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창작·연희무용 등 선봬
12일부터 24회 공연 예정
공연 전 전통 놀이 체험도

한옥건물에서 무등산을 배경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통 공연들이 4월부터 광주시민들을 맞이한다.
광주문화재단은 오는 12일 토요일부터 광주 전통문화관에서 2025년도 '토요상설공연'을 진행한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토요상설공연은 올해 14주년을 맞았으며 지난 2023년부터는 '토토전(토요일 토요일은 전통문화관에서 놀자!)'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고 있다.
올해도 4월부터 10월까지 24회 걸쳐 무료로 공연이 열린다. 매월 첫재주에는 판소리·산조(5회), 둘째주에는 국악 창작(6회), 셋째주에는 연희·무용(6회) 등 총 17회의 공연이, 매월 넷째·다섯째주에는 광주시 무형유산 예능보유자(단체)를 초청한 기획공연 등 7회가 예정돼 있다.
광주문화재단은 이 같은 다양한 공연을 토대로 전통문화관과 무등산 일대를 풍류와 가락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4월에는 12일 연우기획의 '광대의 유쾌한 세상', 19일 창작연희국악단 홀릭의 '홀릭되다', 26일 무형유산 황승옥 가야금병창의 공연이 시민들을 맞이하며, 공연 전에는 이색적인 전통문화를 체험해 볼 수도 있다.

◆ 한복입고 벽화 속 놀이 따라해 볼까
다른 체험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전통놀이들도 광주 전통문화관에서는 체험해 볼 수 있다.
12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는 다양한 전통놀이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상설체험이 솟을대문, 문간채, 전수관 앞, 너덜마당 등에서 진행된다.
국가문화유산인 강령탈춤과 황해도 소리를 바탕으로 전통연희를 선보이는 전통연희놀이연구소가 체험 프로그램들을 맡는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민속놀이 외에도 고구려 벽화 속에 묘사된 놀이들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이 이번 상설체험의 특징이다.
고구려 수산리 고분벽화에는 공을 던지고 받으며 노는 모습과 둥글고 넓적한 판을 돌리는 모습 등이 묘사돼 있는데 여기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놀이가 버나놀이와 죽방울놀이다.
버나놀이는 남사당의 대표적인 놀이로 접시모양의 도구(버나)를 돌려 다양한 기예를 보여준다. 단순히 접시를 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버나잡이와 소리꾼이 재담을 주고받으며 15가지 춤사위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죽방울놀이는 장구모양의 방울을 던져 올렸다가 받는 놀이로 주로 유랑연희패와 보부상들에 의해 전해졌다.
이 밖에도 사방치기, 윷놀이, 비석치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투호 등 다양한 민속놀이들이 아이들과 가족 단위 관람객을 기다린다.
또한 시범과 함께 대결 형식으로 놀이를 체험하는 '고수를 이겨라' 코너를 통해 방문객들의 참여 욕구를 자극하고, 제기나 고리던지기에서 기록을 갱신할 때마다 방문객들을 '이달의 연희왕'으로 등극시킨다.
이밖에도 전통문화관에서 제공하는 한복을 입고 각종 체험에 참여할 수 있는 '한복 체험 코너'도 운영한다. 한복을 입고 놀이를 즐기면서 수려한 전통의 멋과 풍미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즐겁게 전통 놀이를 즐긴 후에는 너덜마당에서 다양한 공연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 북춤과 사자춤까지, 신명 나는 놀이 한판
사물놀이와 북소리, 사자춤 등 다양한 공연이 전통문화관 너덜마당에서 한데 어우러진다.
12일 오후 3시부터는 연우기획이 공연 '광대의 유쾌한 세상'을 선보인다.
연우 기획은 전통적인 음악에 다양한 시도를 더해 장르의 경계를 허물어가는 예술 단체다.
공연 '광대의 유쾌한 세상'은 기존의 전통 예술 형식에 현대적 변형을 더해 광대들의 유쾌한 이야기를 전하는 작품이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만들어 낸 공연을 통해 전통 예술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보다 쉽고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광대들이 선보이는 유머와 재치있는 춤사위는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새로운 감동을 전한다.
