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일본 속 한국’ 오사카
재일동포 전체 43만 중 9만명 거주
강점기 아픔 딛고 형성된 '이쿠노구'
코리아타운 해방후 한인사회 중심지로

2025년은 광복 80주년, 한일수교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일 양국이 일제강점기라는 억압과 저항의 시기를 극복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정상적인 교류가 시작된 지 반세기가 훨씬 넘었다. 하지만 양국은 과거사에 발목이 잡힌 채 진정한 의미의 교류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무등일보는 오는 11월1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재외한인학회 주최 국제학술대회에 회원 자격으로 참가하는 강덕균 전 언론인을 통해 일본 현지 재일동포들이 전하는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파악하고, 그들의 활동상을 소개하는 기획물을 7회에 걸쳐 게재한다.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大阪)는 해상교역의 요충지로, 고대로부터 한반도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였던 곳이다. 오사카만을 통해 들여온 고대 문물을 나라, 교토 등 간사이지역(關西)으로 전파한 관문이었다.
항구로 발전한 도시라 해서 '물의 도시', 다양한 음식문화가 발달한 상업 중심도시라 해서 '천하의 부엌'이라고도 불린다. 최근엔 커플여행지로 인기를 끌면서 '가장 로맨틱한 도시'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부산을 연상케 하는 도시다.
특히 오사카는 재일동포가 가장 밀집해 있는 곳이다. 재일동포 43만4천명(일본 법무성 2023년 체류 외국인 통계, 귀화자 포함 땐 80만명 추산) 가운데 오사카에 9만2천여명을 비롯해 간사이지역에만 약 12만명이 분포하고 있다. 재일동포 사회에서 오사카를 '재일동포의 수도'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사카가 고대 한반도와 활발한 교류를 가졌던 증거들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신라교(新羅橋), 고려교(高麗橋·고구려를 고려로 표현) 등이 당시의 흔적들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백제와는 밀접한 교류가 이어졌던 곳이다. 백제왕신사(百濟王神社)와 백제왕사(百濟王寺)가 현존하고 있고, 고대 일본에 천자문과 논어를 전파한 왕인박사의 묘가 위치해 있다. 또 '백제역', '백제교', '백제소학교', 그리고 백제의 건축가들이 지었다는 사천왕사(四天王寺)가 위치해 있다. 서기 646년에는 오사카 일대에 정식 행정구역인 백제군이 지정됐다고 한다. 오사카와 접하고 있는 '나라'에는 백제인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동대사(東大寺·도다이지), 법륭사(法隆寺) 등이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이렇게 한반도의 삼국문화를 흡수한 고대 일본인들은 일본 최초의 불교문화인 아스카문화를 완성했다.
한일 고대문화의 교류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현재에도 오사카와 교토, 나라 등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에 문물을 전수한 역사인물의 행렬을 재현하는 '사천왕사 왔소' 축제가 매년 11월 첫째주 일요일 오사카에서 개최되고, 같은 달 3일에는 왕인묘지에서 왕인박사축제가 열린다. 또 인근 교토에서는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하는 교토 코리아페스티벌, 나라에서는 격년으로 한일문화교류를 기념하는 '역사의 길(道)'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이들 행사는 재일동포가 주축이 되고 있지만 일본 현지인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 속에 진행되고 있다. 사천왕사 축제의 경우 행사참가자의 70%가 일본 현지인들이다.
현재의 한일관계를 생각하면 침략의 역사가 떠오르지만 1천500년전 한일관계는 이처럼 평화와 교류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오사카가 '재일동포의 수도'라는 별칭이 붙기까지는 일제강점기의 아픈 상처가 새겨져 있다. 당시 조선인들이 집단 거주했던 곳이 오사카 이쿠노구이다.
이쿠노구의 한인역사는 오사카 코리아타운 인근 히라노강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사행천이었던 히라노강에 물난리가 나자 대규모 강 정비공사에 나섰던 일제는 필요한 노동력이 부족하자 식민지 조선에서 인력을 대거 데려오기로 한다. 삶의 근간이 무너진 조선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오사카로 대거 이동하게 된다. 특히 1923년부터 제주와 오사카를 연결하는 연락선까지 생기면서 제주도 사람들이 대거 이주했다.

