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사절단 재현 ‘사천왕사 왔소’ 축제
올해로 35회 맞아…1만여명 참여
고대 사절단 사천왕사로 행차 구현
재일동포 정체성 확립·교류 화합 결정체

"왔~소!"
지난 2일 일본 오사카 주오구(中央區) 나니와궁터(難波宮跡, 오사카성 길 건너 옛 궁터)에서 열린 '사천왕사 왔소' 축제는 우리에게 익숙한 인사말로 시작됐다. 한반도 도래인이 선진 문화와 기술을 가지고 현해탄을 건너, 오사카에 무사히 잘 도착했음을 알리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이날 오전 11시. 오사카 시내 민족학교와 일본학교 초·중·고·대학생, 일반인으로 구성된 6개 팀이 1시간30분가량 K-팝과 한·일 전통춤 등 발랄한 춤과 율동, 그리고 전통 공연을 더해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사천왕사 왔소' 축제의 시작을 알린 것.
이 축제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선진문화가 일본에 전해졌고 일본이 이를 적극 받아들여 문화적 꽃을 피웠다는 사실을 역사적 인물 중심으로 소개하는 행사다. 특히 이 축제는 1920년대 이후 생계 또는 징용으로 일본으로 건너 간 뒤, 억압과 수모, 정착의 과정을 겪었던 재일동포들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한·일 교류와 화합의 장을 만들어 내려 한 노력의 결정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 행사의 시작은 1955년 재일동포들의 자립지원을 위해 설립된 신용조합 오사카흥은(大阪興銀)이 중심에 있었다. 오사카흥은 이희건 이사장(신한은행 설립자)의 장남 승재씨가 미국 뉴욕 출장 중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의 축제 '성패트릭데이 행렬'을 보고 착안해 이 이사장에게 제안한 것에서 비롯됐다. 막대한 비용 등 반대 여론이 컸지만 이 이사장은 고심 끝에 행사강행을 결정했다. 한국 전문가 150여 명의 고증, 2천167벌의 의상, 3천340점의 장신구, 500점의 악기 등 필요한 장비를 한국에서 공수해 왔고 일부가 현지에서 제작됐다. 소요된 예산만 당시 금액 총 26억엔. 당시 한국의 문화예산을 능가한 액수였다고 한다.