공연은 '광대들의 한판 1', '북소리로 그리는 이야기', '광대들의 한판 2'등 세 작품이 순서로 펼쳐진다.
사물판굿과 개인놀이가 어우러진 '광대들의 한판 1'은 여러 명의 광대들이 함께 어우러져 펼치는 작품이다. 각 광대가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살려 독창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한국 전통문화의 깊이를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한다.
'북소리로 그리는 이야기'에서는 전라 우도 농악의 판굿을 바탕으로 '버꾸춤'을 선보인다. 버꾸춤은 완도 금당도에서 행해지던 농악놀이에 속한 춤이다. 어업이 주업인 해안지역에서는 바다에 배를 띄우기전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제례의식이 많았는데, 여기서 연주하는 악기가 '버꾸(버꾸춤북)'다. 작은 북과 같은 모양으로 소고처럼 한 손으로 들고 치는데, 크지도 작지도 않은 어중간한 크기여서 '버꾸'라고 불린다. 하지만 악기가 작은 만큼 일반적인 북춤보다 더욱 다채로운 춤사위가 가능하다. 화려한 가락 위에 물 흐르듯 펼쳐지는 동작들이 관객들에게 새로운 전통악기의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광대들의 한판 2'에서는 전통연희놀이인 버나놀이와 죽방울놀이에 이어 사자춤을 선보인다. 다양한 기술을 통해 극에서 긴장감 넘치는 순간을 연출하며,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광대들이 신명나는 한판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국악과 현대음악이 만들어 낸 종합선물
19일 오후 3시부터는 너덜마당에서 '창작연희국악단 홀릭'에서 공연 '홀릭되다'를 펼친다.
창작연희국악단 홀릭은 타악, 한국무용, 판소리를 기반으로 신선한 소재와 도전적 무대를 선보이는 공연단체다.
특히 국악이 지닌 잔잔함, 애절함, 웅장함, 경쾌함 등 다양한 감정을 현대적인 음악과 결합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악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공연 '홀릭되다'는 총 7가지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국악의 묘미를 전달하려 한다.
버꾸춤의 아름다움 품새를 보여주는 '버꾸춤',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음악들을 국악과 접목시킨 '국악가요', 삼도사물놀이 장단에 현대적인 리듬을 접목시킨 '4인 4색 앉은 반 설장구', 빠른 비트와 휘모리 장단 위에서 전통타악기와 태평소가 다채로운 소리를 내는 '휘모리 놀다', 경쾌하고 화려한 손동작과 발동작이 일품이 '반고춤', 한국 전통음악인 시나위 형식을 차용한 '양금 시나위', 독창적인 리듬 속에서 웅장하고 파워풀하게 모듬북을 연주하는 '타' 순으로 진행된다.
설장구는 본래 농악에서 장구를 치는 사람 중 으뜸을 말하며, 현재는 장구로 화려한 가락을 연주하며 독무를 추는 것을 통칭한다. 본래 호남 우도 농악에서 출발했으나 현재는 다른 지역 농악에서도 설장구를 선보이고 있다. '홀릭되다'에서 선보이는 설장구는 사물놀이처럼 앉아서 연주하는 '앉은 반 설장구'다.
반고춤에서 반고는 소고에서 채가 없이 머리 부분만 있어 절반이란 의미를 지닌다. 소고보다 크고 손잡이가 없는 반고의 테두리에 천을 감아 손으로 들거나 한복 허리끈에 매달아 놓고 연주하며 춤을 추는 것이 특징이다.
