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6·3지방선거] 전교조 해직 교사에서 초대 통합교육감까지

입력 2026.06.04. 00:41 한경국 기자
[김대중 통합특별시교육감]
모친 소원 위해 교편 잡았으나
참교육 외치다 5년 만에 해직
풀뿌리 정치 거쳐 교육계 복귀
40년 만의 대융합 진두지휘
교사들을 격려하고 있는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모습.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으로 당선된 김대중 당선인은 평교사에서 출발해 해직의 아픔을 겪고, 풀뿌리 정치인을 거쳐 다시 교육계 수장으로 복귀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전남 곡성군 삼기면에서 태어난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일찌감치 교육자의 길을 택했다. 전남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목포 정명여고에서 교편을 잡았으나,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활동으로 5년 만에 해직되는 아픔을 겪었다. 특히 이 시기 전교조 해직 반대 투쟁에 앞장섰다 훗날 민주화 투쟁 중 산화한 제자 고(故) 박승희 열사와의 인연은 그가 평생 올곧은 삶을 다짐하는 뼈아픈 이정표가 됐다.

문민정부 출범 후 복직 대신 정치권에 투신한 김 당선인은 목포시의원 내리 3선과 시의회 의장을 지내며 풀뿌리 지방자치의 최일선을 누볐다. 시의원 재임 시절인 2000년, 결식아동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었던 목포시의 절박한 현실을 타개하고자 특유의 뚝심으로 전국 최초 ‘무상급식’을 관철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2003년에는 전남 남북교류협의회 소속으로 평양을 방문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남북 화합의 필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이후 그는 2009년 전남교육희망연대 집행위원을 거쳐 민선 1·2기 전남교육감 비서실장으로 7년간 재임하며 교육 행정의 뼈대를 세웠다. 2019년 30년 만에 목포제일중 교사로 현장에 복귀한 그는 인구 소멸 위기와 미래 교육 전환의 필요성을 절감, 2022년 민선 4기 전남교육감 선거에 나서 당선됐다. 임기 중 전국 최초 ‘전남학생교육수당’ 도입과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 박람회’ 개최 등 ‘전남교육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이번 선거를 통해 40년 만의 전남광주 교육행정통합을 진두지휘할 초대 통합수장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그가 걸어온 이 독보적인 여정은 단순히 개인의 성공 서사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교육 복지와 혁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거대한 전환점들의 연속이었다. 청년 시절 마주한 참혹한 해직의 시련과 장외에서의 치열한 투쟁은 그에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강인한 개혁 DNA를 심어줬고, 이는 향후 그가 마주한 해묵은 교육계 난제들을 정면으로 돌파해 나가는 가장 강력한 추진력이 됐다.

학생들과 소통하는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모습.

특히 목포시의회 의장 시절 보여준 정무적 감각과 정교한 소통 능력은, 진영 논리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던 교육 행정 현장을 유연하게 풀어가는 최고의 자산이 됐다. 당시 대다수가 시기상조라며 고개를 저었던 무상급식을 뚝심 있게 관철해 낸 경험은, 교육이 곧 민생이자 복지라는 확고한 신념을 정립하는 결정적 계기였다. 이처럼 정계와 시민사회를 두루 거치며 체득한 거시적 안목은 관료주의에 갇히기 쉬운 교육 행정에 역동적인 현장의 숨결을 불어넣는 훌륭한 밑거름이 됐다.

긴 공백을 깨고 다시 돌아간 중학교 교단에서의 나날은 그에게 거대한 각성의 시기였다. 교과서 속 이론이 아닌 아이들의 텅 빈 책상과 무너져가는 지역 공동체를 눈앞에서 직접 확인하며, 지방의 소멸을 막아낼 최후의 보루가 다름 아닌 교육임을 처절하게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절박함은 민선 4기 교육감 취임 이후 파격적인 복지 제도를 과감하게 현실화하고, 세계적인 선진 모델을 도입해 지역 학력의 질을 끌어올리는 혁신적인 성과들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제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이라는 역사적 왕관을 쓴 그 앞에는 분리된 지 무려 40년이 지나 서로 다른 체질로 굳어진 두 거대 교육 지형을 잡음 없이 융합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과제가 놓여 있다. 대도시 중심의 치열한 학업 경쟁 생태계를 가진 광주와 농어촌 및 도서 지역의 소멸 위기에 직면한 전남의 교육 격차를 정교하게 좁히면서도 양측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상생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당면한 성패의 핵심이다. 평교사의 뜨거운 초심을 간직한 채 노련한 정무 감각과 강력한 행정 혁신을 실천해 왔기에, 시도민들은 그가 오랜 갈등의 벽을 허물고 대한민국을 선도할 상생형 통합 교육의 위대한 이정표를 세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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