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조피부과 김영조 원장


인간의 고매한 품격은 숙성된 인격에서 나온다. 하지만 숙성은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비리고 떫은 성정이 사라지기 위해서는 치열한 자기정화의 노력 위에 '세월'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얹혀야 한다.
와인도 마찬가지이다. 와인이 참맛을 지니기 위해서는 숙성이 필요하다. 숙성되지 않는 와인은 숙성되지 않는 인격처럼 비리고 떫다.
와인의 숙성은 어떻게 이뤄지고, 숙성된 와인은 어떤 성정(특성)을 갖게 될까. 포도로 즙을 내 산화시키면 포도당이 알코올로 바뀌면서 와인이 만들어진다. 이때 포도의 당도가 와인의 알코올 도수를 결정하게 되는데 작황이 좋지 않을 때는 도수를 높이기 위해 설탕을 가미하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와인은 산미가 튀고 맛이 거칠기 때문에 반드시 숙성 과정이 필요하다. 숙성을 통해 와인은 맛과 향, 질감이 크게 변하면서 비로소 새롭게 탄생한다.
숙성방식은 전통적으로 '오크 숙성'을 사용했으나, 오늘날에는 '스테인레스 숙성'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 숙성'은 현대에 많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산소와의 접촉이 완전히 차단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포도 본연의 맛과 향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고 산미와 과실향이 강조된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
과실향이나 미네랄의 특성을 살리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어서 여름철에 시원하게 마시기 좋은 와인을 찾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주로 쇼비뇽 블랑, 피노그리, 리슬링과 같은 상큼하고 산뜻한 스타일의 화이트와인에 많이 사용된다. 맑고 투명한 빛깔과 명확한 산도, 가볍고 산뜻한 바디감으로 해산물이나 셀러드와 같은 깔끔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반면 '스테인레스 숙성'은 복합적인 향이나 구조감이 부족하고, 깊은 풍미보다는 가벼운 캐릭터를 가진다는 단점이 있다.
'오크 숙성'은 수 세기 동안 사용돼 온 전통적 방식으로 와인 특유의 향미와 질감을 강조하는데 강점이 있다. 오크통의 미세한 구멍으로 산소가 통과되는데 이때 서서히 산화되면서 와인이 부드러워지고 향미가 깔끔해진다. 무엇보다도 오크나무 자체에서 바닐라, 토스트, 스파이스, 커피, 코코아의 다양한 향이 우러나와 와인의 복합성와 풍미를 더해준다.
'오크 숙성' 중에서도 프랜치 오크는 섬세한 향과 부드러운 타닌을 표현하는 반면 아메리칸 오크는 강렬하고 달콤한 풍미를 제공한다.
오크 숙성은 레드와인(까베르네 쇼비뇽, 시라, 메를로)이나 바디감이 강한 화이트와인(샤르도네)에 주로 사용되며 장기 숙성에 적합하다.
오크 숙성의 와인은 고기 요리나 크림소스 요리와 잘 어울리며 마신 후에 긴 여운이 남는 특징이 있다.
와인의 숙성 방식은 라벨에 표기된다. 와인을 고를 때 라벨에 표기된 숙성방식을 확인해 보는 것도 독자의 와인 선택을 한층 더 전문적으로 올려줄 것이다.
찬바람이 옷깃을 세우는 오늘 같은 날, 미국산 샤르도네로 만든 '브레드 엔 버터'를 추천한다. 성큼 다가오는 겨울에게 오크터치(바닐라, 구운빵)의 손을 내민다면 계절은 그대 안에서 피는 꽃의 시간으로 머물게 될 것이다.
류성훈기자 rsh@mdilbo.com
-
베일 벗은 변혁과 실천...2026 광주비엔날레 해포식
제16회 광주비엔날레가 개막을 앞두고 전 세계에서 도착한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첫 공개하며 본격적인 개막 카운트 다운에 돌입했다.광주비엔날레재단은 18일 오후 광주특별시 북구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16회 광주비엔날레 해포식을 개최했다. 이번 해포식은 기존 형식에서 탈피해 마치 작품 설치 현장으로 들어간 듯한 방식으로 진행됐다.이날 현장에서 가장 먼저 베일을 벗은 작품은 ‘제주 화산암(제주돌문화공원)’ 이다.이번 비엔날레의 핵심 화두인 변혁과 실천의 메시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메인 작품이다.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구에서 유래한 올해 전시 주제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You Must Change Your Life)’를 직관적이면서도 강렬한 조형 언어로 구현해내 취재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해포 작업은 광주비엔날레 보존과학 팀과 해외 전문 컨서베이터(보전·보건 전문가)의 엄격한 감독 아래 진행됐다. 장거리 항공 및 해상 수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온·습도 기록 장치 검수와 표면 컨디션 체크가 정밀하게 이어졌다.화산암의 첫인상은 단단함으로 ‘변화’라는 주제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는 오랜 시간 분출하고 냉각·응고된 용암의 전 과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실제로 밧줄 형태의 특유한 구조는 서로 다른 흐름의 속도가 하나의 물질 안에 동시에 존재함을 증명한다. 용암이 분출하며 표면을 밀어 올릴 때, 위쪽은 식어가고 아래쪽으로는 거대한 용암류가 흘러가는 등 서로 다른 시간과 세월의 흔적을 함께 품고 있다.두 번째로 공개된 작품은 일본 구상회화 작가 사사키 켄(Sasaki Ken)의 ‘초코파이’다. 이 작품은 일상의 작은 과자 하나가 뜻밖의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1917년 미국의 문파이, 1961년 일본 엔젤파이, 1974년 한국의 초코파이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이름, 맛은 저마다 다르지만, 초코파이는 한·미·일 세 나라를 잇는 정서적 매개체로 작동한다. 대량생산과 소비의 상징인 과자를 통해, 그동안 너무 익숙해서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일상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만든다.호추니엔 예술감독은 이날 “선 공개 작품으로 선택한 제주 화산암은 겉보기엔 단단하고 고정돼 주제와 어울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분출과 냉각·응고를 거치며 뜨거움과 부드러움, 빠름과 느림을 모두 품게 된 결정체”라며 “초코파이 역시 흔한 과자이지만 국가 간 경계를 허물고 시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비엔날레를 찾는 관람객들이 이 작품들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채로운 변화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작품 선정이유를 밝혔다. 비엔날레 재단은 22개국 43명(팀)의 작가의 작품 300여 점의 설치 작업을 마무리 중이다.한편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9월 5일부터 11월 15일까지 72일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등 광주 일원에서 개최된다.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를 주제로 호추니엔 예술감독과 박가희, 브라이언 쿠안 우드, 최경화 큐레이터가 기획에 참여했다. 김현주기자 5151khj@mdilbo.com
- · 상처와 저항, 사라지지 않는 시간
- · 박해현교수, 의병·독립운동사 연구 유공 표창
- · 폭염 피해 ACC로···평일에도 이어진 ‘문화피서’
- · [무식백과] '내가 알고 있던 게 틀렸다니'···광복절에 꼭 알아야 할 '이것'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