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테이블] MZ세대는 밥 대신 이것을 구매한다…말랑이 열풍 대체 왜?

입력 2026.07.02. 16:56 박준서 기자
[무등일보 디지털본부 MZ들의 거침없는 '무등 테이블']
■ 말랑이·왁뿌볼
촉감을 즐기는 완구
직접 구매한 말랑이를 자랑하고 있다. 김세화기자 3flower@mdilbo.com

'말랑이'와 '왁뿌볼'이 새로운 인기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말랑이'는 손으로 누르거나 주무르면 탄성을 느낄 수 있는 촉감형 완구를 통칭하는 말이다. 최근에는 말랑이와 슬라임을 결합한 '슬랑이', 왁스로 감싼 촉감 완구인 '왁뿌볼'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도 함께 판매되고 있다.

말랑이는 원래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으며 소비층이 크게 확대됐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유튜브에서는 말랑이를 소개하거나 언박싱하는 영상, 촉감을 전달하는 ASMR 콘텐츠, 유명 문구점를 찾아가는 '말랑이 투어'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종류도 생각보다 다양하다. 과일, 빵, 동물, 캐릭터뿐 아니라 어떤 제품은 달콤한 향이 나고, 어떤 제품은 실제 음식처럼 색감이 선명하다. 소비자들은 여러 제품의 촉감과 디자인을 비교한 뒤 구매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다고 한다.

결국 말랑이는 어린이 장난감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 SNS를 통해 확산된 촉감형 완구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다양한 촉감과 디자인만큼이나 소비자들의 취향도 뚜렷하게 나뉘는 만큼, MZ 기자들이 직접 말랑이와 왁뿌볼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해봤다.


-말랑이를 사본 경험이 있는지?,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

▲쌍촌동 비말랑이룡(이하 비) =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말랑이를 찾기는 어려웠고, 차라리 수제비 반죽을 만지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지면서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는데, 오히려 정서 불안이 커지는 느낌이었다. 계속해서 주물럭거려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따로 찾아 구매할 것 같지는 않다. 또한 일부 말랑이에서는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 화학물질이 검출됐다고 하니, 정 구매하고 싶다면 안전성을 확인한 후 구매하길 권한다.

▲문흥동 불주먹(이하 불) = 지금처럼 슬라임이랑 말랑이 유행이 오기 전, 예전에 한창 핫했을 때 이미 사봤다. 요즘은 특히 '슬랑이'를 사고 싶은데, 구하기가 쉽지 않다. 광주에는 파는 매장이 몇 개 없는 데다가 거리도 멀어서, 주변에서 핫한 슬랑이를 구하기가 어렵다. 원하는 말랑이를 쉽게 가질 수만 있다면 언제든 구매할 의향이 있다.

▲광천동 보안관(이하 보) = 말랑이 유행 중기쯤에 구매해 봤다. 친구들이랑 밥 먹다가 "우리도 말랑이 사러 갈까?" 해서 서둘러서 유명 말랑이 가게 두 곳을 돌았다. 첫 번째 가게에서는 재고가 별로 없어 수확에 실패했다. 두 번째 가게는 규모도 있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사고 싶은 말랑이가 한 개 남은 것을 보고 바로 낚아챘다. 너무 뿌듯한 순간이었다. 주변에 어린 학생들도 많았지만 이런 표독한 나를 보고 갑자기 한심해졌다... 학생들아 미안.

▲신안동 몽둥이(이하 몽) = 아직 한 번도 구매해 본 적 없다. 주변에서 가지고 노는 것을 본 적은 있다. 그런데 말랑이가 어떤 제품인지,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 알게 된 뒤에는 오히려 구매할 생각이 더 없어졌다.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 유행일지 궁금할 뿐이다. 물론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은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럽고 가치 있는 소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에게는 실용성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진다. 차라리 맛있는 음식 사 먹고 말지. 한번 만지고 버릴 제품을 구매하는 건 돈 아깝다.

전시된 말랑이들. 김세화기자 3flower@mdilbo.com

-"이 느낌이야", 최애 말랑이 및 꼭 추천해주고 싶은 말랑이 종류는?