종전 이후 혼란기에는 히라노강 인근 쓰루하시에 암시장이 형성됐고 이곳에 조선인들이 일종의 판잣집을 짓게 된다. 이렇게 조성된 곳이 쓰루하시국제시장이다. 그래서 이 일대는 한때 '조선시장'으로 불렸다고 한다.
강제징용으로 일본땅을 밟아야 했던 조선인들은 1천㎞ 떨어진 홋카이도에서도 이곳까지 한복을 사러 왔다고 한다. 이렇게 이쿠노구는 재일동포의 집결지로 자리잡게 됐다.
1945년 일제가 패전한 뒤 일본은 남북한 모두와 국교가 없었다. 재일동포들은 현실에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 국가의 국적인 '조선적'(조선 국적)으로 살아갔다. 사실상 무국적 상태였다. 1965년 6월22일 한일수교로 재일동포들이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은 많은 재일동포들은 '한국적'(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하지만 나머지 재일동포들은 '조선적'(북한과 국교가 없으므로 사실상 무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해방 이전부터 일본에 거주했던 재일동포와 그 자손들에 대해서는 '협정(특별) 영주권'을 부여했다. 재일동포 사회에서는 이들을 흔히 '올드커머(Old comer)'라고 부른다. 반면, 한일수교 이후 일본에 건너와 정착한 재일동포에 대해서는 뉴커머(New comer)라고 한다.
오사카 이쿠노구 코리아타운에 거주하는 재일동포들은 대표적인 올드커머들이고 대부분 '협정(특별) 영주권자'가 많다. 여기에 뉴커머가 합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교의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이 1990년대 이후 형성돼 일반영주권자인 뉴커머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먼저 일본에서 기반을 다지고 성장·발전한 오사카 재일동포들은 1970~1980년대 한국의 경제개발과정에서 고국 투자의 주역으로 나섰다. 1970년대 말 재일한국인투자협회를 창립, 경제개발의 아이디어를 제공함과 동시에 자본투자를 통해 경제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기아그룹 창업자 김철호, 한일합성그릅 창업자 김한수, 한국방적업계의 선구자 서갑호, 한국합성수지 발전에 기여한 안재호, 신한은행 창업자 이희건 등이 모두 오사카에서 성장한 인물들이다.
오사카는 한국계 민족학교 수에서도 재일동포들의 비중이 큰 곳임을 짐작하게 한다. 오사카를 포함한 간사이지역에는 한국계 민족학교가 3곳 있다. 오사카에 백두학원의 건국학교, 금강학원의 금강학교가 있고, 교토에 교토국제학원의 교토국제학교가 있다. 교토국제학교는 지난해 8월 일본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바로 그 학교다. 반면 도쿄에는 도쿄한국학교 1개 뿐이다.

오사카는 현재도 한일간 인적교류가 가장 활발한 도시다. 지난해 한국과 일본은 인적 교류 1천300만명 시대를 열었다. 일본을 찾은 한국인 수가 882만명에 달했다. 한국 관광객의 필수코스가 오사카다. 이들 가운데는 오사카가 재일동포들의 피와 땀이 서린 삶의 중심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400여 년 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전국시대를 평정하고 지은 천수각에 앉아 조선침략을 진두지휘했던 오사카성은 한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데 반해 재일동포들의 혼과 삶이 자리한 쓰루하시국제시장과 코리아타운을 찾은 관광객 수는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임영언 재외한인학회 회장(전남대 교수)은 "일제강점기의 고난을 헤쳐온 재일동포들은 차별의 아픔을 딛고 기업적으로 성공, 1970~1980년대 모국발전에 공헌했고 1990년대에는 차별반대와 정체성 운동, 이어 2000년대에는 한류문화 전달에 매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재일동포는 인구 감소와 정체성 위기 등에 처해 있다"며 "재일동포 스스로 결속을 도모하고 한국 정부도 이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행정·외교적으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강덕균 전 언론인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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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노벨문학상 1주년 기념 문학기행은.
5·18기록관을 탐방하는 문학기행 참가자들.
무등일보가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기념해 5·18 기념재단과 함께 마련한 문학기행은「'소년이 온다', 광주를 만나다」를 주제로 전국의 문인 등 문화계 인사 30여명과 함께 지난 4-5일 국립망월묘지와 옛 전남도청 등 소설 속 무대를 중심으로 소설을 음미해보는 여정으로 전개됐다이번 행사는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를 매개로, 5·18민주화운동의 현장과 광주의 역사·문학적 기억을 함께 체험하는 인문학적 여정으로, '기억의 장소'를 걷고 듣고 느끼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예술과 여행의 언어로 확산하는 무대다.옛 적십자병원을 탐방하는 문학기행 참가자들.1980년 항쟁의 심장부이자 동호의 주 무대인 옛전남도청(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원과 전일 245와, 5·18기록관, 옛 적십자병원 , 금남로 등 1980년의 시간을 만나보는 일은 각별하다.특히 국립518묘지 인근의 '환벽당'을 찾아 500년의 역사를 거슬러 문학의 향기를 교차 감각해보고, 광주의 가장 핫한 양림동의 문화와 역사를 통해 현대의 광주를 함께 호흡해보는 방식으로 전개됐다.특히 시민 특별강좌로 박구용전남대 교수(철학고)를 초청, 한강문학을 철학적으로 분석하는 뜻깊은 시간도 마련했다.조덕진기자 mdeun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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