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는 여섯번째로 이름 올려
나무심는건축인 창립해 이끌며
인본주의 건축·도시 문화 확산
강남구 건축사가 2025 명예건축가로 추대됐다.
"건축인이라면 무척 영광스러운 타이틀인만큼 제 어깨도 무겁습니다. 그저 우리 지역 건축인 후배들에게 희망이 된 것 같아 그 점이 가장 기쁩니다."
최근 2025 명예건축가로 추대된 강남구 강남건축사사무소 건축사는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명예건축가는 ㈔한국건축가협회가 추대하는 것으로 회원들로부터 후보를 천거 받아 건축계 발전 기여도, 건축적 공적, 사회적 활동 등을 심사해 매년 3~5명씩 선정된다. 우리나라 건축인들에게는 최고의 영예인 자리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추대된 명예건축가는 250여명이며 김수근, 김정철, 배병길 등 저명한 건축인들이 속해있다. 올해는 총 5명이 추대됐으며 그동안 광주에서는 고(故) 유연창 건축사를 포함해 신남수, 김수인, 조용준, 유우상이 추대된 바 있다. 강남구 건축사는 광주에서 여섯 번째로 명예건축가에 이름을 올린 건축인이 됐다.
강 건축사는 지속가능한 건축 문화를 널리 퍼뜨리는 운동을 시작한 인물로 익히 알려져있다. 그는 1999년 신정철 건축사와 함께 건축문화운동모임인 나무 심는 건축인(이하 나심건)을 창립해 대규모 개발에 익숙하던 사회적 분위기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본주의 건축, 도시 문화로 전환해왔다. 도시 개발로 역사와 문화, 땅의 사라짐을 겪은 이들의 고독함을 어루만지기 위해 나무 심기 운동을 시작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 나무들은 운천저수지와 광주시청 시청사 인근, 첨단공원 등에 나무를 심어 현재 완성된 녹지의 씨앗이 됐다.
2007년에는 민(民)과 학(學)이 중심이 돼 펼쳐낸 예술의거리 재생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책으로 만들고 이를 토대로 도시 경관에 대한 큰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도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확산시키기도 했다.
특히 사적 공간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건축물의 공공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푸른공간상'을 2004년 나심건을 통해 제정하며 건축물의 우수함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함께 만들어가는 건축물을 조명,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푸른공간상은 광주시의 '아름다운 문화도시 공간상'의 전신이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하고 있는 공간문화대상에 원초가 됐다.
건축 문화 전환에 30여년 힘써온 강 건축사의 작품 또한 건축물 자체로 주목 받지 않는다. 색색의, 구조적인 화려함을 뽐내 건축물이 '주'가 되기 보다는 사람의 삶이 녹아드는 '삶의 배경'이 된다. 제9회 광주시 건축상 금상작인 북구미래아동병원을 비롯해 동문외과, 보라안과, 방림동성당 등이 사람이 기본이 되고 주변와 어우러지는 그의 작품이다.
이같은 건축철학과 활동상을 근간으로 그는 2022년 '자랑스러운 광주건축인상'에 추대되기도 했다.
강 건축사는 "도시 건축의 스승은 자연이며 이는 곧 우리 건축인들의 토속신앙과도 같은 존재이다"며 "이에 대한 탐구와 건축인으로서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한 고민을 위해 답사모임을 만든 것이 30년 동안 이어지며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명예건축가 추대는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지만 우리 후배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더욱 남다르게 나가온다"며 "앞으로도 인본주의 건축 문화를 널리 알리는데 후배 건축인들과 함께 건축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잊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남구 건축사는 현재 강남건축사사무소를 이끌고 있으며 나심건 명예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24대 광주전남건축가회 회장, 나무심는건축인 2기 대표를 역임한 바 있으며 광주시건축상 금상, 제7회 건축의날 국토해양부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땅의 흔적, 삶의 건축'이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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