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시민야학 광주·서울 등
지역 독립서점·기관 등서
민주·노동·인권 등 사회이슈
북토크 등 통해 들여다봐
군사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부르짖던 5·18민주화운동과 들불야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들불야학은 호남권 최초의 노동 야학으로 1978년 광천동 성당에서 출발해 이듬해 광천동 시민아파트로 옮겨 많은 노동자들과 함께 했다. 이때 강습을 하던 이들이 '오월 대변인'으로 통하는 윤상원과 김영철, 박관현, 박효선, 신영일, 박용준이었으며 윤상원과 영혼결혼식을 맺은 박기순은 들불야학을 주도한 인물이다. 평소 노동과 인권, 민주화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은 5·18민주화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윤상원과 박용준은 도청 마지막날 새벽에 숨졌고 김영철, 박관현, 박효선, 신영일은 오월의 짐을 짊어지고 들불처럼 살다 세상을 떠났다.
5·18기념재단은 재단 창립 30주년을 맞아 들불야학의 의미를 다시 한번 조명하고 오월정신과 오월 가치를 기반으로 민주주의와 인권, 노동 등 다양한 사회 이슈를 들여다보기 위한 '오월시민야학'을 광주 뿐만 아니라 지난달부터 전국에서 펼치고 있다.
이번 야학 프로그램은 앞서 지난달 18일 광주 독립책방인 동명책방 꽃이피다에서 시작을 알렸다. 대구 지역 ㈔전태일의 친구들 회원과 광주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윤상원, 전태일을 만나다'로 꾸려진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 '두 개의 일기' 상영과 시담회로 채워졌다. 시담회는 올해 5·18문학상 수상자인 김해자 시인과 전태일 문학상 수상자인 황규관 시인, 조선남 시인이 참여해 낭송회와 함께 광주, 대구 지역의 민주화운동과 노동문제에 대해 참여자들과 이야기 나눴다.
오월시민야학은 다음달까지 계속해서 이어진다. 광주 독립책방 책과생활은 지난 5일 '오늘의 오월, 오늘의 책'을 시작했다. 이어 16일 '여기서는 여기서만 가능한' 이연숙 작가, 내달 8일 '나는 동물' 홍은전 작가, 22일 '뒷자리' 희정 작가 초청 북토크를 진행한다.
오월시민야학의 시작을 알린 동명책방 꽃이피다도 오는 26일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북토크를 개최하며 순천의 골목책방 서성이다는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시민이 선정한 5·18과 사회적참사 관련 특별서재 '연대와 공존의 서재' 운영하고 있으며 18일에는 '경쟁교육은 야만이다' 저자인 김누리 교수 특강을 갖는다. 또 지난달에 이어 오는 18일 지역 청년비건모임과 연대해 비건을 공부하고 비건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비건 주먹밥 만들기'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국에서도 야학 프로그램은 펼쳐지고 있다.
지난 13일부터는 서울 도봉구에 자리한 김근태기념도서관에서 '오월시민야학-당신은 존중받고 있나요?'를 시작했다. 첫 날은 재일동포 사형수 이철을 초대해 13년간의 옥중기록인 '장동일지' 북토크와 강연을 진행했으며 다음날인 14일에는 시청각장애 첼리스트 박관찬의 활동 이야기와 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모았다. 오는 21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특수교사 권용덕의 교육 현장활동, 소설가 한열음의 청소년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서울시민과 공유한다.
지난 5일 시작해 9일까지 두 번째 시간을 가진 대구 독립책방 책방아이의 '오월의 말들'은 23일까지 강연을 진행하며 경기 남양주의 오롯이서재는 지난달 '민주화를 말하다' 독서모임에 이어 이달 '노동을 말하다' 독서모임과 현장체험, 특강을 갖는다.
