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길 걷고 숲길 누비고···전남광주 가을 '촌캉스'

입력 2026.09.12. 18:15 강승희 기자
체험·숙박·음식 분야 1등급 받은 ‘으뜸촌’
달빛무월·에코왕곡·신학마을, 월선권역
농촌의 정취 느끼며 전통 체험활동까지
담양 달빛무월마을의 한 한옥 숙소. 달빛무월마을 제공
담양 달빛무월마을

백로(白露)를 지나면서 한낮의 뜨거운 기세도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이 왔다. 복잡한 도심과 빽빽한 일정에서 벗어나 논밭과 돌담길, 숲과 마을이 있는 곳에서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는 ‘촌캉스’가 어울리는 때다.

특히 올가을에는 멀리 떠나지 않고도 농촌의 자연과 먹거리,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지가 주목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가을 여행철을 맞아 추진하는 ‘올가을 가장 완벽한 쉼, 머물고 싶은 촌캉스 캠페인’ 숙박 대상 72개 마을 가운데 전남광주에서는 담양 달빛무월마을, 나주 에코왕곡마을, 무안 월선권역, 완도 신학마을 등 4곳이 이름을 올렸다. 이곳들은 모두 농촌관광사업 등급평가에서 체험·숙박·음식 분야 1등급을 받아 ‘으뜸촌’으로 지정된 농촌체험휴양마을이다.

◆돌담길 따라 느리게 걷는 가을, 담양 달빛무월마을

담양 대덕면 무월길 42에 자리한 달빛무월마을은 고려 말기 교동 인씨들이 처음 개척해 마을을 이룬 곳이다. 현재 40여 호가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마을 곳곳에는 농촌의 옛 정취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목탁바위, 디딜방앗간, 중뜸샘, 소망탑, 달빛전망대, 달빛연못 등이 있다.

2.5km가량 이르는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대숲 산책로와 어우러진 마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대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가을 여행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직접 몸을 움직이는 체험도 다양하다. 오는 11월까지는 감자·고구마 캐기, 옥수수 따기, 단감 따기 등 계절별 농가체험이 가능하다. 한과와 양갱, 떡, 대통밥, 고추장 만들기 등 전통식품을 만들 수도 있다. 먹거리뿐만 아니라 토우 만들기, 염색, 대나무공예 장난감 만들기, 냅킨 공예 등 공예를 소재로 한 체험도 마련돼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직접 수확한 농작물을 맛보고 친환경 대나무 장난감까지 만들어보는 하루를 보내기 좋다. 마을 사람들의 삶과 농촌의 시간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에코왕곡마을에서 진행된 환경·업사이클링 체험. 에코왕곡마을 제공

◆만들고 뛰놀고 쉬고…나주 에코왕곡마을

나주 왕곡면 나주서부로에 위치한 에코왕곡마을은 농촌체험과 생태·에너지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에코왕곡마을 친환경교육센터는 자연순환 녹색마을을 표방해 에너지하우스로 설계됐다. 에코왕곡체험휴양마을, 정원일기 농가레스토랑, 마을학교, 인성학교와 작은도서관을 함께 운영 중이다. 가족 여행은 물론 세미나와 동호회, 워크숍, 가족모임 등을 위한 숙박 공간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나주 에코왕곡마을. 나주시 제공

이곳에서는 탄소중립 목공체험, 업사이클링·로컬푸드체험, 생활 업사이클링체험, 치유·힐링원예체험, 농산물 수확체험을 할 수 있다. 잔디마당과 축구장·족구장, 산책로, 캠프파이어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지역의 제철 식재료를 담은 식사도 가능하며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어른들은 마을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쉬고, 아이들은 넓은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식으로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시민들이 월선권역에서 부채 꾸미기 체험을 하고 있다. 월선권역 제공

◆무안 월선권역, 농촌과 예술의 만남

월선권역은 무안 청계면 예술촌길에 있다. 청계면과 몽탄면 일대 9개 마을이 함께 농촌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곳의 특징은 농촌 풍경에 예술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전시회를 열고, 복사꽃과 살구꽃이 피는 시기에는 축제를 개최하는 등 마을 공동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이 월선권역에서 진행한 염색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월선권역 제공 

체험 종류도 다양하다. 도자기체험과 아트타일, 다도체험 등 문화·예술 체험이 가능하다. 음식 만들기로는 양파장아찌, 연잎쌈밥, 인절미 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계절별 농산물 수확 체험과 식물 치유 체험도 운영되고 있다. 일부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월선권역에서는 계절에 따라 농촌의 풍경과 주민들의 생활문화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 천천히 마을을 둘러보고 체험에 참여하며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완도 신학마을 일원에서 부자가 물놀이를 하고 있다. 신학마을 제공 

◆숲길 걸으며 건강 충전 ‘완도 신학마을’

완도 군외면 원동 1길에 위치한 신학마을은 완도대교를 건너 만나는 첫 마을이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다양한 관광자원을 품은 ‘건강의 섬’ 완도의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시민들이 완도 신학마을에서 노르딕워킹을 하고 있다. 신학마을 제공 

신학마을 촌캉스의 매력은 마을 자체뿐 아니라 주변의 풍부한 자연·관광자원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 전국 유일의 난대림 자연힐링 숲인 완도수목원을 비롯해 청해포구촬영장, 장보고 유적지 등 완도의 주요 관광지가 인근에 있다.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체험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노르딕워킹’이다. 완도수목원의 난대림 숲을 걸으며 건강과 휴식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울창한 숲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도시에서 쌓인 피로를 내려놓기에 안성맞춤이다.

완도의 특산물을 담은 ‘완도 첫마을 선물세트’도 만나볼 수 있다. 다양한 가격대로 구성돼 여행 기념품으로 구입할 수 있다.

완도수목원과 청해포구촬영장 등 주변 관광지를 둘러본 뒤 마을에서 쉬어가는 식으로 일정을 구성하면 하루가 짧게 느껴질 정도다. 자연 속에서 걷고 지역 먹거리를 즐기며 여유를 찾는 것이야말로 가을 촌캉스의 묘미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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