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1월까지 전남대병원 갤러리

판화와 회화를 오가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정순아 작가가 '만월의 춤'을 주제로 지난 9월말부터 내년 1월5일까지 전남대병원 1동 1층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회색빛 콘크리트와 날카로운 금속, 차가운 유리로 무장한 사각의 크고 작은 구조물로 우리의 삶을 뒤덮은 도시의 풍경들을 포착한 판화와 회화작품 22점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10년여 동안 판화작업을 통해 작품이 표현하는 도시의 옥상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맞닿아 있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공간들이 메마른 느낌의 건조한 감성을 표현, 큰 주목을 받았다. 저급한 속세의 가치에도 온몸으로 자신의 거처를 이고지고 느린 몸짓을 이어가는 달팽이처럼 우리의 도시는 무겁기만 하다. 그나마 자신만의 안식처를 소유하지 못하는 서민의 한숨은 여름 한날의 무지개처럼 이룰 수 없는 꿈을 상징한다.
판화가 주는 매체적 특성과 노동력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매우 조형적인 그녀의 작업은 입체적 구조물처럼 보이는 주택 혹은 건축물들을 탁월한 조립체로 묘사, 도시의 이미지를 극대화 한다. 감정이 정제되고 소멸한 듯 도시의 표정과 그 내부에서 부딪기며 살아가는 무표정한 우리는 도시의 수많은 닮은꼴의 집들과 흡사하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의 푸르고 파랗고 노랗던 신선한 꿈들은 모두가 의기소침하여 그 모습이 요원하다.
그는 이와함께 실경 느낌의 산수와 면과 선이 주축이 된 추상 작품이 어우러진 '벽 이야기' 시리즈 등 회화 작품도 전시한다.

윤익 미술평론가는 "정순아 작가는 아름다운 가을의 황금빛 벌판을 판위에 세겨내며 세속을 잊는 자신과의 맑은 대화를 경험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 나름의 정체성과 더불어 본질적인 고유한 목적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는 이러한 자신의 신념에서 작가적 정체성과 작품세계를 추구하고 있다"고 평했다.
정순아 작가는 조선대 미술대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나와 경기 갤러리한 초대전과 2024 광주 국제아트페어 등 다수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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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어른 김장하' 입소문 타고 인기몰이 영화 '어른 김장하' 스틸컷 "내가 배우지 못했던 원인이 오직 가난이었다면, 그 억울함을 다른 나의 후배들이 가져서는 안 되겠다 하는 것이고, 그리고 한약업에 종사하면서, 내가 돈을 번다면 그것은 세상의 병든 이들, 곧 누구보다도 불행한 사람들에게서 거둔 이윤이겠기에 그것은 내 자신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김장하 선생의 명신고 이사장 퇴임사 중)시대의 '어른'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진정한 어른이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묻는 다큐멘터리가 다시금 화제가 되며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광주독립영화관은 오는 17일부터 영화 '어른 김장하'를 재개봉해 관객들을 맞이한다.영화 '어른 김장하' 스틸컷지난 2023년 개봉한 김현지 감독의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는 한약방 대표이자 교육인, 시민활동가로서 일평생을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온 김장하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1944년 경남 사천군에서 태어난 김 선생은 열아홉 살 최연소 한약업사 자격을 얻어 진주시 동성동에 '남성당한약방'을 열고 60여 년간 운영했다. 그는 한약방을 운영해 번 수익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며 나눔을 실천했다.김 선생은 1984년 100억원이 넘는 사재를 들여 진주 명신고를 설립하고, 10여 년간 이사장으로 지내며 학교시설을 완비한 뒤 1991년 국가에 기부채납했다. 또한 젊은 시절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1천여 명 이상에게 장학금을 주며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외에도 교육·문화·여성·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건 없는 나눔을 실천하며 지역 사회 곳곳에 따뜻한 손길을 건네왔다. 김 선생은 2022년 은퇴해 한약방 문을 닫고 현재 평범한 할아버지의 일상으로 돌아갔다.영화 '어른 김장하' 스틸컷최근에는 김 선생과 문형배 헌법재판관과의 인연이 재조명되며 영화 '어른 김장하'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문 재판관은 지난 2019년 4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선생이 안 계셨더라면 판사가 못 됐을 것"이라며 김 선생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문 재판관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김 선생을 만나 대학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광주독립영화관을 비롯해 이달부터 전국 영화관 곳곳에서 영화가 재개봉해 다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으며,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에서도 '역주행'을 거듭해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순위권에 오르기도 했다.광주독립영화관은 오는 21일 오후 7시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도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에는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기자, 이국언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등이 참석한다. 자신의 선행을 언론에 알리기를 기피했던 김 선생의 이야기를 취재하고 다큐멘터리에 담아낸 김 기자의 취재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시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는 광주독립영화관 누리집을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상영시간과 자세한 정보도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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