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대중 “질문이 있는 미래교육으로 K-교육특별시 완성한다”

입력 2026.07.15. 14:57 한경국 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에게 듣는다]
지역 산업 맞춤형 10만 인재 양성
AI·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미래 교육
1조 5천억 규모 인재양성 장학기금
2032년 서술·논술형 평가 전면 도입
대한민국 민주주의 교육 특별시 구현
김대중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K-교육특별시’조성을 골자로 하는 교육 혁신 방안과 미래 교육 로드맵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전남·광주가 행정통합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파고를 넘으며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중심’으로 도약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교육 현장 또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미래 지향적 혁신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으로 선출된 김대중 교육감은 ‘지역 교육이 곧 지역의 미래’라는 신념 아래, 행정통합의 성과가 교실 현장에 온전히 뿌리내리도록 10년 후를 내다보는 교육 로드맵을 설계하고 있다. 다음은 김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초대 통합특별시 교육감 당선 소감은.

▲보내준 지지와 성원은 위기에 처한 지역 교육을 살리고 전남·광주 교육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달라는 준엄한 명령이자 염원이라고 생각한다. 전남과 광주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라는 공통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행정통합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것을 넘어, 지역의 교육적 역량을 결집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라는 시대적 요구다. 통합의 성과가 단순히 행정적 변화에 머무르지 않고 교실과 학교의 변화로, 나아가 아이들의 미래 변화로 이어지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최근 광주 광산구 성덕초등학교를 방문해 학교 현장 의견을 청취하는 ‘대중교통(敎通), 학교방문’ 행사를 가졌다. 광주특별시교육청 제공

-통합 1호 정책으로 ‘교육 지산지소’를 내세웠다. 이를 위한 준비 과정은.

▲‘교육 지산지소’의 핵심은 지역에서 키운 인재가 지역 산업을 이끌고, 다시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교육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권 반도체 생산기지와 AI데이터센터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 전남·광주 학생들에게 다시 없는 진로와 일자리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좋은 일자리에 우리 학생들이 가장 먼저 진출할 수 있도록 학교 교실에서부터 철저히 준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AI,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지역 전략산업에 필요한 인재 10만명을 양성하겠다.

이를 위해 권역별 수학·과학 공유학교인 ‘뉴튼스쿨’을 운영하고, 통합온라인학교와 연계해 지역과 상관없이 학생 누구나 수준 높은 이공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또한 광주과학고를 중심으로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AI영재학교, 한국에너지공과대학(켄텍) 에너지영재학교를 더한 영재학교 3교 체제 구축을 추진하겠다. 이와 함께 광주권은 AI·모빌리티, 서부권은 에너지·반도체, 동부권은 우주항공·신소재 중심의 과학고 특화체제를 마련해 지역 전략산업과 교육을 긴밀히 연결하겠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최근 광주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와 광주자동화설비마이스터고등학교를 방문하고 학생, 교직원, 학부모와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광주특별시교육청 제공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미래교육, 어떻게 구체적으로 접목할 것인가.

▲미래교육의 핵심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과 배움을 지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교육이 성적과 입시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학생의 적성, 흥미, 진로, 다양한 학습 경험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맞춤형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30교실’을 통합특별시의 대표 미래교육 모델로 발전시키겠다. 현재 전남에 조성된 252개의 2030교실을 넘어, 매년 300개의 ‘통합 2030교실’을 추가로 구축할 방침이다. 광주권 중심의 도시형 2030교실은 AI 기반 학습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학생 개별 맞춤형 학습을 강화하고, 전남권 농산어촌형 2030교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지역의 강점을 살리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겠다. 교실 환경 구축에 그치지 않고, 매년 1천500여 명 규모의 수업연구회를 운영해 교사들이 수업의 내용과 방법까지 혁신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정부의 재정 지원과 연계한 교육정책과 장기적인 재정 확보 방안은.

▲산업과 교육은 따로 갈 수 없다. 기업이 들어온 뒤 인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지역 전략산업에 발맞춰 교육도 함께 전환해야 한다. 광주특별시와 함께 정부의 재정 지원금을 재원으로 1조 5천억 원 규모의 ‘인재양성 장학기금’을 조성하겠다. 단순히 성적 중심이 아닌, 꾸준히 노력하고 성장하는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이다.

또한 통합 교육청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충분한 교육재정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교육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만나 교육재정 지원과 교원 정원 보장 특례를 핵심 과제로 건의했다. 특별법에 교육재정 지원 근거를 명확히 담아내야 한다고 요구했고, 통합 교육청의 성공적 출범을 위해 교육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취임 첫날, 광주중앙초에서 교육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광주특별시교육청 제공

-교육행정 통합 이후 학군 개편과 인사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현장에서 나온다.

▲학군 문제는 학생과 학부모의 삶과 직결되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통합을 이유로 기존 학군 체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급격하게 변경할 계획은 없다. 장기적으로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고, 전남과 광주의 경계지역 학생들이 겪는 통학 불편을 해소하는 방안은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인사 역시 안정성과 현장 중심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 기존 전남·광주교육청의 인사 원칙과 조직 운영 체계를 최대한 존중하며 안정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2028년 1월 실질적인 조직 통합을 목표로 인사 교류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무엇보다 지역의 교육 여건과 특성을 잘 이해하는 인재를 객관적 기준에 따라 선발하고 배치하겠다.

