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가치 담긴 야학, 전국 동네 책방에

입력 2024.07.15. 09:30 김혜진 기자
5·18기념재단 30주년 기념
오월시민야학 광주·서울 등
지역 독립서점·기관 등서
민주·노동·인권 등 사회이슈
북토크 등 통해 들여다봐
제주 풀무질에서 열린 오월시민야학

군사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부르짖던 5·18민주화운동과 들불야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들불야학은 호남권 최초의 노동 야학으로 1978년 광천동 성당에서 출발해 이듬해 광천동 시민아파트로 옮겨 많은 노동자들과 함께 했다. 이때 강습을 하던 이들이 '오월 대변인'으로 통하는 윤상원과 김영철, 박관현, 박효선, 신영일, 박용준이었으며 윤상원과 영혼결혼식을 맺은 박기순은 들불야학을 주도한 인물이다. 평소 노동과 인권, 민주화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은 5·18민주화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윤상원과 박용준은 도청 마지막날 새벽에 숨졌고 김영철, 박관현, 박효선, 신영일은 오월의 짐을 짊어지고 들불처럼 살다 세상을 떠났다.

5·18기념재단은 재단 창립 30주년을 맞아 들불야학의 의미를 다시 한번 조명하고 오월정신과 오월 가치를 기반으로 민주주의와 인권, 노동 등 다양한 사회 이슈를 들여다보기 위한 '오월시민야학'을 광주 뿐만 아니라 지난달부터 전국에서 펼치고 있다.

이번 야학 프로그램은 앞서 지난달 18일 광주 독립책방인 동명책방 꽃이피다에서 시작을 알렸다. 대구 지역 ㈔전태일의 친구들 회원과 광주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윤상원, 전태일을 만나다'로 꾸려진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 '두 개의 일기' 상영과 시담회로 채워졌다. 시담회는 올해 5·18문학상 수상자인 김해자 시인과 전태일 문학상 수상자인 황규관 시인, 조선남 시인이 참여해 낭송회와 함께 광주, 대구 지역의 민주화운동과 노동문제에 대해 참여자들과 이야기 나눴다.

광주 동명책방 꽃이피다에서 열린 오월시민야학

오월시민야학은 다음달까지 계속해서 이어진다. 광주 독립책방 책과생활은 지난 5일 '오늘의 오월, 오늘의 책'을 시작했다. 이어 16일 '여기서는 여기서만 가능한' 이연숙 작가, 내달 8일 '나는 동물' 홍은전 작가, 22일 '뒷자리' 희정 작가 초청 북토크를 진행한다.

오월시민야학의 시작을 알린 동명책방 꽃이피다도 오는 26일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북토크를 개최하며 순천의 골목책방 서성이다는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시민이 선정한 5·18과 사회적참사 관련 특별서재 '연대와 공존의 서재' 운영하고 있으며 18일에는 '경쟁교육은 야만이다' 저자인 김누리 교수 특강을 갖는다. 또 지난달에 이어 오는 18일 지역 청년비건모임과 연대해 비건을 공부하고 비건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비건 주먹밥 만들기'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국에서도 야학 프로그램은 펼쳐지고 있다.

지난 13일부터는 서울 도봉구에 자리한 김근태기념도서관에서 '오월시민야학-당신은 존중받고 있나요?'를 시작했다. 첫 날은 재일동포 사형수 이철을 초대해 13년간의 옥중기록인 '장동일지' 북토크와 강연을 진행했으며 다음날인 14일에는 시청각장애 첼리스트 박관찬의 활동 이야기와 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모았다. 오는 21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특수교사 권용덕의 교육 현장활동, 소설가 한열음의 청소년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서울시민과 공유한다.

강원교육연구소에서 열린 오월시민야학

지난 5일 시작해 9일까지 두 번째 시간을 가진 대구 독립책방 책방아이의 '오월의 말들'은 23일까지 강연을 진행하며 경기 남양주의 오롯이서재는 지난달 '민주화를 말하다' 독서모임에 이어 이달 '노동을 말하다' 독서모임과 현장체험, 특강을 갖는다.

자세한 내용은 5·18기념재단 홈페이지나 각 기관 홈페이지, SNS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지난달 21일에는 강원과 부산에서 야학 프로그램이 열려 눈길을 모았다. 강원에서는 강원교육연구소에서 '기억하는 소설' 조해진 작가가 사회적 참사와 공감을 주제로 북토크를, 부산문화다양성연구소는 평화영화제를 열고 '물비늘' 상영회와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지난 24일에는 제주 지역 독립책방인 제주풀무질에서 '낭독은 입문학이다'의 김보경 작가가 지역민들과 낭독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가진 바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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