자세한 내용은 5·18기념재단 홈페이지나 각 기관 홈페이지, SNS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지난달 21일에는 강원과 부산에서 야학 프로그램이 열려 눈길을 모았다. 강원에서는 강원교육연구소에서 '기억하는 소설' 조해진 작가가 사회적 참사와 공감을 주제로 북토크를, 부산문화다양성연구소는 평화영화제를 열고 '물비늘' 상영회와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지난 24일에는 제주 지역 독립책방인 제주풀무질에서 '낭독은 입문학이다'의 김보경 작가가 지역민들과 낭독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가진 바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광주송정역 '빛의 관문' 조성···문화예술공간 재탄생 광주시가 다양한 작가의 작품 등을 미디어아트를 통해 보여주는 광주송정역 '빛의 관문' 조성사업을 완료하면서 광주의 관문인 송정역이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했다.광주시는 지난 8월 31일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5권역 사업인 광주송정역 '빛의 관문' 사업을 완료하고, 지난 9일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광주시는 지난 2014년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선정되며 시민이 일상에서 미디어아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2019년부터 총 18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1~5권역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조성사업을 진행했다.1~2권역은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대와 금남로 공원 등에 '민주와 인권', '힐링과 치유'를 주제로 지난 2022년 3월 준공했다. 3~4권역은 남구 사직공원에 사직단, 동물원 등 추억을 보여주는 '빛의 숲'과 남구 양림동 일원에 근대유산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광주의 시간 여행지'로 구성됐으며 지난 2023년 12월 조성을 완료했다.마지막 5번째 권역인 광주송정역 '빛의 관문'은 지난 2023년 12월 사업을 추진해 지난 8월 31일 완료됐으며 총 22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됐다.광주송정역 '빛의 관문'은 광주의 첫 관문인 송정역 앞 지하철 5번 출구 벽면에 대형 LED스크린을 설치해 광주를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 다양한 작가의 작품 등을 미디어아트를 통해 제공한다. 출구 옆 도로쪽은 교통에 방해되지 않도록 다양한 색깔의 콘텐츠를 제한하고 광주의 글귀, 광주시 로고를 형상화한 이미지 등을 채도가 낮은 단색으로 간결하게 표현했다.광주송정역 '빛의 관문'은 '빛과 기술을 연결하다', '도시와 미디어를 연결하다', '공공과 예술을 연결하다' 등 총 3개 테마와 14개의 세부 콘텐츠로 구성됐다.첫 번째 테마 '빛과 기술을 연결하다'는 송정역에서 마주하는 '광주'라는 도시를 '광주의 맛'과 '인공지능(AI)', '빛'을 통해 맛의 도시, 인공지능(AI)과 함께하는 미래도시 광주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 휴양지에서 보내는 반려동물의 하루를 표현한 '어반테라피 등을 미디어아트로 표현하며 광주를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 특별한 첫인상을 선보인다.두 번째 테마 '도시와 미디어를 연결하다'는 동구의 청년예술가 협동조합 '플리마코', 서구의 '청춘발산마을', 남구의 '양림동 펭귄마을', 북구의 지역공방 '소잉', 광산구의 '송정역1913시장' 등 현재 모습을 팝아트와 결합해 표현한 '시티프레젠트'를 보여준다. 또 초현실주의 예술기법에 착안해 실시간 날씨의 변화(맑음, 비, 눈 등)를 생동감 있게 표현한 '날씨의 창' 등도 관람객에게 광주 곳곳의 생동감 있는 매력을 선물한다.세 번째 테마 '공공과 예술을 연결하다'는 국내·외 작가 9편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아나모픽 기법 등을 활용해 다채롭게 표현한다.김안나 작가의 '엘리뇨&라니냐'는 가상 인물을 설정해 글로벌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3D그래픽으로 형상화하고, 이예승 작가의 '청류구곡'은 작품 속 움직이는 QR코드에 접속해 아름다운 구곡의 풍경을 경험하게 만들어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습을 선보인다.이이남 작가의 '87마리 새'는 광주의 옛 만남의 장소이자 동물원이었던 사직공원의 생태공간을 모티브로, 잊혀지고 사라진 동물들을 디지털로 재현한다.광주송정역 '빛의 관문'은 지난 9일부터 약 2주간 LED, 미디어아트 콘텐츠 안전성 등을 확인하는 시범 운영을 거쳐 9월 말 개막식을 통해 정식 운영할 예정이다.김성배 문화체육실장은 "광주송정역 '빛의 관문'을 마지막으로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5개 권역사업이 마무리됐다"며 "광주비엔날레, 추석 명절 등을 맞아 광주를 방문하는 귀성객, 외지인 등 시민들에게 광주 곳곳에 설치된 미디어아트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주고 미디어아트가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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