시나위는 남도 지역 무속 음악에 유래한 민속 기악 합주곡인데 '홀릭되다'에서는 타현학기인 양금을 중심으로 '양금 시나위'를 선보인다. 특히 양금은 한국전통음악 중 유일하게 줄을 때려서 연주하는 타현악기로, 관람객들에게 독특한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넷째주 토요일인 26일에는 황승옥 가야금병창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무료로 진행되는 전통문화관 '토요상설공연'은 연령제한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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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밑의 사람들', 강제동원의 기억 깨우다 니 히로하루 외 2명 작 '하나오카를 잊지마라' "마쓰다 도키코는 정의를 추구하는 작가였습니다. 한국 강제징용자들이 학살된 하나오카 사건을 일본 사회에 밝힌 그의 문학과 생애에 대한 국제 학술대회를 정의의 도시인 광주에서 여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12일 만난 차타니 주로쿠(茶谷 十六) 아키타현 역사교육자협의회 회장은 광주에서 열리는 국제 학술 심포지엄 '마쓰다 도키코의 문학과 생애'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니 히로하루 외 2명 작 '51.장례식'오는 18일 오후 2시 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 1층 1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국제 학술 심포지엄은 시립미술관이 하정웅 선생으로부터 기증 받은 컬렉션 중 '하나오카 이야기' 작품을 계기로 성사된 행사이다. 이 작품은 동명의 서적에 실린 판화 작품으로 1951년 니 히로하루, 다카다이라 지로, 마키 다이스케가 제작했다. 동명의 서적은 하나오카 사건의 진상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여기에는 당시의 모습을 담은 판화와 시 등이 실렸다.니 히로하루 외 2명 작 '32.조선인'하나오카 사건은 아키타현 오오다테시에 위치한 하나오카 광산에서 벌어졌다. 그 시작은 1944년 벌어진 나나쓰다테 사건이다. 하나오카 광산은 구리 광산으로 전범 기업인 도와광업이 강제징용한 한국인과 일본인 노동자들을 동원한 현장이다. 태평양전쟁 중인 일제에 구리를 조달하기 위해 무리한 채굴을 벌이다 갱도가 무너지자 구조 신호가 들려옴에도 불구하고 당국과 도와광업은 현장을 모래로 덮어 한국인 11명을 포함해 총 22명을 생매장한 사건이다. 이후 중국인 포로 노동자까지 투입돼 과중한 강제노동에 시달리던 하나오카 광산의 중국인 노동자가 견디다 못해 봉기하자 일본 군경이 419명을 학살한 사건이 하나오카 사건이다. 같은 장소에서 불과 몇개월만에 일본 당국의 강제징용과 학살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다는 점에서 하나오카 사건과 나나쓰다테 사건은 줄곧 함께 언급되고 있다.마쓰다 도키코노동자와 농민의 인권을 대변하는 활동을 펼쳐온 마쓰다 도키코는 그의 대표작인 소설 '땅 밑의 사람들'은 이 하나오카 사건과 나나쓰다테 사건을 다루고 있다. 1905년 아키타현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광산사무소에서 근무하며 광산 노동자의 노동현실을 마주하게 됐다. 이후 작가로 활동하게 되며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일어난 나나스다테 사건과 하나오카 사건에 관심을 작가로서 사건 진상규명에 매진했다.이번 국제학술포럼은 조선인 강제 징용 문제와 그들의 인권 회복, 학살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헌신해 온 그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는 자리로 '하나오카 이야기' 연작도 함께 전시된다. 또 마쓰다 도키코가 하나오카 광산을 직접 다녀와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작성한 서적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의 한국어판 서문을 쓴 문병란 시인의 저항 정신을 마쓰다 도키코와 비교 분석하며 한일 양국 문학인의 저항 정신을 되짚는다.문병란 시인포럼은 다카하시 히데하루 아키타현립대 부총장이 '마쓰다 도키코의 문학과 생애'를 주제로 한 기조 강연으로 시작해 발제로 이어진다. 발제는 마쓰다 도키코회 대표의 '나나쓰다테 사건과 하나오카 사건의 진상', 차타니 주로쿠 아키타현역사교육자협의회 회장의 '한국으로 확장되는 마쓰다 도키코 문학과 생애',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의 '문병란과 마쓰다 도키코의 저항정신'으로 진행된다.윤익 시립미술관 관장은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이해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에서 아시아 민중이 겪은 아픔과 저항의 역사를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시립미술관은 조선인 강제징용의 아픔을 기억하며 이를 기리려 했던 하정웅 명예관장의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학술 심포지엄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국제 학술포럼은 광주시립미술관, 일본 역사교육자협의회, 광주전남작가회의, 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하며 5·18기념재단, 한일민족문제학회, 역사교사모임이 협력한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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