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미국에게 특별한 존재 아니다 주장
한강·K팝 등 스스로 특별한 존재가 됐을 뿐
나라 운명, 국민이 책임지고 만들 것 강조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는 신경쓸 필요 없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특별함을 증명해 가는 것입니다."
'미국인에게 미국사를 가르쳤던 교수'로 알려진 김봉중 전남대 명예교수가 통제할 수 없는 미국 대선 결과보다 우리의 원칙과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난 30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 광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3기 무등 CEO아카데미' 15강에서 '2024 미국 대선과 우리'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이날 그는 눈 앞에 다가온 미국 대선을 두고 역사학자 입장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전했다.
먼저 미국 대선 후보에 나선 민주당 해리스와 공화당 트럼프를 통해 치열한 패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미국을 좀 먹고 있는 마약과 총기 난사 같은 심각한 문제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이슈를 무기로 삼아 보수냐 진보냐 양극으로 나뉘어 진영싸움을 하고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총기를 가져야 한다, 총기를 가지면 안된다'처럼 사안별로 개인의 입장이 달라져야 하지만, 현재 미국 시민들은 두 후보가 주장하는 방향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SNS발달로 진영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모습이다"면서 "불법 이민자 문제도 특정한 당의 문제가 아니다. 협력해서 풀어야 한다. 1년에 10만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하는 마약 문제도 표 때문에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다가 양 진영간 골이 깊어져 제2차 남북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때문에 이번 선거가 미국 역사의 분수령이 되는 전환점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이와 같은 이슈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감을 갖기를 당부했다.
미국 대선이 어떻게 흘러가더라도, 스스로 가치를 입증하면 대접받는 특별한 나라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이 미국에게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지만, 한국 스스로 특별한 존재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 미국에게 대접을 받지 못한 나라지만, 스스로 가치를 입증했다. 세계 민주주의 역사를 보면 짧은 시일 내에 민주주의에 성공한 나라는 많지 않다. 미국이 많은 나라를 도와줬지만 대부분 실패했고,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면서 "한국의 경제와 문화 성장은 탁월하다. 우리나라 군사력은 세계 5위고,작가 한강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것은 이변이 아니다"고 전했다.
한 나라의 운명은 자국민들이 책임지고 만들어가는 것이라는게 그의 주징이다.
김 교수는 "미국이든 중극이든,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민감하기보다 어떤 원칙과 목표를 가지고 어떤 지렛대를 만들어 우리의 국익을 지켜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런 합의를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우리가 중요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봉중 교수는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세종도서'에 선정된 '이만큼 가까운 미국'을 비롯해 최근에 출판된 '미국을 안다는 착각'과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전쟁사', '미국을 움직이는 네 가지 힘', '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 '카우보이들의 외교사' 등 다수의 미국사 관련 책을 저술했다. 또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미국관련 강의 등 여러 방송 및 유튜브 매채를 통해 강연을 펼치고 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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