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AI정책전략대학원 개원
세계적 석학 김유수 교수 영입
BK21 · IBS 연구단 · IRC 등
국가 3대 대형 연구사업 유치
전남 9개 시·군과 업무협약도
"지스트는 대한민국 미래희망입니다. 보스턴에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있고, 취리히에 취리히연방공대(ETH Zurich)가 있는 것처럼 광주에는 지스트가 있습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가겠습니다."
취임 후 두번째 가을학기를 맞이한 임기철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총장이 3일 지스트 총장실에서 이같이 다짐했다.
임 총장은 지난 1년 동안 지스트 위상을 높이고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다양한 국가사업을 따내고, 우수한 인재를 영입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 AI정책전략대학원 개원 등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 1일 표면 화학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로 꼽히는 김유수 일본 이화학연구소(리켄) 수석과학자(도쿄대 응용화학과 교수)를 지스트 화학과 교수로 영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일본 연구기관 수석과학자로 선정된 한국 최초인물이다.
또 네덜란드 글로벌 학술정보분석기업 엘스비어(Elsevier)가 발표한 논문 피인용도에 따른 영향력 분석결과 '세계 상위 2% 연구자' 목록에는 지스트 교수 24명이 이름을 올렸다. 발표 시점 기준 지스트 전임교원 188명 중 12.8%에 해당하는 인원이었다.
이처럼 지스트는 1993년 설립 이후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들이 모이는 정상급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취임 2년차에 접어든 임 총장의 소회와 그를 통해 지스트가 어떻게 성장해 갈지 들어봤다. 다음은 임 총장과의 일문일답.
-지스트에서 보낸 두 학기는 어땠나.
▲총장 임기는 4년이다. 말하자면 나는 4년 과정의 또 다른 학위를 밟고 있다고 생각한다. 1학년 과정은 지스트 구성원의 정성과 열정에 힘입어 경영 여건과 현안 과제를 개선하고 정상화로 되돌리는 길이었다. 내부에 상존하고 있던 갈등 요인을 정리하면서 외부와의 관계를 회복시킴으로써 지스트의 위상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대표적 성과를 하나 꼽는다면.
▲이번 가을학기에 국내 최초의 AI정책전략대학원이 문을 열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사회 각 분야의 문제 해결에 적용할 AI 정책·전략 전문가를 양성한다. 특히 광주가 AI 산업융합 집적단지를 비롯한 AI 분야의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AI 중심도시를 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기에 지스트의 AI정책전략대학원 개원은 더욱 의미가 있다고 본다.
-AI 과학영재학교(AI영재고) 설립 추진 경과는.
▲지난 7월 26일 개최된 2024년 제7회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지스트 부설 AI영재고 신설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의 면제가 확정됐다. 이로써 정부는 AI 역량이 결집된 광주 지역에 지스트 부설 AI영재고를 신설하고, 고등학생 단계부터 AI 과학영재 등 고급인재의 조기 확보를 지원하게 된다. 2027년 개교 목표에 차질이 없도록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등 후속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김유수 교수의 부임이 과학계에서 주목을 끌었다는데.
▲김 교수는 지스트가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캠퍼스 연구단을 유치하면서 '양자 변환 연구단'의 단장으로 모신 것이다.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를 위해 설립된 종합 연구기관 IBS는 단위 연구조직인 연구단을 본원 또는 관련 대학에 설치하고 있는데, 이 중 '캠퍼스 연구단'은 지스트·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등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 위치한다. IBS 캠퍼스 연구단 유치는 지난 10년에 걸친 지스트의 숙원 사업이었는데, 그간 IBS와 긴밀히 협력하며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IBS 연구단은 통상 연간 50억원대의 연구비를 10년간 지원받는다. 김 교수께서 이끌어 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를 통해 지스트가 지식의 확장을 통해 인류 문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또 다른 대형 연구사업 수주도 있었나.
▲화학과 안진희 교수가 이끄는 'AI 기반 중대분자 연구센터'가 과기정통부의 글로벌 선도연구센터 중 IRC(혁신 분야)에 선정됐다. 연간 50억원 이내의 연구비를 최대 10년간 지원받는다. 전체적으로 500억원 규모다. 안 교수는 대한민국 '3대 게임 체인저 기술(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중 하나인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새로운 영역(저분자 화합물과 대분자 의약품의 중간 지대에 위치한 중대분자 영역)을 개척하며 신약 개발에 나선다.
-두 연구사업의 규모만 해도 상당하다.
▲지난해 12월에는 환경·에너지공학부가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을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4단계 두뇌한국(BK)21 사업'에 신규로 예비 선정됐다. 올해 3월부터 2027년 8월까지 대학원생 연구장학금, 신진연구인력 인건비, 교육과정 개발비, 국제화 경비 등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이로써 지스트는 IBS 캠퍼스 연구단, IRC 지원 사업, BK21 사업 등 '국가 3대 대형 연구사업'을 모두 수행하게 됐다.
-외국 연구기관과의 협업도 활발한가.