1990년 8월19일, 재일동포와 일본현지 초·중·고·대학생, 일반인 등 출연진 3천600명이 오사카 오에혼마치(上本町)에서 출발, 고대 한반도 도래인들에 대한 일본 왕실의 영빈관이었던 사천왕사까지 1.6㎞ 구간에 걸쳐 대규모 퍼레이드를 펼쳤다. 대성공이었다. 인도에는 46만명에 달하는 오사카시민들이 행렬을 지켜봤다. 억압과 설움 속 정착한 수많은 재일동포들이 수십년만에 고국의 고유 의상과 소리를 체험했고, 불교와 한자 등 한반도의 우수한 문화가 일본에 전수돼 일본 고대문화가 꽃을 피웠다는 사실을 경험하면서 눈물을 흘렀다는 일화들은 유명하다.
11년간 지속된 이 축제는 2000년 최대 지원단체인 오사카흥은이 파산되면서 중단됐지만 2002년 삼성전자와 국내 합작법인을 설립했던 일본 산요전기 이우에 사토시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면서 재개될 수 있었다. 재일동포와 현지 일본인들이 참여하는 'NPO법인 오사카왔소문화교류협회'가 설립됐고 2003년 축제는 다시 이어졌다. 축제 형식에는 다소 변화가 생겼다. 퍼레이드에서 무대 중심으로 전환된 것.
이후 중단없이 계속돼 온 '사천왕사 왔소' 축제는 지난 2일 제35회 대회를 맞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출연자와 일반 관람객 등 1만여 명(주최측 추산)이 북적였다. 양국 시민 30명으로 구성된 '자전거 신조선통신사'가 지난달 26일 서울을 출발, 이날 행사장에 도착했고, 한국재외동포협력센터가 모집해 보낸 유학생 30명, 재외한인학회 회원 20여 명 등도 참석, 행사를 빛냈다.
식전행사에 이어 오후 1시 개막식 하이라이트는 양국 정상이 보내온 축하메시지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는 외교부 아시아태평양담당 김상훈 국장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 메시지는 미사와 야스시 외무성 간사이담당 특명전권대사가 각각 대독했다. 양국 정상의 축하메시지는 대회의 무게감을 한껏 높였다.
박충홍 NPO법인 오사카왔소문화교류협회 이사장의 개회선언과 함께 시작된 본 행사는 크게 세개의 시대로 구분돼 전개됐다. 신화시대(神話時代), 고분시대(古墳時代, 3세기 중반~7세기), 아스카시대(飛鳥時代, 서기 592~710년)로 나눠 진행됐다.
축제의 문을 연 것은 '신화시대'. 무대 정면 반대편에 위치한 대형 목조선 위에서 나각(螺角, 소라모양 악기) 소리가 울려퍼진 가운데 과서낭독(過書朗讀, 도래인의 도착과 일본 통행을 알리는 글)이 이어졌고 곧바로 "왔~소! 왔~소!"를 외치며 흰색 전통의상으로 단장한 무희들이 행진을 시작했다. 취타대에 이어 길게 늘어뜨린 천에 왜국, 탐라, 가야, 신라라고 쓰인 피켓 뒤로 역사 속 주요 인물들이 등장했다. 신화시대 일본왕가 3인이 맨 앞에 등장했고 탐라 1명, 가야 1명, 신라 2명 순서로 무대로 올라갔다. 이들은 주로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구성됐다. 형형색색 옛 복장을 갖춘 인물들이 도열하자 각 인물에 대한 소개, 상호인사, 그리고 화려한 축하 전통 공연이 분위기를 돋았다.
이어 전개된 '고분시대'는 축제의 핵심이었다. 왜국과 백제(百濟)의 주요인사로만 등장인물이 구성됐다. 왜국은 일본 최초의 천황으로 알려진 오진천황을 필두로 6명이 등장했고, 백제는 아직기(阿直岐), 왕인(王仁), 사마달지(司馬達止), 성명왕(聖明王), 노리사치계(怒唎斯致契) 등 10명이 등장했다. 특히 백제 왕인이 소개될 때는 박사가 일본에 도착한 뒤 지었다는 일본 고대시가(나니와즈노 우타, 難波津の歌)가 화면 전체에 세겨지면서 시가가 울려 퍼졌다. 등장인물 수와 행사 내용에서 볼 때, 백제 문화의 영향이 가장 컸음을 시사했다.
마지막 '아스카시대'에는 일본인 인물 9명, 중국 수(隋)나라 인물 2명이 등장했고, 고구려(高句麗)인 고(구)려왕약광(若光) 등 2명, 신라인 김유신, 성덕여왕, 김춘추 등 3명이 이어 등장했다.

이날 축제는 '평화선언'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한반도로부터 불교문화를 적극 받아들여 일본 최초의 불교문화인 아스카문화를 완성시킨 쇼토쿠태자(聖德太子)의 이름을 붙인 '쇼토쿠태자 평화선언'. 쇼토구태자로 분장한 아사쿠라 토시오(朝倉敏夫, 전남대에서 연구 활동) 쇼토쿠태자평화기념관장은 "올해의 주제가 옛 시대의 교류로부터 배우는 것"이라며 "1천400년 전의 우정과 교류를 오늘 다시 확인하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뜻깊은 날이 되자"고 강조했다.
고대 한·일의 주요인물 43명이 등장하는 본 행사 이후에도 '오노노 이모코 이야기'(일본관료로 수나라에 파견된 인물 이야기), 조선왕조의 춤공연, K-팝 그룹 에이머스 공연 등이 이어졌고, 오후 4시께 5시간에 걸친 축제가 마무리됐다. 이날 저녁 인근 호텔에서 행사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별도의 총평시간이 열리기도 했다.
이날 축제는 오사카지역 130여 개 기관과 단체가 협찬, 후원, 운영에 참여하는 등 행사관계자 70%가 일본 현지인이라는 점에서 오사카 시민의 축제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줬다. 특히 오사카지역 20여 개 유·초·중·고·대학과 학생들이 공연과 운영에 직접 참가함으로써 한일 문화교류의 역사가 지역청소년들에게 전수되고 있음을 입증해줬다.
글·사진=강덕균 전 언론인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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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노벨문학상 1주년 기념 문학기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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