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희경루방회도' 모티브 창무극
네 선비 풍류…각자 서사로 감동 전해
광주에 대한 애향심·역사성 재해석
오는 9월 서울·부산서도 공연 예정


500여 년 전 광주 희경루에서 펼쳐진 선비들의 풍류와 우정이 창무극으로 되살아난다. 한 점의 그림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공연예술로 확장되며 광주의 역사와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조명해 눈길을 끈다.
광주시립창극단은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국악의 날 기념 특별기획공연 ‘희경루방회도’를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1567년 광주 희경루에서 열린 방회 장면을 담은 보물 ‘희경루방회도’를 모티브로 삼아 창작한 창무극이다. 원작 그림이 과거시험 동기생 다섯 명의 재회를 기록한 계회도(契會圖·문인들의 계회 광경을 그린 그림)라면, 무대 위에서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물과 서사를 더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작품은 광주 목사 오장환이 중건된 희경루에서 옛 친구들을 기다리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어린 시절 희경루에 올라 꿈을 나누던 청년들은 세월이 흐른 뒤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고, 사랑과 이별, 우정과 희생을 겪은 끝에 다시 희경루에서 만나게 된다. 장원급제 후 고향으로 돌아온 서룡과 설향의 비극적인 사랑, 친구를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하는 인물들의 선택은 감동을 전한다.
원작 그림에는 다섯 명의 인물이 등장하지만 공연에서는 네 명의 선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역사적 기록을 그대로 복원하는 데 머물기보다 광주의 문화적 정체성과 미학을 보다 입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선택이다. 각 인물은 무관의 기개와 선비 정신, 청춘의 사랑과 갈등, 우정과 의리 등을 상징하며 서로 다른 개성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작품은 과거시험에 급제한 인물들이 한양이 아닌 광주목 희경루에서 다시 모임을 가졌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그 안에 담긴 애향심과 지역 공동체 의식을 관객들에게 전한다. 광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유산인 희경루와 호남의 가·무·악 전통을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일반적인 창극 형식을 넘어선 창무극으로 제작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소리와 연기 중심의 전통 창극에 춤을 적극 결합해 음악과 움직임이 함께 서사를 이끌어가는 방식이다. 네 명의 주인공이 한량무를 추며 소리를 이어가는 장면은 선비들의 풍류와 호연지기를 역동적으로 표현하며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음악 역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지향한다. 판소리와 전통 국악 선율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대적인 화성과 편곡을 더해 국악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기에 채향순 안무가의 춤과 배우들의 움직임이 더해지며 광주목의 풍류와 정취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희경루방회도’는 광주 초연 이후에도 다양한 무대를 통해 전국의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오는 9월 17일과 18일에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세계음악극 축제(WTIF)에 참가하며, 9월 25일에는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에서는 교류공연을 선보인다.
김용호 광주시립창극단 예술감독은 “희경루방회도는 과거의 기록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린 창작 작품”이라며 “광주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무대 위에서 새롭게 조명하고, 시민들이 지역 문화유산을 보다 친숙하게 만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연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레퍼토리 작품으로 발전시켜 전국 무대에 선보이며 광주의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공연 예매는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며, S석 2만원 A석 1만원이다. 공연에 대한 문의는 광주시립창극단으로 하면 된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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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체험] 광주 학생 운동 함성 속으로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 4·19혁명기념관에서 신안 압해중학교 학생 기자단이 김영용 호남4.19혁명단체총연합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정문정 학생 기자
신안 지역 학생들이 광주4·19혁명기념관을 찾아 광주 4·19혁명의 의미와 민주주의 정신을 배웠다.신안교육지원청과 무등일보가 공동 주최한 일일 기자체험에 나선 신안 압해중학교 학생기자단이 지난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계림동 광주4·19혁명기념관을 찾아 4·19혁명의 발자취와 광주 민주주의의 역사를 직접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광주4·19혁명기념관은 광주 지역 4·19혁명의 자유·민주·정의 이념을 기리고 이를 후세에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2006년 건립된 공간이다.기념관에는 1960년 3·15 부정선거와 이에 항거한 광주 시민과 학생들의 저항, 그리고 4·19혁명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다양한 전시물과 기록으로 정리돼 있다.이날 학생기자단은 김영용 호남4.19혁명단체총연합회장의 해설을 들으며 1층 전시 공간을 둘러봤다. 학생들은 전국 최초로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곡(哭) 민주주의 장송 데모’와 광주 시민·학생들의 항거, 마산과 서울로 이어진 민주화 운동의 흐름을 사진과 기록물을 통해 확인했다.특히 학생기자단은 영정 봉안실에 모셔진 광주·전남 지역 4·19 희생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곳 영정 봉안실에는 호남 지역 4·19 영령들이 모셔져 있으며, 이 가운데 8명은 4·19혁명 당시 광주 지역에서 희생된 이들이다. 학생 기자단은 민주주의를 위해 거리로 나섰던 선배 세대의 희생과 용기를 되새기며 전시물을 유심히 살펴봤다.관람을 마친 학생기자단은 이날 기념관을 소개한 김 회장과 광주 4·19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김 회장은 광주 학생들이 거리로 나서게 된 배경과 당시 시위 현장의 분위기, 광주 4·19가 갖는 역사적 의미 등을 학생들에게 들려줬다. 특히 광주가 전국 최초로 3·15 부정선거에 항거한 지역 가운데 하나였음에도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김 회장은 “학생들이 4·19혁명의 구체적인 사실과 역사를 잊지 않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이어가는 시민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진솔 학생기자는 “이번 기자체험을 통해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용기와 노력을 알게 됐다”며 “특히 광주가 전국 최초로 3·15 부정선거에 항거한 지역 가운데 하나였고 광주 학생들과 시민들의 외침이 4·19혁명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강은혁·이진솔·임혜찬·정문정 기자정리=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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