 민·군공항 이전 3자 회담

입력 2024.07.30. 16:48 선정태 기자
광주시장·전남지사·무안군수 비공개 회동
“무안군 반대로 합의 못 이뤄”…입장차만 확인
장헌범 전남도 기획조정실장은 광주 민·군 공항의 무안으로 이전과 관련해 광주장, 전남지사, 무안군수의 3자 회동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광주 민·군 공항의 무안 이전을 놓고 많은 관심을 받았던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무안군수의 만남이 실현됐지만, 우려대로 '빈손 회동'으로 마무리됐다.

무안군수 반대 등 각자의 입장차만 확인했지만, 추후 다시 만나 의견을 나누기로 하는 등 일회성 만남에 그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30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는 전날 오후 5시께 영암 한 식당에서 시·도 기조실장, 무안 부군수와 함께 3시간 동안 회동했다.

광주시·전남도·무안군 단체장이 만난 것은 민선 7기 출범 직후인 2018년 8월 무안 공항 활성화 협약 이후 6년 만이며, 민선 8기에 세 지자체장이 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광주시장·전남지사·무안군수) 3자는 무안국제공항 문제가 서남권 발전의 기본임을 인식하고 민·군 통합공항의 무안 이전에 대해 서로 입장을 밝히고 경청했으나 무안군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며 "논의 내용을 토대로 추후 다시 만나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약속한 1조원대 지원금 외에 공항복합도시 건설 참여, 인재개발원 등 광주 공공기관의 무안 이전,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대형기관 무안 유치 지원 등을 약속했다. 3자 공동 소음도 측정·검증, 지역민 여론조사, 이전 논의를 위한 실무위원회 구성 등도 제안했다.

전남도는 무안국제공항을 중심으로 RE 100 국가산단 조성, 공항 주변 호텔·카지노·컨벤션센터를 포함한 관광·국제 물류 특구 등 미래형 신도시 개발을 제시했으며, 광주시에 무안군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이전지역 지원사업의 구체적 리스트 등 통합 패키지를 마련하고 조례를 제정해달라고 전달했다.

배일권 광주시 기획조정실장이 30일 오전 시청 5층 기자실에서 민·군통합공항 관련 광주·전남·무안 3자 회동에 따른 공동입장문을 발표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특히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같은 제안 등을 설명하며 무안군에 "시·도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한가지 만이라도 합의 결과를 도출하자"고 촉구했지만, 김 군수가 어떤 경우라도 군공항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어떤 합의안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이번 회동을 통해 무안공항 발전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확연하다는 점만 확인했다.

광주시·전남도는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을 통해 무안국제공항 발전과 서남해안 발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무안군은 군공항 이전이 무안국제공항과 무안군 발전을 저해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논의 조차 거부하던 김 군수가 전향적으로 이번 회동에 참여하고 다음 회동을 기약하기는 했지만, 기한을 정하지 않는 등 구체성이 결여된 약속이어서 추후 만남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기정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금 통 큰 합의만 하면 호남 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얘기도 해봤지만, 아직 진심이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며 "무안 통합공항을 호남 관문으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힘을 내겠다"고 밝혔다.

전남도 관계자는 "공항 문제에 대한 공론의 장 마련이 필요하다"며 "공항이 활성화돼야 서남권이 발전하기 때문에 무안군민의 찬성과 반대에 대한 충분한 의견을 나누고, 군민의 찬반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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