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소설문학의 성취 모든 이들과 나누고 싶어"

입력 2025.12.04. 14:57 최민석 기자
한강 소설 14편 서예 완성한 정민규 작가
초등 4년 눌연 이형재 선생 사사
한강 소설 문장 서예작품 형상화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소설가의 문학세계를 널리 알리고 '소년이 온다' 등에 기록된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의미와 가치를 서예라는 형식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한국문학 사상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전 작품을 대상으로 이를 서예로 형상화한 화우 정민규(46) 작가는 자신의 창작 취지와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광주 서구 상무민주로 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자신의 작품전을 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지난해 10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소설 14권 전체를 구입, 작품 중 일부 내용과 문구를 골라 서예작품으로 완성한 결과물들을 한데 모았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정 작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눌연 이형재 선생으로부터 사사, 서예에 입문했다. 경헌 문재평과 후산 정재석 선생의 지도를 받았다.

그는 이후 한글 궁체 매력에 빠져 매일 2시간씩 서예 공부에 매진했고 빼어난 서사력과 재능으로 전국학생서예공모전 금상과 광주시종합예술제 최고상 수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글씨는 힘차고 아름다운 궁체를 통해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갈고 닦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점획을 구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가 한강 소설에 매료된 것은 평생을 5·18 역사 현장인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태어나 자란 영향이 크다.

정 작가는 지금도 생존해 있는 부친으로부터 80년 광주민주화운동 이야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당부를 가슴에 새기며 살았다.

그는 "저는 어려서 몰랐지만 아버지께서 늘 광주 시민의 한 사람으로 지나간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그 정신을 계승해야 하는 것이 살아있는 사람들의 책무라고 늘 말씀하셨다"며 "그 가르침을 잊지 않고 늘 실천하기 위해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 전시를 위해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고 7개월 동안 작품 창작에 매달렸다.

그는 "특히 '소년이 온다'를 읽을 때 말로 할 수 없는 느낌과 감동이 마음 속에서 움직였다"며 "작가의 혼과 숨결이 살아있는 문장과 글귀를 서예로 옮기며 '죽은 영혼들에 말 걸기'라는 말의 의미가 진심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또 "한강 작가는 문학은 인간과 인간의 대화가 아닌 인간과 신의 대화여야 한다는 그의 문학관을 알고 큰 감명을 받았다"며 "그의 문장이 세계를 감동시킨 것은 단지 내용의 강렬함 때문이 아니라 한국어 고유의 리듬과 여백, 울림 때문"이라며 "한글 서예는 이러한 한국어의 생명력과 미감을 시각 예술로 확장한 또 하나의 예술"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문학을 서예로 옮기는 것은 번역이 아니라 감각의 재구성이며 해석의 예술"이라며 "14편 소설에서 발췌한 수백개의 문장들은 역사적 서사와 조용한 비명이자 때로 빛처럼 따스했다"고 전했다.

화우 정민규 작가는 대한민국가훈미술대전 대통령상과 한글사랑서예대전 대상 등을 받았고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무등한글서예연구회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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