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소원 위해 교편 잡았으나
참교육 외치다 5년 만에 해직
풀뿌리 정치 거쳐 교육계 복귀
40년 만의 대융합 진두지휘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으로 당선된 김대중 당선인은 평교사에서 출발해 해직의 아픔을 겪고, 풀뿌리 정치인을 거쳐 다시 교육계 수장으로 복귀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전남 곡성군 삼기면에서 태어난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일찌감치 교육자의 길을 택했다. 전남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목포 정명여고에서 교편을 잡았으나,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활동으로 5년 만에 해직되는 아픔을 겪었다. 특히 이 시기 전교조 해직 반대 투쟁에 앞장섰다 훗날 민주화 투쟁 중 산화한 제자 고(故) 박승희 열사와의 인연은 그가 평생 올곧은 삶을 다짐하는 뼈아픈 이정표가 됐다.
문민정부 출범 후 복직 대신 정치권에 투신한 김 당선인은 목포시의원 내리 3선과 시의회 의장을 지내며 풀뿌리 지방자치의 최일선을 누볐다. 시의원 재임 시절인 2000년, 결식아동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었던 목포시의 절박한 현실을 타개하고자 특유의 뚝심으로 전국 최초 ‘무상급식’을 관철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2003년에는 전남 남북교류협의회 소속으로 평양을 방문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남북 화합의 필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이후 그는 2009년 전남교육희망연대 집행위원을 거쳐 민선 1·2기 전남교육감 비서실장으로 7년간 재임하며 교육 행정의 뼈대를 세웠다. 2019년 30년 만에 목포제일중 교사로 현장에 복귀한 그는 인구 소멸 위기와 미래 교육 전환의 필요성을 절감, 2022년 민선 4기 전남교육감 선거에 나서 당선됐다. 임기 중 전국 최초 ‘전남학생교육수당’ 도입과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 박람회’ 개최 등 ‘전남교육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이번 선거를 통해 40년 만의 전남광주 교육행정통합을 진두지휘할 초대 통합수장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그가 걸어온 이 독보적인 여정은 단순히 개인의 성공 서사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교육 복지와 혁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거대한 전환점들의 연속이었다. 청년 시절 마주한 참혹한 해직의 시련과 장외에서의 치열한 투쟁은 그에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강인한 개혁 DNA를 심어줬고, 이는 향후 그가 마주한 해묵은 교육계 난제들을 정면으로 돌파해 나가는 가장 강력한 추진력이 됐다.

특히 목포시의회 의장 시절 보여준 정무적 감각과 정교한 소통 능력은, 진영 논리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던 교육 행정 현장을 유연하게 풀어가는 최고의 자산이 됐다. 당시 대다수가 시기상조라며 고개를 저었던 무상급식을 뚝심 있게 관철해 낸 경험은, 교육이 곧 민생이자 복지라는 확고한 신념을 정립하는 결정적 계기였다. 이처럼 정계와 시민사회를 두루 거치며 체득한 거시적 안목은 관료주의에 갇히기 쉬운 교육 행정에 역동적인 현장의 숨결을 불어넣는 훌륭한 밑거름이 됐다.
긴 공백을 깨고 다시 돌아간 중학교 교단에서의 나날은 그에게 거대한 각성의 시기였다. 교과서 속 이론이 아닌 아이들의 텅 빈 책상과 무너져가는 지역 공동체를 눈앞에서 직접 확인하며, 지방의 소멸을 막아낼 최후의 보루가 다름 아닌 교육임을 처절하게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절박함은 민선 4기 교육감 취임 이후 파격적인 복지 제도를 과감하게 현실화하고, 세계적인 선진 모델을 도입해 지역 학력의 질을 끌어올리는 혁신적인 성과들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제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이라는 역사적 왕관을 쓴 그 앞에는 분리된 지 무려 40년이 지나 서로 다른 체질로 굳어진 두 거대 교육 지형을 잡음 없이 융합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과제가 놓여 있다. 대도시 중심의 치열한 학업 경쟁 생태계를 가진 광주와 농어촌 및 도서 지역의 소멸 위기에 직면한 전남의 교육 격차를 정교하게 좁히면서도 양측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상생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당면한 성패의 핵심이다. 평교사의 뜨거운 초심을 간직한 채 노련한 정무 감각과 강력한 행정 혁신을 실천해 왔기에, 시도민들은 그가 오랜 갈등의 벽을 허물고 대한민국을 선도할 상생형 통합 교육의 위대한 이정표를 세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
커지는 ‘단선’ 설계 서부경전선 우려···전문가들 “복선화” 한목소리
