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정부 한국 역사 부정하는 것"
학계 "일 침략 미화하는 건국일 세워지나"
정부, 뒤늦게 건국일 추진 않키로 했지만
"역사관 쉽게 바뀌지 않아" 우려도
"뉴라이트 성향을 띈 사람을 독립기념관장 자리에 임명한 것은 1948년을 건국일로 지정하기 위한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뒤늦게 건국일 제정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언제 말을 바꿀지 몰라 걱정됩니다."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친일파를 옹호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최근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된 김 관장을 통해 대한민국 건국일을 1948년으로 제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광주·전남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한말호남의병기념사업회 등 광주·전남 107개 시민사회단체는 13일 오전 광주시청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정권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대놓고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김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시민단체는 "신임 관장은 대한민국이 1948년 8월15일 건국됐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이는 대한민국과 임시정부의 단절을 꾀하는 매국노식 발상이자 북한을 다른 나라로 인정하는 것이다"며 "순국선열들의 독립정신을 선양하고 올바른 국가관 형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독립기념관의 수장에 임시정부의 법통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사람을 임명하는 게 제정신인지 모르겠다"고 역설했다.
광주지역 교사들도 건국일 논란이 일자 친일세력에게 변명의 여지를 남겨주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빛고을역사교사모임 회장으로 활동 중인 김보름 문상중 교사는 "건국일이라는 표현 자체가 2006년 뉴라이트 계열에서 광복절을 건국일이라고 주장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그전에는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945년 광복,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렇게 용어를 정리했지 건국일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며 "이는 일부 세력의 그릇된 역사인식이 표출된 것이다. 1948년 8월15일에 행해진 기념식 사진을 봐도 '대한민국 정부 수립 국민 축하식'이라고 적혀 있다. 1948년 당시에도 정부 수립으로 규정했던 것을 이제 와서 건국이라고 우기는 것에는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미화해 독재의 역사를 지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수립일' 대신 굳이 '건국일'을 묻는다면 1919년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이 돼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도 1948년 정부 수립 기념사에서 '대한민국 30년'이라고 밝혔다"면서 "만일 1948년을 건국으로 보면 대한민국은 독립운동과 무관하게 세워진 나라가 된다. 평생 독립운동에 헌신했으나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해 정부 수립에 참여하지 않았던 김구 등의 독립운동세력들은 반국가적 인물이 되고, 일제강점기에 반민족행위를 하며 호의호식하다가 기득권을 좇아 정부 수립에 참여한 친일세력은 건국의 주역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대통령실과 김 신임 관장은 건국일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지식인들 반응은 냉담했다.
김봉국 전남대 교수는 "건국일을 1948년으로 하려는 뉴라이트의 복안은 일제 식민지 시절을 미화하려는 것이다. 일본 침략을 정당화함으로써 위안부 문제와 같은 폭력의 역사를 지우려는 것이다"면서 "일단 정부가 건국일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해서 다행스럽게 생각하지만, 향후 행보를 더 지켜봐야 한다. 잠시 철회를 했다고 해서 그들의 역사의식이 한순간에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정부와 독립기념관 등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모두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 수시 앞둔 대학들, 장학금 파격 혜택···"신입생 모셔라"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 모습. 동신대 제공광주·전남 대학가가 9일부터 시작되는 2025학년도 대학입학 수시모집을 앞두고 신입생 유치 경쟁이 뜨겁다.신입생 전원에게 입학금 지원뿐만 아니라 장학금 대상이 아닌 학생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신규 장학금을 마련하는 등 대대적인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전남대는 학생들의 생활비 지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생활지원형 장학제도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교내 부속기관과 생활협동조합 등에서 일하며 공부하는 학생에게 주어지는 열정 장학금,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개척하는 저소득층 학생에게 주어지는 동행 장학금, 소득분위와 상관없이 모든 재학생을 대상으로 주어지는 도전 장학금 등이 대표적이다.목포대는 최근 확보한 재정을 통해 글로벌 전문 인력 양성과 학생들을 위한 복지예산, 해외연수, 장학금 지원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2024년 연간 100억원 규모의 학생지원 목적사업비를 200억 규모로 2배 확대, 대학 생활과 통학 등에 대한 복지예산을 늘린 덕분이다. 또한 장학금 지급률을 등록금대비 115%로 높이고, 희망하는 전 학생들에게 글로벌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조선대는 신입생을 위한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입학성적에 의해 지급되는 입학우수장학금은 입학우수장학금1로 선발될 경우 정규학기 전체 기간 동안 등록금 전액을 지급한다. 동문의 자녀가 다시 부모님의 모교에 입학하는 등 부모 모두 조선대 학사 졸업생인 경우 자녀에게 입학 첫학기 등록금의 1/3을 동문자녀장학금으로 준다.호남대는 전형료 전액면제와 더불어 합격자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수능 성적에 따라 4년간 등록금 전액 면제부터 등록금 1/4감면 장학금을 지급하고 성적장학금을 받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가정형편을 고려해 학과장 추천 장학금을 준다. 특히 합격자 전원에게 대학생활을 응원하는 의미로 주는 치얼업 장학금도 있다. 이밖에도 성인학습자 및 만학도, 주부 특별장학금, 가족장학금, 동문장학금 등의 다양한 장학제도를 시행한다.광주대는 국가장학금 소득분위 0분위~8분위 해당되는 신입생들에게 입학학기 등록금을 전액면제한다. 사실상 신입생 전체에게 등록금을 면제해주는 것이다. 여기에 수시모집 최초합격자에게는 80만원, 충원합격자에게는 40만원의 생활비 장학금(외국학생 제외)을 지급하고, 학과장 또는 입학처장이 추천하는 장학금 혜택도 마련했다. 단, 신설학과인 반려동물보건산업학과는 국가장학금 소득분위와 관계없이 입학학기 등록금 전액면제 혜택이 주어진다.동신대는 학생들 학비 부담을 덜도록 15년째 등록금을 동결한데 이어 장학금 혜택은 늘리고 있다. 지난해 동신대 재학생 중 장학금 수혜자 비율은 무려 90%에 달한다. 또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높이며 동기부여를 주는 어학우수자 장학금, 적극적인 자기계발 활동에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장학금으로 전환해 지급하는 마일리지장학금, 특성화고장학금, 다문화장학금, 외국인유학생장학금 등 풍성한 장학금제도를 통해 학생들을 지원한다.광주여대는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 3개 전형의 복수지원에 대한 모든 전형료 및 접수 수수료를 면제할 예정이다. 국가장학금 소득분위 8구간 이내인 경우 첫 학기 등록금을 전액 감면하고 9분위 이상 및 국가장학금 미신청자에게도 합격자 전원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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