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진정성’에 집중해야"
한예종 이전 논란에 소신 발언
“지역 숨은 예술가 발굴 우선”
광주 저항 정신과 공명하며
‘문화의 자율성’ 역설해

“자기 자리에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세상은 안 바뀝니다. 우리 같이 힘을 내서 이 시대의 부조리를 극복해 나갔으면 합니다.”
민주·인권·평화의 상징인 광주에서 K-팝의 혁신가 민희진 오케이레코즈 대표가 던진 화두는 ‘저항’과 ‘본질’이었다.
전남대학교 5·18연구소가 창립 30주년과 5·18민주화운동 46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특별 강연 ‘K-컬처, K-팝, 광주에서 상상하다!’가 12일 전남대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강연장은 시작 전부터 민희진 대표를 만나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대학생과 시민, 문화계 관계자 700여명으로 가득 찼다. 무대에 오른 민 대표는 질의응답 형식으로 청중과 소통하며 자신이 추구해 온 예술적 여정을 가감 없이 공유했다.
민 대표는 먼저 5·18과 전라도에 대한 남다른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전라도는 자연환경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맛과 멋이 일상에 녹아있는 예술의 고장”이라며 “과거 계엄이라는 엄혹한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광주의 정신은 오늘날 창작자가 자본의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예술의 고유성을 지키려는 태도와 깊이 공명한다”고 밝혔다.
그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전남대를 찾은 이유는 명확했다. 지방 학생들이 느끼는 정보의 격차와 답답함을 직접 소통하며 해소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민 대표는 “지방에 계신 분들은 서울의 상황을 궁금해하면서도 직접 접할 기회가 적어 답답함이 있을 것”이라며 “유명인이라는 허울을 벗고 학생들과 허심탄회하게 고민을 나누며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뉴진스의 성공 비결에 대해서는 ‘본질’과 ‘순수함’을 꼽았다. 그는 “유행을 따라가는 것은 자발적인 후발 주자가 돼 2등에 머무는 비즈니스”라며 “남들이 안 했던 것, 마이너하지만 충분히 좋은 것을 메이저의 완성도로 끌어올려 대중에게 소개하고 싶었던 순수한 마음이 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독립 레이블을 설립한 이유에 대해서는 “문화는 돈에 잠식되는 순간 모든 매력을 잃는다”며 “자본의 힘이 창작의 영역을 휘두르려 할 때 이를 막아내고 아티스트를 보호할 최소한의 방어막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경영 분쟁을 겪으며 변화된 내면도 고백했다.
민 대표는 “과거보다 지금이 훨씬 발전된 시대임에도 시스템은 여전히 투명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세상이 진화해도 새로운 충돌은 피할 수 없지만, 작은 항쟁들이 모여 변화를 만든다는 역사의 교훈처럼 누군가는 문제를 제기해야 세상이 한 걸음 나아간다”고 말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지역 예술 정책에 대한 소신 발언도 이어졌다.
최근 논의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전 문제에 대해 그는 “특정 학교를 강제로 옮기는 행정적 편의보다, 이미 광주와 전남 곳곳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문화의 수준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그 가치에 귀천은 없으며, 문화가 바로 설 때 우리 모두의 인생이 풍요로워진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민 대표는 광주가 가진 역사적 힘을 빌려 청중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
그는 “사람은 돈으로만 살아가지 않으며, 우리에게는 지켜야 할 예술적 고유성과 가치가 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고 함께 노력한다면, 광주가 보여준 변화의 역사처럼 우리 시대의 부조리도 조금씩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병로 5·18연구소장은 “창작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타협하지 않는 민희진 대표의 행보는 5·18이 우리 사회에 남긴 정신적 유산과 깊이 공명한다”며 “오늘 이 자리가 광주의 역사적 경험이 오늘의 문화 언어로 재해석되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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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체험] 광주 학생 운동 함성 속으로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 4·19혁명기념관에서 신안 압해중학교 학생 기자단이 김영용 호남4.19혁명단체총연합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정문정 학생 기자
신안 지역 학생들이 광주4·19혁명기념관을 찾아 광주 4·19혁명의 의미와 민주주의 정신을 배웠다.신안교육지원청과 무등일보가 공동 주최한 일일 기자체험에 나선 신안 압해중학교 학생기자단이 지난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계림동 광주4·19혁명기념관을 찾아 4·19혁명의 발자취와 광주 민주주의의 역사를 직접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광주4·19혁명기념관은 광주 지역 4·19혁명의 자유·민주·정의 이념을 기리고 이를 후세에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2006년 건립된 공간이다.기념관에는 1960년 3·15 부정선거와 이에 항거한 광주 시민과 학생들의 저항, 그리고 4·19혁명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다양한 전시물과 기록으로 정리돼 있다.이날 학생기자단은 김영용 호남4.19혁명단체총연합회장의 해설을 들으며 1층 전시 공간을 둘러봤다. 학생들은 전국 최초로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곡(哭) 민주주의 장송 데모’와 광주 시민·학생들의 항거, 마산과 서울로 이어진 민주화 운동의 흐름을 사진과 기록물을 통해 확인했다.특히 학생기자단은 영정 봉안실에 모셔진 광주·전남 지역 4·19 희생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곳 영정 봉안실에는 호남 지역 4·19 영령들이 모셔져 있으며, 이 가운데 8명은 4·19혁명 당시 광주 지역에서 희생된 이들이다. 학생 기자단은 민주주의를 위해 거리로 나섰던 선배 세대의 희생과 용기를 되새기며 전시물을 유심히 살펴봤다.관람을 마친 학생기자단은 이날 기념관을 소개한 김 회장과 광주 4·19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김 회장은 광주 학생들이 거리로 나서게 된 배경과 당시 시위 현장의 분위기, 광주 4·19가 갖는 역사적 의미 등을 학생들에게 들려줬다. 특히 광주가 전국 최초로 3·15 부정선거에 항거한 지역 가운데 하나였음에도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김 회장은 “학생들이 4·19혁명의 구체적인 사실과 역사를 잊지 않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이어가는 시민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진솔 학생기자는 “이번 기자체험을 통해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용기와 노력을 알게 됐다”며 “특히 광주가 전국 최초로 3·15 부정선거에 항거한 지역 가운데 하나였고 광주 학생들과 시민들의 외침이 4·19혁명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강은혁·이진솔·임혜찬·정문정 기자정리=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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