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시민들이 즐겨찾는 무등산 계곡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 가족이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 10일 오후 5시40분께 광주시 동구 무등산 입구 시내버스 회차지 뒤편 계곡. 1m 크기의 어미 수달과 5년여 령으로 추정되는 새끼 수달 2마리 등 수달 가족이 물장난을 치며 노는 모습이 포착됐다. 수달 세 마리는 서로 뒤엉켜 물장구를 치거나 물속으로 잠수했다가 올라와 몸을 부비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수달은 다 크면 몸길이 약 70㎝, 꼬리는 약 50㎝, 몸무게는 6∼10㎏ 가량 된다. 생긴 것은 족제비와 비슷하지만 훨씬 크다. 또한 유선형의 몸으로 계곡을 가르며 유영하거나, 서로 등에 올라타 장난치는 등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다만, 인기척을 확인한 어미 수달이 새끼들과 함께 콘크리트(둑) 구조물 아래로 잠수한 뒤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 수달은 갑자기 위험 상태에 놓이면 물속으로 잠복한다. 영상을 확인한 임용관 광주동물보호소장은 "수달들이 서로 우애 있게 어울리며 물놀이를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무등산 일대에서 수달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지만, 무인카메라가 아닌 실제 영상 촬영 사례는 드물다고도 했다.

수달은 무등산 깃대종이다. 무등산의 생태계를 대표하고 건강성을 평가하는 지표종이란 의미다. 그만큼 산림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거다. 물과 관련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여서 멸종될 경우 먹이사슬 전체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짧은 다리와 물갈퀴, 날카로운 송곳니를 지닌 야행성 포식자로 도심 하천에서 발견되면 생태계 회복의 지표로 여긴다. 먹이는 주로 물고기이고, 비늘이 있는 것보다 없거나 적은 메기·가물치·미꾸리 등을 잡아먹는다.
광주에선 무등산 2·4수원지와 계곡, 담양 무동제, 영산강 등에 서식한다고 알려졌지만, 야간에 주로 활동하다 보니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4년여 전, 무등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가 설치한 무인센서 카메라에 겨울을 나는 수달 가족이 포착됐다. 하지만 등산객들의 발길이 잦은 주간에 육안으로 확인되고 영상으로 기록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광주와 인연이 깊다.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공식 마스코트인 '수리'와 '달이'는 수달을 형상화 했다. 무등산에서 마음껏 뛰노는 수달, 광주에 '삶의 생명과 환경의 도시'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임 소장은 "무등산의 깃대종인 수달은 생태계 회복의 지표이자 무등산 환경 특성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야생동물인 만큼, 지속적인 보존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쟁 이전만 해도 수달은 하천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남획과 오염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 멸종위기종이 되고 말았다. 도심 하천에 나타나기만 해도 뉴스가 되는 진객이 된 것이다. 1982년 천연기념물 제330호, 2012년 멸종위기 1급 동물로 각각 지정됐다.
유지호기자 hwaone@mdilbo.com·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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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 5중 추돌 발생"...도심 폭설 대응력 점검
14일 오후 3시30분께 광산구 무진로~월전동 간 도로에서 광주시, 광산소방서 등 10개 기관이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사진은 소방관들이 중상자 역할을 한 참여자를 들것에 옮기고 있는 모습.
"갑작스런 폭설로 빙판길이 된 도로에서 5중 추돌사고가 발생합니다. 중상자 1명, 경상자 1명."14일 오후 3시30분께 광산구 무진로~월전동 간 도로.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선 차량 다섯 대 사이로 흰 연기가 천천히 피어올랐다. 엔진 파손으로 새어 나온 연기가 공기 중에 번지자 순찰차가 경광등을 켜고 진입했고, 뒤이어 구조 장비를 실은 소방 차량이 접근했다. 눈 한 점 오지 않는 11월이지만 '폭설로 인한 5중 추돌사고 발생' 상황이 재현됐다.광주시는 이날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고광완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김준영 시민안전실장, 정태정 자연재난과장, 김동노 광주시자율방재단연합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광산경찰서·광산소방서·5개 자치구·종합건설본부·한국공항공사·제2순환도로 등 10개 기관 80여 명이 참여해 사고 발생부터 구조, 견인, 제설, 이면도로 대응까지 전 과정을 점검했다."30cm 이상의 폭설로 도로가 빙판이 되고, 차량 다섯 대가 연쇄 추돌해 1km 정체가 발생했다"라는 상황 개시가 선포되자 재난상황실은 곧바로 '대설경보 발령' 보고를 받고 비상 2단계를 가동했다. 우회 안내 문자 전송, 제설차 투입 준비, 기관 간 상황 공유 등 실제 대응 절차와 동일하게 진행됐다.14일 진행 된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차량 다섯 대가 연쇄 추돌한 상황이 주어지자 가장 먼저 광산경찰서 교통순찰반이 현장에 도착해 제설제를 뿌리고 있다.첫 대응 기관인 광산경찰서 교통순찰반이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순찰차는 도로를 가로막고 접근 차량을 통제했으며, 경찰관들은 트렁크에서 꺼낸 소포장 제설제를 사고 주변 노면에 뿌렸다. 기습 강설 시 경찰이 실제 사용하는 장비다.뒤이어 광산소방서 구조·구급대가 연기 사이로 진입했다. 구조대는 조수석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 유압장비를 사용해 문을 절단했고, 중상자 1명을 들것에 싣고 구급차로 이송했다. 경상자 1명도 부축을 받아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구조·이송까지의 절차는 실제 사고 대응 동선을 그대로 따랐다.14일 진행된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에서 대형 제설차 진입이 어려운 주택가 골목을 대응하기 위해 자율방재단이 제설 훈련을 진행 중이다.사고 조치가 마무리되자 동구·서구 견인차량이 차례로 투입됐다. "첫 번째 차량 이동합니다." 무전 지시에 맞춰 파손 차량 두 대가 도로 밖으로 옮겨졌다. 뒤이어 거대한 제설차량 10대가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종합건설본부 2대, 5개 자치구 차량, 제2순환도로 2대, 한국공항공사 1대 등 1톤부터 15톤까지 다양한 규모의 차량이 줄지어 도로를 통과했다. 제설차 앞쪽 살포 장치에서 습염식 제설제(염수·염화칼슘·고체 제설제 혼합)가 양옆으로 흩뿌려졌고, 노면엔 염수 특유의 냄새가 퍼졌다.이어 자율방재단의 이면도로 대응이 진행됐다. 블로워·브러시·넉가래·개인용 살포기가 등장해 좁은 골목길을 정리하는 시연이 펼쳐졌다. 자율방재단 관계자는 "대형 제설차 진입이 어려운 주택가 골목은 적설 시 민원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지역"이라며 "마을제설반의 빠른 투입이 전체 제설 속도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14일 오후 3시30분께 광산구 무진로~월전동 간 도로에서 광주시, 광산소방서 등 10개 기관이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는 고광완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김준영 시민안전실장, 정태정 자연재난과장, 김동노 광주시자율방재단연합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정태정 광주시 자연재난과장은 "기습 폭설은 예측이 어려워 초기 대응이 늦으면 연쇄 사고로 번질 위험이 크다"며 "과거 10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는데, 관할이 다른 구간이라 대응 공백이 생겼다. 이런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상시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데 이번 훈련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광주시는 오는 11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를 겨울철 자연재난 대책기간으로 설정하고 제설차량 GPS 관리, 재난문자 발송 시점, 결빙 취약지 우선 대응 순위 등을 재정비해 올겨울 도심 대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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