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담합 고리 끊자]"광주, 평균보다 10만원 더"···업자 잇속에 학부모 등골

입력 2026.04.01. 20:18 한경국 기자
1. '시장 가격'요지부동
교육당국 근절 목소리에도
일부 판매점 30만원 웃돌아
투찰률 90%↑ 11곳 달해
경쟁 없고 짬짜미 의혹 반복
광주 지역 한 교복점의 모습.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새학기마다 반복되는 교복값 논란이 올해는 ‘담합 의혹’이라는 구체적인 정황과 함께 지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원단은 줄고 공정은 단순해진 ‘편한 교복’ 시대가 왔지만, 입찰 시장의 가격 성벽은 소수 업체들의 ‘짬짜미’ 아래 여전히 공고하다. 이에 무등일보는 기형적인 교복 시장의 실태를 파헤치고 실질적인 교육 복지로 나아가기 위한 대안을 4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담합 근절을 외치는 교육 당국의 목소리가 무색하게도, 지역 교복 시장의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전방위적인 실태 조사와 감시의 눈길이 매서워졌지만, 학부모들이 실제 현장에서 마주하는 가격표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1일 무등일보 취재팀이 높은 투찰률을 보인 광주 지역 교복 판매점 2곳을 무작위로 찾아 확인한 결과 A고등학교 교복(자켓, 셔츠, 생활복, 하복 등 포함)은 32만원, B중학교는 33만원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이는 광주 지역 평균 교복 가격인 23만원대를 10만원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최근의 고가 논란과 담합 조사 정국 속에서도 현장의 가격은 내려갈 기미 없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납품업체를 둘러싼 담합 의혹에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다. 구성이 간소화됐음에도 가격은 교육부 권고치를 꽉 채우거나 일부 품목은 이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학부모 김모(45)씨는 “담합 논란이 있어 가격 인하를 기대했는데 여전히 30만 원대 가격표를 받아드니 실망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학부모들의 불신은 데이터로 증명된다. 최근 광주시교육청 ‘교복 담합 근절 TF’ 활동 결과 2025학년도 입찰 과정에서 일부 사립학교를 중심으로 투찰률이 예정 가격의 90%를 상회하는 사례가 무려 11건이나 포착됐다. 학교마다 기초금액은 다르지만, 업체들이 사실상 경쟁을 피하고 해당 금액의 최대치에 맞춰 투찰하는 행태가 공통으로 나타난 것이다.

통상적인 경쟁 입찰에서 낙찰률이 90%를 넘어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담합이 반복되는 원인으로 제한된 지역 시장 구조와 소수 업체가 반복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환경 등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정 지역 내에서 소수의 업체만이 계속해서 입찰에 참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쟁이 실종되고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담합의 토양이 만들어졌다는 진단이다.

전남 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전남 중·고교 교복 계약 현황(2023~2025)’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전남 중학교 평균 낙찰률은 96.6%, 고등학교는 96.7%를 기록했다. 사실상 교육청 상한가에 맞춘 ‘판박이’ 투찰이다. 특히 전남은 지난해 중학교 교복 기초금액이 상한가 대비 99.8%에 달해 가격 경쟁 자체가 불가능했다. 2023년에는 기초금액이 상한가의 100.6%를 기록하는 등 권고 가격을 무시한 고가 형성이 고착화됐다. 학교가 직접 계약하는 ‘현물 지원’ 방식이 업체들의 가격 방어 전략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요지부동인 가격은 학부모들의 비판 여론을 무색하게 만든다. 편한 교복 시대에도 꿈쩍 않는 입찰 시장 구조를 혁파하지 않는 한 경제적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 소매업체들은 억울함을 호소한다.

대표 C씨는 “학교별 단가는 달라도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외하면 남는 게 거의 없다”며 “학생 수 감소와 본사 선구매 구조로 인한 재고 부담이 손해로 이어진다”고 토로했다.

결국 학부모는 고가 교복에 허리가 휘고, 소매점은 적자에 신음하는 기형적 구조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담합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선순환을 가로막는 것은 아닌지, 입찰 구조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박소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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