▲미국 MIT와 2021년부터 AI 응용 분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두 대학의 연구자가 짝을 이뤄 팀당 4~6명 규모로 연구팀을 구성해 공동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밖에도 최근 생명과학부 이선재 교수가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스웨덴 왕립공대, 프랑스 국립농업식품환경연구소 공동 연구팀과 함께 인체 질병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지도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것처럼 다양한 글로벌 연구협력을 이어 가고 있다.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국제 공동연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특히 올해부터는 '대학원생 해외 공동연구 지원(GIST Graduate International Research Experience Fellowship)'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해외 유수 대학 및 연구소에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자 하는 대학원생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 준비비(미국·유럽 기준 ) 400만원과 최대 9개월 간 생활비 매월 3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잇따라 전남 지역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데.
▲지스트가 과학기술 각 분야의 선두에서 세계적 연구성과를 내고 있지만 지역적 기반은 어디까지나 대한민국의 호남에 있다. 이것은 지스트의 숙명이자, 태생적으로 부여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보스턴 대도시권의 MIT, 스위스 취리히의 취리히연방공대처럼, 지스트는 광주와 전라도에서 과학기술 연구개발을 이끄는 것은 물론 지역의 산업과 교육을 이끄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전남 지역의 9개 시·군과 MOU를 맺었고, 지역마다 지스트 전임교원을 '과학기술혁신대사'로 임명해 산업과 경제 발전을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기술지주회사도 출범했다고.
▲지스트기술지주㈜(지스트 홀딩스)를 발족하고 초대 대표로 여주상 전 마젤란기술투자 대표를 지난 4월 선임했다. 지스트 홀딩스는 대학 연구성과를 기술사업화로 꽃피우고, 그것을 지역 기업과의 협력으로 연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출자회사 설립과 매출 증대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면 지역 경제에 직접적으로 이바지하는 바가 클 것이다.
-연구중심대학 경영에 어려움이 있다면.
▲언제나 다른 대학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지스트의 특성상 정부의 예산 지원이 필수적이고,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발전기금 조성도 절실하다. 지스트가 설립 30주년을 지나오면서 지난 10년간 내부적 문제가 왜곡되고 확대되는 한편 갈등도 가속화됐다. 이것은 직원 노조와 일부 지역 언론에 의해 외부로 확산돼 지스트의 명예와 평판이 하락하는 요인이 됐고, 정부 예산을 편성받거나 발전기금을 모금하는데 어려움이 생기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졌다. 나는 이것을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보고 이 같은 비정상적 행태를 반드시 정상화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 뜻을 함께해 주고 있는 교수·연구원·직원·학생들이 있어 힘을 내고 있다.
-남은 임기 중 경영 계획이 있나.
▲과학기술원의 총장 임기는 4년이다. 지난 1년여간 일군 성과를 바탕으로 임기 2년차에는 정상 궤도를 재설정하고 다시 혁신을 통해 지스트를 '재건'하는 기간으로 삼고자 한다. 이어서 3~4년차는 이른바 '고도화'의 기간으로서 내재화된 혁신과 재정 확충을 통해 대내외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는 물론 국내외로의 외연 확장에 나서 '도약'과 '확장'을 일구려고 한다.
-지스트를 위해 발전기금을 기탁하고 있나.
▲부족한 나를 이 자리에 불러 준 지스트와 호남 지역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매월 받는 급여의 20% 가량을 발전기금으로 내고 있다. 임기 4년간 그렇게 하고, 약간 더 보태어 총 1억원을 지스트의 발전을 위해 내놓으려고 한다. 내가 먼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누구에게 지스트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할 수 있겠나.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 전남대 22대 총장 선거운동 본격 돌입 전남대 전경. 전남대학교 제22대 총장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이근배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 김재국 공과대학 신소재공학부 교수, 송진규 건축학과 교수, 한은미 화학공학부 교수 등이 4파전을 치를 예정이다.11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총장 후보자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은 11일부터 24일까지 14일간 선거운동을 치른다.후보자들은 11일 민주마루에서 대학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합동 연설회를 시작으로 12일 용봉홀(오전 9시30분·오후 2시), 20일 화순캠퍼스 교육정보동 대강당(오후 2시), 23일 여수캠퍼스 국제회의실(오후 2시) 등에서 4차례 공개 토론회를 거친다. 합동 연설회 및 공개 토론회는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될 예정이다.선거 참여 비율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에 따라 2%에서 10%로 상향됐다.이에 따라 전남대 총장 선거 투표 반영 비율은 교수 100%, 교직원 17%, 학생 10%, 조교 3.5%, 강사 2.5%다.오는 25일 1차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의 과반수를 얻은 후보자가 없는 경우 득표 순으로 2위 이내의 후보자에 대해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과반 득표 후보자와 차순위 득표 후보자 등 최종 2명을 총장임용후보자로 선정, 교육부로 추천된다.선거 방식은 온라인 투표고, 선거운동이 끝난 다음날인 오는 25일 진행된다.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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