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있어야 제 기능·서남권 관문공항 역할 가능
군비행기 소음 피해 망운·운남·현경면에 한정
주민 청력검사·재단 통한 장기적 지원 준비 필요
다양한 지원·발전책 준비…인구소멸 고민해야

"광주 군·민간공항이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되는 것은 무안군의 인구 소멸을 억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얻는 것입니다. 군공항 이전으로 인한 소음대책을 잘 논의해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면서 지역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24일 오후 무안군 초당대학교에서 열린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시 소음대책 마련 토론회'에서는 광주 군공항 이전으로 인한 소음 대책과 지역 발전 방안 등이 제시됐다. 이날 토론회는 최치국 광주연구원장이 좌장을 맡고 김주석 대구정책연구원 공간교통연구실장, 김제철 전 한서대 교수, 김한용 한솔엔지니어링글로벌 대표이사, 나주몽 전남대 지역개발학과 교수, 박영환 나노빅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윤석재 한국교통연구원 항공우주교통본부 부연구위원이 패널로 참가했다.
토론회는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한 정책 방향과 시설 운영, 소음영향 대책, 지역개발 등 4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김제철 교수는 "무안군민들은 광주군공항을 무안국제공항에 이전한다면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통합공항이 되면 소음 피해나 제약요인은 없는지가 관심일 것"이라며 "주변지역 개발 측면에서 방향을 설정하고 어떻게 준비할지가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김 교수는 "공항 산업은 네트워크 산업이다. 무안국제공항이 국제선만 운영하는 것보다는 국내선이 같이 운영되는 것이 더 낫다"며 "군공항이 이전하면 무안군에 대해 지원하게 된다. 단기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피해 보상 재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민들의 생활이 개선될 수 있는 시설이나 간접자본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위해 재단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주석 실장은 "대구공항은 국내선과 국제선 이용 비율이 5대 5였던 덕분에 코로나19 시기에도 어느 정도 운영할 수 있었다. 국제선만 있는 무안국제공항보다는 나은 상황이었다"며 "무안국제공항 역시 국내선이 같이 있어야 서남권 관문공항의 기능을 갖출 수 있다. 또 가능하다면 국제 화물기능도 갖추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또 지역 수요만으로 무안국제공항이 서남권 관문공항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서비스 범위를 전남을 넘어 경남과 경북, 충남, 충북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 실장은 "군공항 특별법은 한번 만들어진 후 끝나는 것이 아니다. 대구도 다양한 이전 지원 사업에 공항운영,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정하고 있다. 광주 특별법도 추가하고 개정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대구 군위군과 경북 의성군에는 소음 피해 보상으로 각 1천500억원씩 지원됐는데, 무안군은 이보다 많은 1조원이 지원된다는 점이 대구통합공항을 추진하고 있는 입장에서 부럽다"고 말했다.
김한용 대표는 "경북 의성군과 군위군이 소음이 가장 심하다는 F15 비행기를 운용하는 대구 군공항을 왜 받아들였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의성·군위군은 인구소멸을 극복하기 위해 받아들였다. 대구 공군기지가 옮겨 오면서 5천여 명의 인구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오늘 토론회를 위해 기차를 타고 무안역에 내려 톤로회장에 오는 동안 택시기사와 대화를 나누고 주변을 살펴보니, 무안군의 인구소멸 위기는 의성·군위군보다 더 큰 것 같다"며 "무안군이 살기 위해,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인구가 필요한데, 결국 공군기지를 받아들이는 것이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공항은 군공항에 민간공항이 들어서는 것이지만 무안국제공항은 민항이 군공항을 받는 것이라 여건이 더 낫다. 1개 였던 활주로에 군공항 활주로 2개가 더 생기는 것은 이익이다"며 "군공항이 들어서면서 발생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아닌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재 연구위원은 "군공항이 들어서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소음피해를 줄이기 위해 완충지역을 추가로 늘리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렇다고 소음피해가 없는 것는 아니다"며 "소음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과 주민들에게 토지 보상과 방음창, 냉난방 시설, 전기료 지원을 비롯해 청력검사 지원사업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가 많은 주민들이 늘면서 청력 검사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를 포함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고 적용가능한 상세계획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환 대표는 "소음 피해는 감정적인 측면도 크게 작용한다. 무안군에서는 광주시가 (군공항을) 떠넘긴다고 생각해 더 시끄러울 것이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광주군공항의 소음 피해 정도가 100이라고 봤을 때, 무안국제공항은 피해 정도나 규모가 1%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우선 피해 정도는 무안국제공항이 바다를 끼고 있어 줄어드는 데다, 피해 주민도 광주에 비해 적다. 무안국제공항이 통합되면서 발생하는 피해 주민들에게 지원해 줄 수 있는 여력이 많아진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나주몽 교수는 "무안군은 광주 군·민간공항을 통합하면 소음 등 불편한 점을 우려해 광주시, 전남도와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하지만 향후 5년이 무안군에 있어 지역 발전의 골든타임이다"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무안군은 인구가 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9만1천명을 기점으로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지역의 60세 이상의 인구 비율을 고려하면 감소 추세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광주 공군기지가 오면 2천500여명의 인구가 늘어나는데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무안 지원책을 보면 상당히 구체적이라서 놀랐다. 무안군이 이런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 교수는 "광주 군·민간공항이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되는 일은 서남권 발전의 전환점이자 통합을 통해 광주전남 상생협력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무안군이 객관적 자료를 정확히 판단해 이 기회를 구체화 시키는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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