-교육감 권한 분산 방안과 선거 후 갈등 해소 방안은.

▲통합 교육청 운영 방향은 ‘슬림한 본청, 권한 있는 지역’이다. 본청은 정책 기획과 광역 단위 조정, 교육정책 컨트롤타워 기능에 집중하고, 교육지원청은 학교 지원과 현장 집행 기능을 담당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전남 동부·서부, 광주 등 3개 권역별 교육자치구를 운영할 방침이며, 여기에는 공모교육장 제도 확대도 포함된다.

선거 과정은 치열한 경쟁이었지만, 이제는 협력으로 통합을 완성해야 하는 과제 앞에 서 있다. 저부터 낮은 자세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교육가족과 시민의 지혜를 모아가겠다. 우리 지역의 강점을 살린 미래교육으로 교육 격차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교육특별시를 만들겠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광주제일고, 서울배재고 학생들과 함께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 참배했다. 광주특별시교육청 제공

-다문화·이주 배경 학생 지원책은.

▲전남은 이주배경학생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인 만큼, 일찍부터 다문화교육 강화에 주력해 왔다. 한국어학급과 지역거점 한국어 예비과정, 찾아가는 한국어교육, 이중언어교육, 공교육 진입 원스톱 서비스, 다국어 번역 서비스, 심리·정서 지원 등 맞춤형 지원체계가 대표적이다.

통합 이후 전남이 쌓아온 다문화교육 경험과 광주의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결합해 이주배경학생 성장 단계에 맞춘 촘촘한 지원체계를 만들어 가겠다.

먼저 공교육 진입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해 입학부터 학교적응까지 끊김없이 지원하고, 지역거점 한국어 예비과정, 한국어학급, 찾아가는 한국어교육을 더욱 내실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또 학교와 이주배경 가정 간 원활한 소통을 지원하는 온라인 다국어 번역 서비스를 적극 운영하고 이중언어교육을 강화해 학생들이 가진 언어·문화적 강점을 경쟁력으로 키워나가겠다. 또한, 맞춤형 진로·진학 상담, 학생들의 마음을 돌보는 심리·정서 지원도 병행해 이주배경학생들이 지역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주배경학생을 단순 지원 대상이 아닌, 전남광주 글로컬 경쟁력을 키울 인적 자산으로 바라보는 일이다. 학생들이 언어·문화적 강점을 마음껏 발휘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목포공고에서 수업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 광주특별시교육청 제공

-전국 최초 초중고 100% 서술·논술형 평가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미래교육은 정답을 얼마나 빠르고 많이 맞히느냐보다, 학생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까지 오지선다형 시험에서 ‘하나의 정답’을 찾는 평가만으로는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력,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사실 십수 년 전부터 평가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있었지만, 워낙 큰 변화이다 보니 교육 현장이 쉽게 첫걸음을 내딛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이제 전남광주교육이 미래교육을 위한 평가 전환을 먼저 시작하려는 것이다. 다만 하루아침에 모든 평가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술·논술형 평가 확대라는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교사의 평가 역량과 학교 현장의 준비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우선 2026년에는 평가 지침 마련과 교원 연수를 통해 현장 기반을 다지고, 2027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해 2032년 전면 정착을 목표로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학부모님들께서 걱정하시는 평가 공정성과 입시 불이익에 대한 우려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다만, AI 중심 사회로 변화하면서 대학 역시 단순 지식보다 사고력과 자기주도적 문제해결 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학교 교육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하나의 답안을 여러 교사가 함께 평가하는 다단계 평가체계를 마련하고, AI 기반 채점 지원 시스템을 도입해 교사의 평가를 지원하겠다.

또한 ‘전남광주교육과정개발평가원(가칭)’을 설립해 문항 개발, 채점 기준 표준화, 교원 연수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 현재 K-교육특별시 준비위원회에서도 관련 정책을 정교하게 다듬고 있는 만큼, 현장과 충분히 소통하며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최근 ‘광주일고-배제고 사태’가 교육 현장에 남긴 과제는 무엇인가.

▲이번 일을 지켜보며 올바른 역사교육, 민주시민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다. 다만, 배제고 학생들과 지도자들이 광주제일고를 직접 찾아 진심으로 사과하고, 두 학교 학생들이 함께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소중한 교육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도 이번 일을 단순히 한 학교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 교육 전체가 함께 돌아봐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뜻을 같이했다. 앞으로 서울시교육청과 협력해 학생선수를 비롯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민주시민교육과 역사교육을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

무엇보다 이번 일이 또 다른 갈등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교육적 성찰의 계기로 삼아, 전국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과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김대중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K-교육특별시’조성을 골자로 하는 교육 혁신 방안과 미래 교육 로드맵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전남광주는 광주학생독립운동과 동학의 대동정신, 5·18 민주정신이 이어지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중요한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역사적 자산을 바탕으로 전남 광주를 ‘대한민국 민주주의 교육 특별시’로 만들어 가겠다.

이를 위해 특별법에 담긴 민주시민교육 특례를 기반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전당(가칭)’ 건립을 추진하고, 학교 현장에서는 헌법교육과 민주시민교육, 학생자치와 참여형 수업을 강화하겠다.

또한 지역의 역사 자원을 활용한 민주주의 현장 교육을 확대해 학생들이 책 속의 역사가 아니라 삶 속에서 민주주의의 가치와 의미를 배우도록 하겠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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