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동 청년 용준씨’ 무대 올려
첫번째 5월 인물 조명 시리즈
투사회보 과정 속 오브제 활용
5·18민주화운동 당시 들불야학에서 투사회보를 필경(글이나 글씨를 씀)한 광천동 청년 박용준이 연극으로 관객들과 마주한다.
극단 토박이는 정기공연 41회 창작작품으로 오는 15일과 16일 이틀간 민들레소극장에서 첫번째 오월휴먼 시리즈인 '광천동 청년 용준씨'를 무대에 올린다.
'광천동 청년 용준씨'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투사회보를 필경했던 25살의 청년 박용준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한다. 1980년 오월 광주. 모든 언론이 불순분자들의 소요사태라고 거짓 보도를 할 때, 박용준은 뾰족한 쇠철필로 투사회보에 당시의 참혹한 역사를 또렷이 새겼다. 수천 장의 투사회보를 썼던 그의 손은 살갗이 벗겨지고 퉁퉁 부어 있었지만 5월 27일 총을 들고 자신을 진심으로 보듬어 안아준 광천동 형들과 죽음으로 항쟁했다.
박용준은 1978년 들불야학과 인연을 맺고 야학 강사로 활동하면서 소외받고 착취당하는 이웃을 위해 시민운동을 펼쳤다. 박용준은 5월 21일부터 동료 강사 및 학생들과 함께 계엄군의 만행과 시민들의 피해 상황 등을 알리는 '투사회보'를 제작했다. 박용준은 정리된 문안들을 작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투사회보'는 매 회마다 2만~3만 부씩 배부됐다.
'광천동 청년 용준씨'에서는 자신의 불운한 운명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앞으로 나아갔던 박용준이 꿈꾸었던 푸르른 세상. 그 꿈을 이끌고 함께 했었던 광천동 사람들의 순결성. 그리고 투사회보가 이후 세대에게 간절히 전하고자 했던 숭고한 인간애를 만난다.
'광천동 청년 용준씨'는 주인공의 내면을 드러내는 분신과 투사회보 1호에서 10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당시의 상황을 그려낸다. 또 다른 '나'인 분신을 통해, 주인공 내면에 잠재된 상처, 불신, 갈등, 바램, 희망 등 감춰진 주인공의 심리와 스물다섯의 청년이 마지막까지 총을 들고 항쟁할 수 있었던 그날의 원동력을 찾고자 한다.
이번 연극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인형과 가면, 움직임, 미니어쳐, 상징화된 사물과 소리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당시 상황을 구현한다는 점이다. 이는 시간의 재구성, 의도된 의미의 확장을 보다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된다.
극단 토박이는 이번 연극을 시작으로 1980년 5월과 연관된 인물 한 명, 한 명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무대를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임해정 대표는 "1980년 5월과 관련된 무대는 매년 5월에만 올려야 한다는 편견을 깨트리는 첫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민주화를 위해 투신한 인물들을 조명해 나갈 예정이니 많은 시민들의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극단 토박이는 1983년 11월에 창단, 광주에서 연극 활동을 하고 있는 창작극 중심의 전문공연단체다. 오월극을 펼쳐오는 대표적인 단체로, '금희의 오월'과 '모란꽃', '청실홍실', 오! 금남식당', '나와라 오바!', '버스킹(king) 버스' 등을 공연해왔으며, 이 외에도 가족극과 청소년극, 가족환경극과 어린이극 등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삐딱이들의 생기발랄 연극놀이터' 등 문화예술교육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윤석열은 하야하고 국힘은 해체하라" 전업예술인과 생활예술인, 예술애호가들의 교류와 연대를 기반으로 지난 2022년 창립한 (사)한국문화예술네트워크도 시국 성명에 동참했다.이들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문화와 예술은 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위상을 누리고 있다. 그 밑바탕에는 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루어낸 우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가치와 제도가 있었고,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쌓아온 것"이라며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우리의 기억, 곧 우리의 역사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처절하고도 의연하게 버티며 스스로를 지키고 세워왔는지에 대해 세계가 공감으로 화답하고 치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12월 3일, 우리의 민주주의 가치와 질서가 그간 세워온 문화적 자긍심과 함께 일순간에 땅바닥에 처박혀 버리는 믿을 수 없는 일을 봤다. 또 우리가 쌓아온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장본인을 비호하기 위해 의사당을 빠져나가는 파렴치한 발걸음과 역겨운 뒷모습, 그리고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해 엄중한 표정의 가면 뒤에 숨어버린 회칠한 얼굴들을 봤다"고 말했다.단체는 "그들은 지금 내란 행위를 한 당사자와 머리를 맞대고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적도 없는 대통령의 권한을 나눠가질 논의를 하고 있다. 쿠테타를 일으킨 자와 그에 편승한 자들이 국민이 준 국정 운영 권한을 물건 주고받듯 나누고 있는 것"이라면서 "현 상황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내란을 획책한 중대범죄자 윤석렬과 그 동조자들을 권력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또 "우리는 민주주의 가치가 지켜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이 지닌 역량과 문화적 힘을 믿는다. 우리는 윤석열과 그와 함께하는 패악한 집단에게 더 이상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수 없고, 자신들의 권력욕을 감추고 포장하여 국민을 기만하는 요설을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다"면서 "윤석열은 더 이상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다. 그리고 그를 비호하는 세력도 우리가 쌓아온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와 문화적 전통의 파괴자일 뿐이다. 우리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보아온 것이 이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한다"고 지적했다.마지막으로 "헌정질서를 유린한 내란범 윤석열은 즉각 하야하고, 내란공범 '국민의 힘'은 해체하라"며 "창작의 자유 보장으로 K-컬처 위기를 보호하라!우리 예술인은 민주주의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윤석열을 탄핵하고, 예술인의 자유로운 창작과 국민의 문화 향유가 보장되는 대한민국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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