지난 16일 순천 호남호국기념관에서 개최된 ‘영·호남 4개 시·도 연구원(광주·부산·경남·전남) 공동 라운드테이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전선 광주송정~순천 구간(서부경전선) 전철화 사업이 복선이 아닌 단선으로 추진돼 우려를 낳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핵심 조건인 광역교통망의 획기적 개선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남부경제권 구축의 출발점이 될 핵심 인프라를 시작부터 ‘반쪽짜리 고속철도’로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정책적 오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단선 철도가 가진 구조적 한계… 열차 지연·선로용량 포화 불 보듯”이상국 부산연구원 도시·해양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6일 순천 호남호국기념관에서 개최된 ‘영·호남 4개 시·도 연구원(광주·부산·경남·전남) 공동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제를 통해 서부경전선을 원점에서부터 ‘복선전철’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광주송정~순천 구간(121.5km) 전철화 사업은 기존의 노후화된 단선 비전철 노선을 개량해 시속 250km급 준고속열차를 투입하는 방향으로 설계 중이다. 완공 시 광주와 부산을 2시간대로 연결된다.문제는 ‘단선 철도’가 가진 태생적 한계다. 이 연구위원은 서부경전선이 운영의 정시성 저하와 선로용량의 한계로 반쪽짜리 고속화 노선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선 철도는 상·하행 열차가 하나의 선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맞은편에서 오는 열차를 피하기 위해 역마다 교행 대기(신호대기)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쪽 열차가 연착되면 노선 전체의 열차가 연쇄 지연되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이 때문에 여객 열차 증편은 물론 향후 물류 수송 수요가 늘어날 경우 단선 철도는 개통과 동시에 포화 상태에 직면할 가능성까지도 제기된다. 이 연구위원은 “남부권 핵심 산업 벨트인 광주의 인공지능(AI)·미래차 클러스터와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제조·항만 물류 기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에는 단선 철도의 선로용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영·호남 경제권의 실질적인 통합과 동반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열차의 연속 운행이 가능하고 수송 능력이 월등한 복선 고속화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호남고속철도 또한 추진 당시 낮은 경제성으로 우려를 낳았지만, 개통 직후부터 여객이 포화되면서 선로용량 부족을 겪어왔다. 특히 단선으로 개통한 뒤 향후 수요가 많아져 복선화를 재추진하게 되면 이중의 예산 투입과 공사 기간 중 열차 운행 중단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불가피하다.최치국 광주연구원 원장이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단선과 복선은 이론상 4~5배 차이…“지금이라도”토론자들도 복선화로 추진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실제 용량이 4~5배 차이 나는 ‘복선화’만이 통합특별시의 광역교통망 혁신은 물론 남부경제권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며 정부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이호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은 “시설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로가 2차선으로 가다가 갑자기 1차선으로 줄어들면 난리가 나는데, 철도는 왜 동부 구간(복선)과 서부 구간(단선)을 다르게 가는데 가만히 있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철도 공학적으로 단선과 복선의 선로 용량 차이는 이론상 4~5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복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 단선인 서부경전선을 복선으로 재추진하는 데 따른 시간상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짚었다.김종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또한 “철도 사업은 터널과 교량이 많아서 한번 단선으로 뚫어놓으면 나중에 복선으로 늘리기가 구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실제 이용자의 편의와 철도 용량을 고려해 처음부터 복선으로 제대로 된 철도를 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지자체의 근시안적 시각 또한 비판했다. 광주·전남의 생활권을 연결한다는 데 생각이 갇혀 중장기적 비전(남부권 연결)을 내다보지 못했다는 것이다.현재 단선으로 설계가 진행 중인 서부경전선을 복선화로 재추진하는 데 따른 부담 또한 제기됐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거치게 될 경우 최소 2~3년가량 더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타 통과 과정에서 다른 국책 철도 사업들에 우선 순위에 밀릴 수도 있다. 이를 두고 이상국 연구위원은 광주·전남 통합 등 행정 통합 국면을 레버리지 삼아 복선화로 증액되는 추가 사업비의 일정 부분을 지자체가 과감하게 분담(매칭)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정부의 재정 부담을 덜면서 예타 재조사 과정을 대폭 단축하거나 면제받는 전략이다.이호 본부장은 “6차 광역철도망 계획에 복선전철화를 담고, 예산 조정 과정을 하는 과정들이 다시 한번 지루한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 과정을 거치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이고 빠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단선의 한계를 마주치고 추후 복선으로 개량하는 과정을 거치느니 몇 년 더 지연되더라도 복선화로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 호남서 불붙은 民 당대표 선거···‘反청 연대’ 본격화
-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코앞···'5극 3특' 성공 모델 될까
- · 장길선 구례군수 당선인, 인수위 출범
- · 강기정 시장 “글로벌 기업 추가 투자 확정···AI·반도체 품은 광주로”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