▲비 = 앞서 말했듯이 말랑이를 추천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면 그 원인을 찾아 없애길 바란다. 스트레스를 다른 곳에 푼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휴식이나 취미 생활로 즐기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고통을 줄이는 것과는 달리 또 다른 행복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물럭거리는 행위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무아지경에 도달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말랑이를 만지는 것은 명상과 다름이 없겠다.

▲불 = 지인이 가진 슬랑이를 만져본 적이 있는데, 치즈 큐브 모양의 슬랑이였다. 촉감이 정말 쫀득쫀득해서 한 번 만지면 계속 손이 가는 중독성이 있다. 만지자마자 소장 욕구가 생겼지만 주변에서 구하기 힘들어 아쉬웠다. 지금은 품절 대란이라도 유행이 조금 가라앉을 때쯤 가장 먼저 구매할 생각이다.

▲보 = 우선 나의 말랑이 추구미는 봉만말(봉지채 만지는 말랑이)과 딱딱하지 않은 것 또는 적당히 흐물흐물한 질감을 선호한다. 수많은 말랑이 종류 중에서 내가 고른 것은 쿠마무 말랑이. 쿠마무 말랑이는 리락쿠마 표정이 그려져 있어 이름이 붙었다. 그리고 푹 끓인 일본식 어묵탕에 있는 '통무' 모양을 연상케해 더 만지고 싶게 생겼다. (겉으로 보기에) 오랜 시간 끓여 탄력있으면서도 적당히 말랑하고, 무 한쪽 면이 갈라져 보이는 것도 한껏 재미를 덧붙인다.

▲몽 = 사실 말랑이만큼이나 요즘은 타건감이 좋은 키보드도 정말 다양하게 나온다. 예전에는 적축, 청축, 갈축 정도가 대표적이었다면, 이제는 조약돌축처럼 색다른 키감을 구현한 스위치들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직장인이라면 타건감 좋은 키보드 하나 장만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손끝에 전해지는 만족감 덕분에 적어도 한 달 정도는 퇴사 충동을 잠시 미뤄줄지도 모른다.

말랑이를 가지고 노는 MZ세대. 김세화기자 3flower@mdilbo.com

-말랑이가 유행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비 = 장악(掌握)하다. 손바닥 장(掌) 자에 쥘 악(握) 자를 써서 손에 쥐고 통제한다는 뜻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손에 쥐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특히 말랑이는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유행하는 장난감이다. 그런 학생들이 말랑이를 장악하는 데서 오는 성취감과 해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탈출구가 필요하다. 청소년을 넘어 어른들에게까지 말랑이가 유행하는 모습을 보면, 사회 전반에 대한 압박감이 크다고 생각된다.

▲불 = 요즘 2030 세대 사이에서 키덜트 문화가 크게 유행하고 있는데, 결국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본다. 특히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마땅히 감정을 풀 곳이 없지 않나. 그럴 때 말랑이를 만지는 행위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 돈도 많이 안 들고 딱히 제약도 없는, 가장 무해한 힐링법이라 유행하지 않을까 싶다.

▲보 = 요즘 세상 살아가기에 너무 팍팍하다. 지금까지 유행한 것들을 종합해 보면 떡, 케이크, 말랑이 등 '부드러운 것'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이는 푸석푸석하고 딱딱한 우리의 삶과 상반된다. 우리는 인생의 모든 면에서 평탄함과 부드러움을 추구하지만, 살아가면서 그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와 같은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마약이나 범죄가 대유행하는 것보다 이런 소소한 재미를 갖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귀엽다고 생각한다. 나와 당신, 우리 모두 다 함께 파이팅.

▲몽 = 말랑이가 유행하는 이유는 단순히 하나의 이유 때문이라기보다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선 손으로 주무르는 촉감(?)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그 '왁뿌볼'같은 경우에는 바스락할 때 쾌감도 있다고 한다. 또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 같은 SNS에서 말랑이를 누르거나 늘리는 영상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다고 본다. 여기에 친구들이 하나둘씩 가지고 다니면 자연스럽게 따라 구매하는 또래 문화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사람들은 스트레스 해소나 불안감 완화를 위해 말랑이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 유행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

정리=박준서기자 junseo030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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