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거리, 가능성 무궁무진"

입력 2026.08.26. 15:21 김현주 기자
2026 아트스트릿페어 총괄기획 남궁윤 예술감독
행정 예산 없이 자발적 연대와 참여로 '심폐소생'
"이 거리의 진짜 주인공은 우리" 자생적 부흥 도모

남궁윤 예술감독

“예술의 거리 자원은 무궁무진한데 일회성 사업만 반복되며 정작 이곳의 주인공들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서울 출신으로 서울에서 주로 활동해 온 기획자 남궁윤 예술감독이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전면에 나섰다. 거리를 지켜온 화랑과 갤러리, 뿌리 예술인들을 하나로 묶어 관(官) 주도가 아닌 순수 민간 주도의 ‘2026 아트스트릿페어’을 기획하면서다.

예술의 거리는 1987년 7월 조례로 특화거리가 된 이후, 2006년 동구 차원의 지원 조례까지 정비됐다. 1㎞가 채 되지 않는 공간에 화방, 갤러리, 공방, 필방 등 압도적인 문화 자원이 집약된 전국에서 보기 드문 현장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지난 19년간 아시아문화예술 거점 사업 등으로 예산이 지속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사업이 일회성에 그쳤다. 외부 업체와 기획자가 들어와 사업을 마치면 사라지는 방식이 되풀이되면서 상인과 작가들의 피로감과 민원만 쌓여갔다. 차만 지날 뿐 젊은 청년들의 발길이 끊긴 쇠퇴한 거리가 된 이유다.

남 감독과 이 거리의 인연은 2022년 아시아문화예술 활성화 거점 사업 조연출로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2025년에는 총감독을 맡으며 골목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신했지만, 행정 중심의 구조적 틀 안에서는 근본적인 부흥을 이끌어내기에 역부족임을 느꼈다.

전환점은 올해 광주비엔날레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찾아왔다. 남 감독이 예술의 거리 내부 주체들에게 자발적인 자체 기획전을 제안하자, 화랑과 예술인 모두 “이제는 우리가 직접 해보자”며 흔쾌히 한마음 한뜻으로 응답했다.

이번 ‘2026 아트스트릿페어’은 별도의 행정 예산 없이 전적으로 민간의 자발적 참여와 연대로 치러진다. 예산 공백이라는 큰 부담에도 불구하고, 거리의 뿌리 예술인들과 화랑이 대등하게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남 감독은 이번 페어를 시작으로 기획전을 정례화하고, 거리 전체를 무대로 삼아 대규모 페인트 축제와 거리 미술 전시를 확장해 나갈 구상이다.

“내 삶의 가치관은 오직 ‘행동한다’, ‘실천한다’ 두 가지입니다. 이 거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대입니다.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이곳의 진짜 주인공들과 함께 누구나 순수하게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김현주기자 5151k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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