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공직 생활 끝나도 고향과 지역 발전 돕겠다"

입력 2023.06.27. 16:57 선정태 기자
◆ 퇴임 앞둔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
대도시와 농어촌 아우른 행정능력에 정무 감각 겸비
기관·단체·지역민과 소통 최우선…마로해역 중재 앞장
코로나 시기 부임…철야 근무 앞장·노사문화 개선 성과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

"30년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그동안 중앙과 지방을 오가며 쌓은 경험, 긴 시간 동안 다진 행정 능력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향과 지역 발전을 위해 또 다른 고민을 하려고 합니다."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가 다음 달 명예퇴직한다. 기획조정실장 1년 3개월을 포함해 전남도에서 3년 3개월을 보낸 그는 조직 개편에 따른 7월 정기 인사까지 매조진 뒤 퇴임할 계획이다. 보성 출신인 문 부지사는 광주 서석고와 조선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문 부지사는 중앙 행정과 대도시 행정, 농어촌 행정까지 두루 경험한, 보기 드문 전천후한 행정가다. 그는 광주시 대중교통과장·감사관·정책기획관·경제산업국장을 비롯해 행자부 개인정보보호과장·감사담당관을 역임한 후 전남도 기획조정실장, 행안부 공공서비스정책관 등 지역과 중앙, 대도시와 농어촌 지역 행정조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21년 7월1일 전남도 행정부지사로 부임한 그는 2년 동안 꾸준히 의회와 시민사회단체와 소통했고, 지역 발전을 위한 도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등 전남도정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행정 능력은 정확하고 깔끔하기로 유명하다. 도청 내부적으로 공직자들과 소통하며 행정을 이끌어왔고, 외부적으로는 전남도정 주요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했다.

문 부지사는 코로나19가 최악의 상황이었던 당시 부임하자 마자 집중호우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철야근무를 하면서도 코로나19까지 잘 대응하는 등 전국 최고 행정능력을 발휘했다.

행정 조직 내 반발과 갈등이 가장 심한 것이 승진·보직 등 인사다. 하지만 문 부지사는 지난 2년 동안 6차례의 인사를 거치며 단 한 번도 잡음이 발생하지 않았다. 문 부지사 스스로도 아무런 문제 없이 6번의 인사를 처리한 것에 높은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공무원에게 가장 민감한 것이 인사다. 납득할 수 없는 승진이나 부서 이동에 불만을 가지면 걷잡을 수 없는 큰 눈덩이로 커지기 마련인데,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잡음이 하나도 없어 뿌듯하고, 다행이다"고 밝혔다.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가 실국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 부지사는 코로나19 시기에는 가장 먼저 자신이 주재한 간부회의는 대면에서 영상 회의로 바꾸고, 서면 회의도 과감히 폐지했다. 그러면서도 조직 분위기를 해치는 직원은 엄정하게 조치하기도 했다. 자애로우면서도 엄한 어머니 역할을 제대로 해왔으며, 갈등 관계였던 노조와도 원만하게 소통했다.

문 부지사의 이런 노력은 객관적 성과로도 표출됐다. 올해 정부합동평가 정량평가에서 역대 최고인 96.3%를 달성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정부합동평가 정량평가 전국 1위, 도청 노사문화가 개선되면서 대통령상을 2회 연속 수상했다. 신속집행·적극행정·규제혁신, 청렴도 상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문 부지사는 뛰어난 정무 감각도 뛰어나다. 이를 뒷받침해 주는 일화가 있다.

수십 년간 해남군과 진도군 사이의 골 깊은 감정이 쌓인 마로해역 갈등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지난해 2월16일 오후 해남의 어민들이 도청 1층에 난입, 삭발까지 하며 철야 농성을 벌였다.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가 무안군 몽탄면 다산리에서 열린 '국산 양파 품종 평가 및 관련 기술 시연회'에서 기계화(수확기, 수집기) 시연을 관람하고 수확한 양파를 살펴보고 있다.

어민들의 고성이 오갈 때 문 부지사가 나서 이날 자정과 17일 오전 2차례에 걸쳐 두 지역 어업인 간 적극적 중재 방안을 설명, 해남 어업인들이 농성을 풀고 대화의 장에 나섰다. 당시 문 부지사의 중재안 덕분에 판결을 바탕으로 두 지역 어민의 해역 사용 협상이 마무리 단계까지 왔다.

문 부지사는 "당시 어민 어르신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고성이 오갔다. 겨울철 영하의 날씨에 추운 곳에서 철야농성을 하면 그분들이 큰일 날 것 같아 별말 없이 큰절을 올리자 시끄럽던 1층 로비가 잠잠해지고 전남도의 중재안을 설명할 수 있었다"며 "저를 포함한 도청 직원들 모두가 도민의 모신다는 의미에, 어머니 아버지에게 인사드린다는 생각으로 절을 올렸고, 제 뜻이 제대로 통한 듯 잘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문금주 전라남도 행정부지사가 김영록 도자사에 이어 마약범죄 예방을 위한 홍보 캠페인에 동참했다.

문 부지사는 이제 새로운 길을 걷는 도전을 시작한다. 그는 문 부지사는 "도지사 권한대행을 비롯해 2년간 부지사직을 원만히 수행해 민선 7기를 잘 마무리하고 8기를 안정적으로 시작하는 데 힘을 보탰다는 자부심이 크다"며 "중앙과 지방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고, 수십 년간 쌓아온 행정 능력과 인적 네트워크, 제 애향심을 바탕으로 지역 발전에 또다른 기여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고위 관료로 퇴임하는 편한 길과 선택하기 쉽지 않은 정치인으로서의 길 중 어려운 길을 놓고 고민한 것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발전이 안 되는 점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문 부지사는 "시군이 발전해야 전남도가 더 발전할 수 있는데,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기대만큼 안 되고 있다"며 "30년 동안 쌓아놓은 인적 네트워크와 행정 노하우를 묵히기보다는 지역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부지사가 총선 출마를 결심하면서 '부지사 신화'를 이어갈지도 관심이다. 전남도 행정부지사 중 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대표적인 인물은 김영록 전남지사다. 김 지사는 2008년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뒤 18·19대 국회의원 선거에 내리 당선됐다. 이후 농림식품부 장관에 임명됐고, 민선7기와 민선8기 전남도지사에도 당선됐다.

이개호 의원도 전남도 행정부지사 출신이다. 2014년 당시 이낙연 의원이 전남지사로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담양·장성·영광·함평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19대 국회에 입성한 후 3선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권오봉 전 전남도 정무부지사는 여수시장에 당선됐었고, 윤병태 정무부지사는 민선8기 나주시장으로 선출됐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송광운 전 광주 북구청장은 지난 2006년 7월 처음으로 당선된 이후 3선에 성공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 프로필

1967년 보성군 미력면 출생 (55세)

1986년 광주 서석고 졸업

1992년 조선대 행정학과 졸업

행정고시 38회 합격

2003년 전남대 행정대학원 정책학석사

2005년 광주시 대중교통과장

2009년 미시간주립대 도시계획학 석사

2010년 광주시 창조도시정책기확관

2014년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보호과장

2016년 전남도 기획조정실장

2018년 행정안전부 공공서비스정책관

2021년 전남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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