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전문가·예술인 참여
당위성·차별화 방안 등 논의

광주 미술계와 광주시가 지난 2000년부터 추진해 온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가 지난해 말께부터 윤곽이 만들어지는 듯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유치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광주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왜 필요한 지, 적절한 방향은 무엇인지 등을 논하는 토론이 열린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회장 류재한, 이하 지원포럼)이 오는 20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를 위한 토론회'를 갖는다.
이번 토론회는 20여년 째 지지부진한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와 관련해 왜 광주에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이 필요한 지, 광주관은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지 등에 대해 국회의원과 학계 전문가, 예술인 등이 의견을 모으는 자리다.
조덕진 무등일보 주필이 좌장을 맡고 발제는 류재한 지원포럼 회장과 변길현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 관장이 맡아 각각 '국립현대미술관 왜 광주인가?' '광주관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를 이야기한다.
특히 발제에서 변 관장은 광주관의 차별화 전략으로 레지던시(창작 공간을 제공하고 입주 기간 동안 활동비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특화형 미술관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같은 제안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이 개방형 수장고 역할에 한정된 상황 등을 배경으로 한다.
또 류 회장은 국립현대미술광 광주관 유치 타당성은 물론 미술관 밀집, 세계적 비엔날레 개최 도시,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등 광주의 특성을 기반으로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이 나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방향을 제시한다. 세계적 미디어아트 특화 미술관, 한국 디아스포라 미술 조사·연구·전시 기능의 미술관 등이다.
이어지는 토론에는 장동광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 김병수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장, 윤진섭 미술평론가, 김허경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교수, 유영태 조선대 교수가 참여해 광주관 유치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
류재한 지원포럼 회장은 "이번 토론은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의 당위성을 이야기하며 담론을 생성하고 이후 유치를 위한 행보에 담아내려 한다"며 "최근 국립근대미술관 등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가는 상황에서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광주도 긴 호흡으로 국립 미술관이 유치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은 국회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안도걸 의원실과 광주광역시, 사단법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이 함께 주최한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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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민주화 성지에서···" 광주 출신 장성호 감독의 고백 '킹 오브 킹스' 장성호 감독. 뉴시스북미를 강타한 '킹 오브 킹스'를 연출한 장성호 감독이 4년 장학금을 받고 들어간 전남대학교를 한 달 만에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경험을 고백했다. 5·18민주화운동 주역인 곳에서조차, 더군다나 가장 폭력을 비판해야 할 미대에서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된 데 충격받았다는 내용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더해 '민주화의 성지'를 자부하면서도 민주적이지 않은 관행들이 여전히 광주사회 곳곳에서 자행되는 현실에 더해 성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장 감독은 16일 보도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경험을 밝혔다. 장 감독은 인터뷰에서 1989년 전남대학교 미술대학에 4년 장학생으로 입학했지만 끔찍한 경험 후 한 달 만에 학교를 떠나야 했던 사실을 털어놨다. 서강고등학교에 재학한 장 감독은 전교 두세 손가락 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가정형편상 전남대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장 감독은 "어느 날 선배들이 단과대 옥상에 후배들을 집합시켜 엎드려뻗쳐를 시켰다. 곧 팰 분위기였다"면서 "민주화의 성지 전남대에서, 그것도 예술혼을 불태워야 할 미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납득되지 않아 반항하고 그 길로 자퇴했다"고 고백했다.장 감독이 겪은 1989년은 1980년 5월 항쟁(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항쟁을 거치며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의 시작점이자 중심지였던 전남대학교는 당시 민주화 투쟁의 상징적 공간이었다.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또 군부 정권에 맞서 수많은 전남대 학생이 희생됐다. 그러면서 전남대는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며, 매년 5월이면 전국에서 이를 기리는 사람들이 찾는다.이런 곳에서 그것도 자유로운 영혼이 존중받아야 할 미대에서 비이성적인 '군기 잡기'와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됐다는 사실은 장 감독이 충격을 받기에 충분했다. 더군다나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은 구금한 학생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옷을 벗겨 얼차려(군기 훈련)를 준 뒤 물리적 폭력을 저지르는 일을 수없이 반복했다.특히 이 같은 폭력적 악습은 오랜 기간 전남대에서 사라지지 않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가장 최근인 2015년에는 전남대 예술대학에서 선배가 후배들을 대상으로 얼차려를 주는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 문제로 정기 연주회가 취소되는 일로 이어졌다. 지난 2013년에는 전남대 신문방송사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104개 학과 중 77개 학과가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포함한 기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자랑스러운 역사 이면에는 부끄러운 민낯이 공존해 왔던 셈이다.다만, 201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얼차려와 같은 폭력은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선배가 후배를 집합하는 문화가 이른바 '똥군기'로 불리며 사회적으로 자정이 이뤄진 탓이다.#D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내 한 장면. 모팩 스튜디오장 감독 고백을 접한 지역사회에서는 성찰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와 인권, 평화를 자부하면서도 여전히 비민주주의적인 행태가 이뤄지고 있다는 자조적 고백이다. 실제 해당 기사가 공유된 SNS에서는 "전남대 전체가 이 하나만으로 부끄러워 쥐구멍을 찾을 만큼 통절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전남대뿐만 아니라 민주 성지 광주에서도, 이 사회에서도 전체주의적이고 폭력적인 문화가 드글드글할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다.한편, 킹 오브 킹스는 장 감독이 연출과 각본, 제작 등을 맡아 예수의 일생을 다룬 장편 3D 애니메이션 영화다. 북미 박스오피스 6천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단독 제작 영화로는 북미 흥행 역대 1위 기록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이날 국내 전국 500개관·1천200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한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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