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역 업체 45곳이 전부
무안·영암 등 4개 시군 ‘0곳’
지리적 특성 탓 불균형 심화
물류·AS 부담 ‘암묵적 합의’
기형구조 ‘고가 낙찰’ 부추겨
일부 “좋은 옷 입히자” 요구도

전남의 한 지역에서 10년 넘게 교복 대리점을 해온 A씨에게 입찰 시즌은 치열한 경쟁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해마다 돌아오는 입찰이지만, 긴장하기보다 오히려 무덤덤한 일상에 가깝다. 교육 당국이 매년 ‘담합 근절’을 외치며 감시의 고삐를 죄고 있어도 현장의 공기는 차분하다 못해 고요하기까지 하다.
인근 학교에 입찰 공고가 떠도 누가 가져갈지는 사실상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 지역 학교는 내가, 옆 동네 학교는 그쪽 대리점이’라는 식의 오랜 ‘불문율’이 바닥에 깔려 있는 탓이다.
이러한 ‘연고지 보존 법칙’은 교육청의 강력한 감시조차 현장에 닿지 못하게 가로막는 거대한 벽이다. 광주가 한동네처럼 엮여 여러 업체가 뒤엉켜 싸우는 전쟁터라면, 넓은 면적에 22개 시·군이 흩어진 전남은 각자의 영역이 단단한 요새와 같다.
특히 전남의 교복 업체는 총 45개로 광주(34개)보다 많지만, 지역별 편차는 극심하다. 무안, 영암, 신안, 구례 등 4개 시·군에는 교복 업체가 단 한 곳도 없다. 업체가 있는 지역조차 시·군당 평균 2~3곳에 불과해, 서로 ‘안방’을 건드리지 않는 평화가 유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지리적 특수성이 교육청 정책이 먹히지 않는 사각지대가 만들어 졌다.
실제로 전남의 많은 학교 입찰에서는 인근 시·군 업체가 아예 얼굴도 비치지 않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단독 투찰 시 유찰되는 규정상 형식적인 경쟁 구도는 갖추지만, 실질적인 가격 인하 경쟁은 실종된 ‘무늬만 경쟁’이 반복되는 것이다.
업체들이 서로의 영역을 넘보지 않는 건 단순히 상도덕 때문이 아니다. 철저한 손익 계산의 결과다 먼 거리까지 교복을 배달하는 물류비와 3년 내내 책임져야 하는 수리(AS) 비용이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 학교 입찰에 들어가 낙찰받아봐야 기름값에 출장비 떼고 나면 남는 게 없으니, 결국 자기 안방만 지키게 되는 구조다.
이처럼 지리적 특성 때문에 생긴 업체들 사이의 암묵적인 합의는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막는 가장 강력한 방어막이 됐다.
학생 수 적은 농어촌 작은 학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교육청이 가격 상한선을 정해두고 경쟁을 붙이려 해도, 업체 입장에서는 적은 인원 때문에 마진을 남기기 어렵다. 학생 10~20명을 위해 샘플을 만들고 입찰에 참여하는 게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업체들이 입찰을 피하거나, 참여하더라도 손해를 안 보려고 상한가에 딱 붙여 최고가로 써내는 일이 반복된다. 경쟁자가 부족하니 가격은 떨어질 리 없고, 학교는 대안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계약을 맺는다. 굳이 짜고 치지 않더라도, 시장 구조 자체가 고가 낙찰을 부추기는 셈이다.
여기에 학부모들의 높은 눈높이도 가격을 밀어 올리는 한 축이다. 업체가 저렴한 교복을 내놓고 싶어도 학부모회에서 “우리 애들은 좋은 것 입히자”며 비싼 브랜드 원단이나 자수, 기능성 소재가 다 들어간 구성을 요구하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는다.
교육 당국이 편한 교복을 권고해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고가 경쟁이 치열하다. 결국 업체와 학부모, 지역적 한계라는 세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며 매년 수상한 낙찰가를 만들어내고 있다.
교육청 TF 관계자는 “소수 업체가 반복해서 참여하는 폐쇄적인 구조와 명확한 증거 없이는 처벌하기 힘든 제도가 의혹을 키우고 있다”면서 “담합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적발 노력을 계속하는 한편, 오는 5월 중에는 관련 설명회를 열어 예방 교육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견고한 구조적 성벽을 무너뜨리지 않는 한 교육 복지의 이름으로 쏟아붓는 수조원의 세금은 학부모의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기형적인 시장을 유지하는 연료로 쓰일 뿐이라는 지적이 높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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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대 RISE사업단, ‘5월 인권길 도보순례’서 봉사활동 실시
서영대학교 RISE사업단은 최근 광주 망월동 국립5·18민주묘지 광장에서 열린 ‘5월 인권길 도보순례’ 행사에 참여해 시민 대상 테이핑 의료봉사를 펼쳤다. 서영대 제공
서영대학교 RISE사업단은 최근 광주 망월동 국립5·18민주묘지 광장에서 열린 ‘5월 인권길 도보순례’ 행사에 참여해 시민 대상 테이핑 의료봉사를 펼쳤다고 18일 밝혔다.이번 행사는 5·18민주화운동 46주년을 기념하고 민주·인권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광주 북구청 인권교육과와 광주 북구 문화예술연합이 공동 주관했다. 서영대 물리치료과는 참가자들의 건강 증진과 안전한 도보순례 지원을 위해 재능기부 형태로 행사에 참여했다.특히 이번 활동은 서영대 RISE사업 ‘도심캠퍼스 리빙랩’ 프로젝트와 연계해 추진됐다. 도심캠퍼스 리빙랩은 대학과 지역사회가 협력해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지역혁신 프로젝트다.서영대 물리치료과 교수진과 재학생들은 장거리 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무릎·발목·허리 통증 예방을 위해 참가자들에게 맞춤형 테이핑을 실시하며 현장 의료 지원 활동을 펼쳤다.김현승 서영대 물리치료과 교수는 “학생들이 전공 지식을 지역사회 현장에 직접 적용하며 실무 역량과 봉사 정신을 함께 키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주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현장 중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김윤배 서영대 도심캠퍼스 리빙랩 책임교수는 “이번 봉사는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뜻깊은 활동이었다”며 “앞으로도 지역과 대학이 상생하는 협력 모델 구축에 힘쓰겠다”고 전했다.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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