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탄력 받고 있는데···" 정부 무관심에 전남 김 산업 제동

입력 2024.07.24. 16:12 선정태 기자
고수온 대응 위해 국립진흥원 설치 요청
해수부, 진흥구역 선정 2년 만에 ‘스톱’
기재부, 국립김산업진흥원 설립 난색
전남 김이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관심과 지원 부족으로 전남도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국내 김 산업이 글로벌 스탠다드로의 자리매김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양식장에서 김을 수확하고 있는 어업인. 전남도 제공.

국산 김이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부의 무관심과 지원 부족으로 전남 김 산업이 글로벌 스탠다드로의 자리매김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남도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김 품종 개발 육성을 통해 전남 김이 세계적인 명품으로 올라설 수 있는 국립김산업진흥원(이하 국립 진흥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정부는 김 산업 진흥구역 선정을 2년 만에 중단한 데다 국립진흥원 설립 추진도 기피하면서 김 산업 성장이 주춤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전남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지난 4월 김 산업 진흥구역 사업 대상지로 진도군과 장흥군을 선정됐다. 지난해 해남 황산지구와 신안 지도·임자지구 등 2곳이 선정돼 2년 동안 모두 4곳이 선정됐다.

김 산업 진흥구역은 김 생산·양식·가공·유통·수출 등과 관련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조성되는 지역이다. 해수부는 지난해부터 '김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요건을 갖춘 지역을 김 산업 진흥구역으로 지정해 개소당 50억원(국비·지방비 포함)을 지원하고 있다.

김 산업 진흥구역은 김 양식 가능 면적 1천㏊ 이상 김 양식 가능 면적을 갖추거나 5개소 이상의 마른 김 가공시설, 연간 800t 규모의 마른김 생산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 4곳의 김 산업 진흥구역은 유해물질 검사나 유기가공식품 인증, 지역브랜드 개발, 양식 기자재, 국내외 인증 취득 검사비, 육상 채묘비, 가공 품질 현대화, 양식 설비 현대화 등에 지원받았다.

전남 김이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관심과 지원 부족으로 전남도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국내 김 산업이 글로벌 스탠다드로의 자리매김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양식장에서 김을 수확하고 있는 어업인. 전남도 제공.

이를 통해 프리미엄 원초 기반 김 산업 육성을 위해 친환경 인증을 확대하고 고품질 김 수출형 브랜드 개발 등으로 김 가공·유통·수출로 이어지는 산업벨트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또 새로운 양식 방법 및 품종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해 생산량을 확대하고 가공위생 관리 및 양식 시설 현대화를 통한 품질 향상으로 수출 역량을 높이는 등 생산부터 수출까지 체계화하는 데 힘 쓰는 등 김 산업 진흥구역 지정이 지역 산업 발전과 더불어 새로운 K-푸드 전초기지로 자리 잡을 호기를 만난 셈이다.

전남 지자체 중 서·남해안을 끼고 있는 목포·여수시를 비롯해 고흥·장흥·강진·해남·무안·함평·영광·완도·진도·신안군 등 12개 시군이 김을 양식하고 있어, 이대로만 가면 김 생산 지자체 대부분이 진흥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

하지만 해수부는 지난해와 올해 까지만 지정하고 김 산업 진흥지구 선정을 중단했다. 선정된 곳이 성과를 낸다고 판단돼야 다시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전국 김 생산 진흥구역 지정을 준비하고 있는 김 생산 '톱3'인 고흥(12만t)·진도(10만t)·완도(7만t)군은 생산·가공 현대화를 통해 친환경적으로 더 많이 생산해 수출을 늘릴 기회가 끊긴 셈이다.

여기에 김이 국가 기반산업으로 올라설 수 있는 근간인 국립진흥원 설립과 전남 유치에 제동이 걸렸다.

전국 김 생산의 80%, 수출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전남의 김 양식은 늘어나는 태풍 등 자연재해 증가, 갯별 발생 증가, 양식 기간 축소 등으로 생산량 감소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김 양식장.

이에 김 이모작 등 냉동망에 의한 고수온기 극복 기술 보급과 최적 채묘시기 예보를 통한 갯별 발생 최소화를 비롯해 기후 위기로 인해 고수온에 강한 조기산 잇바디돌김 양식 확대 보급도 절실한 상태다. 또 김 양식의 현대화를 위해 양식인 기술 교육과 지도 강화도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고수온을 예방할 수 있는 육상 양식을 위한 연구개발을 위해 국립 진흥원 설립이 절실하다고 판단, 전남도 차원에서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박지원 국회의원(해남완도진도)도 김 산업의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립진흥원 설립이 필요하다며 김산업법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국립진흥원 설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립해조류연구소나 해양수산과학원 등의 기관으로도 충분히 연구·개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운영비를 국가가 아닌 지자체가 책임지거나 ,기존 기관에서 김을 연구·개발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재 김산업 연구·개발에 대해 민간 차원의 김 산업 전문기관 지정 말고는 국가 차원의 김 산업 진흥을 위한 연구·개발 기구와 관련된 법적 근거는 두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김 산업의 중요한 부분이 될 김 종자 개발 및 생산기술 연구개발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며 "해조류 연구센터 등은 김 외에도 다른 해조류 전반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 1조원이 넘는 수출실적을 낸 김 산업 만을 더 발전시키기 위한 특화된 종합적 연구개발 국가 기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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